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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벤처창업, 생태계 조성부터
이정민 벤처기업협회 혁신벤처정책연구소 부소장 2018년 09월호




미래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2011년 미국 오바마 정부가 ‘스타트업 아메리카’ 정책을 추진한 이래 세계 각국은 이름은 다르지만 기술창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제도와 인프라, 인센티브를 쏟아내고 있다. 산업화·정보화를 거쳐 이제는 초지능으로 연결된 4차 산업혁명으로 사회·경제적 흐름이 변화되고 있다는 사실과, 과거와 같이 전통산업 노동시장에서 대량수요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각국 정부의 공통된 고민이 반영된 a, 그 해법의 열쇠로 기술창업을 선택한 결과다.
한국적 산업 특성에 기반한 창업정책은 앞서 언급한 신산업 육성 및 일자리 창출이라는 경제적 측면의 목적 외에도 소득 양극화의 심화와 중산층의 몰락, 계층사다리 단절 등 사회적 측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목적 카드이기도 하다.
사실 벤처 활성화를 위한 관심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김대중 정부 이후 역대 모든 정부의 이슈였고, 벤처 현장이 아닌 일반 국민들이 느끼기에도 잊을 만하면 종합대책이 발표되는 단골 메뉴였다. 그럼에도 세계시장을 석권하는 벤처기업이 나타나지 않고 벤처기업이 박수치는 정책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모든 생태계가 그러하듯 벤처생태계에도 양질의 토양과 깨끗한 물, 좋은 공기, 온화한 기온이 필요하다. 열대어 키우기가 취미인 이들은 알 것이다. 어항에 물을 채우고 ph와 온도를 맞추고 박테리아 같은 유기물을 생성시킨 이후에야 열대어를 풀어놓을 수 있다는 것을. 혹시라도 열대어가 죽거나 성장이 더디다면 새로 사다 넣을 것이 아니라 각 환경요소들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벤처창업도 마찬가지다. 벤처창업의 정책목표 실현을 위해 정부가 근본적으로 해야 할 일은 창업기업 수를 늘리거나 창업지원자금을 뿌리는 일이 아니라 창업자들이 기업가정신을 발휘할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을 면밀히 조성하는 것이다.
코스닥과 M&A를 활성화해 벤처대박의 꿈을 만들고 민간자본과 우수인재들이 유입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창업실패 시에도 재도전할 수 있는 창업안전망을 보장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창의형 인재양성을 위해 초·중·고 교육시스템을 개편하고, 산업구조를 따라오지 못하는 법령체계를 정비하고 악성 규제를 개혁하며 정책수립의 기반을 민간에 두는 패러다임 변화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이런 생태계가 조성되면 정부가 굳이 창업을 독려하고 개별 기업에 지원자금을 제공하며 펀드를 조성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생태계 안에서 자생적으로 창업 러시가 이뤄지고 민간자금과 우수인재들은 사업성공을 좇아 벤처 생태계로 유입돼 생태계가 활성화될 것이다. 벤처창업을 늘리는 것은 정책목표가 아니라 기름진 벤처생태계의 토양을 조성한 정책의 결과물인 것이다.
또한 벤처기업이 고착화되고 있는 저성장트랩 탈출과 좋은 일자리 창출의 원천이라면, 이미 뒤처지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현장 주체가 벤처기업이라면, 벤처 생태계 조성은 특정 부처의 미션이 돼서는 안 된다. 모든 부처가 법적·사회적 시스템 및 교육혁신을 위해 경주해야 하고, 공공 부문 등 사회 곳곳에 상존하는 비혁신적 요소들을 과감하게 손질해야 한다. 이러한 혁신의 반석이 마련돼야 비로소 지속 가능한 벤처생태계의 조성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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