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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어느 날 지구에 나타난 ‘핑크퐁’ 전 세계 어린이를 사로잡다
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 2017년 12월호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 ‘스마트스터디’라는 회사 이름은 몰라도 이 회사의 인기 캐릭터인 ‘핑크퐁’을 모르면 간첩이다. 귀여운 분홍색 여우 캐릭터인 핑크퐁은 요즘 국민 캐릭터인 뽀로로의 인기를 넘어서고 있고, 글로벌하게는 뽀로로의 인기를 한참 추월한 지 오래다. 한국을 대표하는 유아용 캐릭터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7년전 3명으로 시작한 회사는 매년 직원 수가 거의 두 배씩 늘어 이제는 220명쯤 된다. 지난해 175억원을 기록한 매출은 올해 250억원을 바라본다. 이런 경쟁력을 인정받아 국내 벤처캐피털은 물론 중국의 명문 벤처캐피털로부터 총 130여억원을 투자받았다. 이런 멋진 기업을 만들고 키워낸 스마트스터디의 김민석 대표를 만나봤다.


넥슨에서 쌓은 경험과 인맥이 밑거름 돼…스타트업은 조직과 개인의 성장 함께 이룰 수 있는 곳

한국정보올림피아드 수상자인 김민석 대표는 컴퓨터영재였다. 대학재학 중 게임회사인 넥슨에서 병역특례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 거의 5년을 일했다. 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NHN의 한게임 부문에서 게임퍼블리싱 담당으로 1년간 일했다.


“넥슨에 처음 입사했을 때 약 200명의 직원이 있었습니다. 지금의 스마트스터디와 비슷한 규모죠. 급성장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에 합류한 셈이었습니다. 좋은 사람들이 모일 때 얼마나 자율적으로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는지 알게 됐습니다.” 그는 넥슨의 직원 수가 600명까지 성장하는 것을 보고 나왔다. 스마트스터디를 키우는 데 밑거름이 된 경험과 인맥을 넥슨을 통해 쌓은 것이다. 넥슨은 현재 한국에 4,300여명 등 전 세계에 5,600여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올해 매출 2조원 돌파를 앞둔 글로벌 게임회사가 됐다. “이 경험을 통해 저는 대기업과 달리 스타트업에서는 조직의 성장과 함께 개인의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후배들에게 강조합니다.”


김 대표는 2008년 집안의 가업이자 부친이 대표로 있는 삼성출판사에 입사했다. 아날로그 중심의 출판사에서 본인의 특기를 살려 디지털콘텐츠를 만들고 자체 쇼핑몰을 구축하는 등 온라인 분야를 맡았다. 하지만 금세 벽에 부딪혔다. ‘출판사’로는 좋은 개발자를 뽑을 수가 없었다. “예전에 같이 일하던 게임개발자 등을 데리고 오려 했는데 출판사로는 안 오는 거죠. 디지털을 잘하려면 아예 새로운 회사로 시작하는 것이 맞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스마트스터디를 창업하고 예전 동료들을 규합했죠.”


당시 한국에 막 상륙한 아이폰에 자극받아 모바일 기반 교육콘텐츠를 만들고자 했다.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당시 나온 아이패드를 가지고 미래의 동화책을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유행을 따라 신기한 제품을 만들려고 했죠. 그런데 안 되는 거예요. 그러다가 본질은 스토리텔링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단순하더라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본질이라는 것을.”


그는 아이들이 보면서 즐거워하면서도 뭔가 배울 수 있는 애니메이션과 음악을 결합한 동영상을 만들기로 했다. 그래서 나온 것이 핑크퐁이다. 아이들이 친근감을 가질 수 있는 쉬운 캐릭터로 기획했다. 그리고 이 동영상을 모바일앱으로 출시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싫증내지 않고 볼 수 있도록 2~3분짜리 짧은 동영상으로 제작했다. 이렇게 제작한 동영상이 이제는 3천편에 이른다.


