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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미래변화를 읽는 안목을 키워라
고인곤 한국벤처창업학회장 2018년 07월호



벤처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정부의 전담기구가 중소벤처기업부로 격상되고 관련 예산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 벤처기업의 경영성과는 그리 좋지 않다. 통계청이 지난 3월 발표한 2016년 기준 대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전년 대비 -1.6%로 중소기업(8.9%), 벤처기업(7.9%)에 비해 현저히 낮지만 매출액 순이익 증가율은 대기업이 5.6%로 중소기업(2.7%)과 벤처기업(2.8%)보다 높았다. 또한 2014년 기준으로 전체 창업에서 기회추구형 창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 54%, 영국 53%, 중국 43%인 데 비해 한국은 21%에 불과하며, 2016년 기준 GDP 대비 벤처투자 비중은 미국 0.37%, 중국 0.28%, 영국 0.18%에 달하고 있으나 한국은 0.13%에 그쳤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혁신형 기술의 확산과 발전이 지체돼 경쟁국에 비해 4차 산업혁명 대응에 뒤처지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정비된 관련 제도가 본격적으로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선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야 한다는 문턱효과(threshold effect)를 감안하더라도 벤처기업에 대한 세간의 주목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던 점을 생각하면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들이 있다. 이는 스타트업의 성공적 발전방향과도 직결된다.
첫 번째로 생각할 이슈는 기업가정신이다. 기업가정신은 가장 기본적인 창업의 요소다. 창업자는 회사설립에 필요한 유무형의 자원을 동원하고 이를 적절히 결합해 기업이라는 시스템을 창출하고, 기업이 의도한 대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기업가정신은 선천적으로 타고날 수도 있으나 교육을 통해서도 육성할 수 있어 최근 여러 교육기관들은 창업교육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기업가정신을 함양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사업기회 포착이다. 많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좋은 기술만 있으면 저절로 사업에 성공할 수 있다”고 착각한다. 경영현실의 무지에서 빚어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기술지향적 사고방식과 기술에 대한 지나친 자부심에 기인한다. 사업기회는 시장지향적 기술실행 가능성이 전제돼야 한다. 좋은 사업기회를 적시에 포착하기 위해 창업자는 미래변화를 읽는 안목을 갖추고 항상 시장 및 경쟁자의 동향을 모니터링해야 한다. 만일 창업자가 이러한 안목이 부족하다면 주변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다음 이슈는 스타트업 전략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들은 생활용품을 온라인으로 구입하거나 저가용품점에서 구입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기업들도 원가절감을 통한 수익성 제고를 우선시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 규모를 불문하고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다. 기업특성과 전략이 조화를 이뤄야 양호한 기업성과가 산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률적으로 원가우위 전략을 구사하는 문제는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 이는 경쟁우위 원천과 관련되는 것으로 만일 스타트업이 경쟁기업들과는 차별화된 경쟁우위를 가지고 있다면 그에 적합한 전략을 수립·추진해야 양호한 기업성과를 산출할 수 있다.
정부의 역할은 그래서 중요하다. 정부는 스타트업이 활발히 설립되고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업계 의견을 충실히 반영해 규칙을 만들되 실행과정에는 과도하게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 일례로 정부지원 R&D 사업의 경우 선정방식에서 특허 비중이 지나치게 높고 지원성과도 특허 개수나 발표 논문 수로만 평가한 결과, 정부 입맛에 맞게 제안서를 작성하는 기업들에 지원금이 쏠리는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이나 벤처창업과 관련된 학회의 역할도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 관련 주제에 대한 활발한 학술연구 활동을 통해 교육계와 산업계, 정부에 연구결과를 확산함으로써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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