“스마트폰은 소비기기가 결제기기입니다. 지갑을 통해서 우리 동영상을 보고, 재미있으면 바로 돈을 내고 사는 것이죠.” 앱을 통해서 보고 재미있으면 핑크퐁 동요를 8곡에 3천원, 100곡에 3만원 하는 식으로 인앱 결제를 통해 살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폰 생태계가 글로벌하게 커지기 시작하면서 2015년 즈음부터 매출이 급증했다. 전 세계 다양한 국가의 앱스토어 교육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고 해외매출이 국내매출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글로벌한 성공을 겨냥하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동영상을 만들면서 영어, 일본어, 한국어 버전을 같이 내놨죠. 그런데 미국에서 뜰 줄 알았던 영어콘텐츠는 의외로 동남아시아에서 터지고, 영어로 크리스마스송 앱을 만드니 의외로 아랍에서 반응이 왔습니다.”


김 대표는 “디지털콘텐츠의 특성상 굳이 특정 국가, 문화권을 겨냥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후 우리는 제품을 ‘지구’에 출시한다고 생각하고 만든다”고 말했다.


상어가족, 유튜브 10억뷰 넘어선 글로벌 콘텐츠로…이젠 TV애니메이션 시리즈에 도전

앱의 성공에 머물지 않고 스마트스터디는 또 한 번의 도전에 나선다. 2015년 앱에서 유료로 팔고 있는 콘텐츠를 유튜브에 공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인기동영상을 무료로 공개했다가 매출이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김 대표는 기존 매출을 보호하겠다고 콘텐츠를 감추면 오히려 불법 버전이 나오거나 경쟁사들이 비슷한 콘텐츠로 유튜브를 선점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전쟁터에서 싸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회사의 에이스를 유튜브 마케팅 쪽으로 배치하며 공격에 나섰다.


유튜브를 공략하는 전략은 적중했다. 이제 유튜브의 핑크퐁 5개 채널 글로벌 구독자 수는 500만명이 휠씬 넘는다. 영어채널이 400만명, 한국어채널이 100만명이며 다른 언어채널도 쑥쑥 성장 중이다. “뚜루루뚜루”라는 후렴구로 유명한 상어가족 노래는 유튜브에서 10억뷰를 넘어선 글로벌한 대박 콘텐츠가 됐다. 중국, 인도네시아 등 전 세계의 학교에서 아이들이 이 노래를 따라 율동하는 동영상이 수시로 올라올 정도다. 무엇보다 2천여개의 핑크퐁 동영상이 유튜브에서 매일 2천만회 가까이 재생되면서 유튜브 광고를 통한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제는 유튜브 광고매출이 앱매출에 거의 육박하고 있고 전 세계에서 핑크퐁의 브랜드파워를 높이고 있다.


구성원 중에 게임회사 출신이 많아 자연스럽게 시작한 게임사업도 성공적이다. 포켓몬스터처럼 캐릭터 중심의 게임인 몬스터슈퍼리그 같은 게임을 만들어 전 세계에서 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등 성공적으로 운영 중이다. 이처럼 다양한 시도가 성과로 이어져 스마트스터디는 앱매출, 유튜브 광고매출, 게임매출이 비슷한 비중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핑크퐁 캐릭터를 활용한 각종 캐릭터상품 매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또 전 세계 다양한 곳에서 나오는 해외매출이 약 55% 정도로 국내매출을 앞선다.


이런 놀라운 성과의 배경에는 자유와 책임을 강조하는 스타트업 문화가 있다. 김민석 대표 본인부터 회사 내에서는 ‘족장’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출퇴근 자유, 휴가 무제한 등의 제도를 통해 프로페셔널하게 알아서 자율적으로 일하는 문화를 추구한다.


이제 스마트스터디는 콘텐츠에 집중해서 또 한 번 도약에 도전한다. 70억원을 투입해 핑크퐁을 소재로 한 TV애니메이션 시리즈를 만드는 것이다. 11분짜리 핑크퐁 시리즈 52편을 만들어 지상파, 케이블, 넷플릭스 등 전 세계의 다양한 채널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성공한다면 핑크퐁이 디즈니 미키마우스급의 글로벌한 인기 캐릭터가 될지도 모른다. “픽사 같은 진정한 재미와 감동을 주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 김민석 대표의 꿈이다. 10년 전 그가 떠난 넥슨이 지금 세계적인 게임회사가 된 것처럼 또 10년 뒤의 스마트스터디가 픽사 못지않은 글로벌 콘텐츠 회사가 돼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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