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창업환경은 꾸준히 개선돼 2017년 세계은행은 우리나라 창업환경을 세계 9위 수준으로 평가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창업환경 조성으로 연간 87만여개의 기업이 신설되고 있다. 정부는 2017년 11월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 방안’을 수립한 후 분야별 세부 개선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창업한 기업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며 한 해 64만여개는 소멸하고 있다. 폐업 기업인은 평균 3억5천만원의 부채를 떠안고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기도 한다. 이러한 기업인은 폐업 후 경제적·법적인 문제를 겪는 등 숙려기간을 거치며, 다시 창업하려면 상당 기간이 소요된다. 한편 정부의 재창업 지원을 받은 기업의 5년 생존율은 50.8%로, 일반 창업기업의 생존율 27.5%보다 2배 정도 높다. 이는 창업자가 실패한 후 자신의 경험, 정부 지원 교육, 각종 정보로부터 실패원인을 분석하고 경영관리 등을 통해 리스크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창업은 일종의 불확실성에 대한 도전이고, 사업을 하다가 크고 작은 실패를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자동차의 왕 헨리 포드, 애니메이션의 창시자 월트 디즈니, 우버의 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 등 시대를 대표하는 기업가의 공통점은 파산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실패부담이 너무 커 숙려기간이 길어지면 재기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또한 창업자가 위험을 무릅쓰고 창업에 도전하려면 개인의 위험을 사회가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지속 가능한 창업문화를 조성하려면 실패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개선이 시급하다. 한편 제조업, 지식서비스업과 같은 기술 기반 창업은 전문지식과 자본 측면에서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에 생계형 업종 창업에 비해 실패율이 낮다. 일반적인 기술 기반 업종의 5년 생존율은 32.2%인 반면, 숙박·음식점업은 17.9%에 불과하다. 따라서 정부의 재창업 지원은 기술 기반 창업을 중심으로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정책금융기관의 연대보증 폐지와 부실채권 정리 연대보증은 사업에 실패하면 기업의 채무를 대표자가 부담하는 것으로, 창업을 가장 부담스럽게 하는 걸림돌이었다. 이에 정부는 올해 4월부터 정책금융기관에서 신규 금융지원을 받는 경우 연대보증을 전면 폐지했고, 9월부터는 기존 대출과 보증에 따라다녔던 12만여건의 연대보증도 5년간 단계적으로 면제하기로 했다. 다만 법인 대표의 도덕성, 책임성, 신뢰성을 평가하는 책임경영심사를 통과한 기업에 한해 면제하고, 횡령이나 사기 등과 같은 법률 위반이 있거나 성실경영이 일정 기준 미달인 경우에는 연대보증을 유지할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산하 정책금융기관에 대해 회수 가능성이 낮고 오래된 부실채권을 정리할 계획이다. 2021년까지 3조3천억원을 정리해 8만여명의 채무조정을 지원한다. 이에 분할상환, 신용회복 등 회수 중인 채권을 제외하고 정리 가능한 상각채권에 대해 단계적으로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매각한 후 상환능력에 따라 채무를 조정한다. 중소기업인은 원금을 70% 감면한다. 아울러 파산면책, 채권소멸시효 완성 등으로 상환 의무가 사라진 자연채무의 일부를 상환받던 관행을 금지시킨다.
재창업 자금과 재기지원펀드 정부는 실패 기업인이 재창업에 도전하도록 다양하게 지원하고 있다. 재창업 7년 이내 기업은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재창업 자금을 받을 수 있다. 신용회복자의 경우 시설·운전 자금을 융자받을 수 있고, 신용미회복자는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을 거쳐 융자받을 수 있다. 다만 당사자가 재창업 전에 분식회계, 고의 부도, 부당해고 등 경영상 범죄가 있었는지를 평가하는 ‘성실경영평가’를 통해 선별 지원한다. 재창업 자금 지원기업에 대해서는 납품계약 체결 시 필요한 계약이행보증보험을 담보 없이 지원하고 있으며, 밀린 조세를 재기 후 갚도록 징수유예, 체납처분유예를 36개월로 하는 조세특례제도도 적용하고 있다. 한편 중소벤처기업부는 투자환경을 만들기 위해 올해 재기지원펀드 3,300억원을 조성했고 11개 민간운용사를 통해 투자 중이다. 폐업 사업주 등이 재창업한 기업, 정부의 재창업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한 중소기업 등이 대상이다.
재도전 성공패키지 사업계획이 우수한 기술재창업 기업을 위해 창업진흥원에서는 재도전 성공패키지 지원을 하고 있다. 예비재창업자 또는 3년 이내 재창업기업 대표자는 재창업 교육, 멘토링부터 사업화까지 일괄 지원받는다. 올해부터는 민간이 발굴, 투자한 재창업자에 대해 초기사업화, R&D, 마케팅까지 2년간 지원받는 민간투자연계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또한 최소기능 제품을 제작한 후 소비자 반응조사를 통해 빠르게 아이템을 전환(pivoting)시키고 있다. 우수 재창업기업에 대해서는 MD 품평회, 공공입찰 참여 시 신인도 평가 우대 등을 통해 판로를 지원한다.
재도전 인식개선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도전적 분위기와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사업에 실패하면 패가망신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높아 실패를 숨기고 싶은 과거로 인식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매년 실패콘퍼런스와 함께 혁신적 실패사례 공모전을 열고 있으며, ‘재도전의 날’ 행사를 개최해 실패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범국민적인 인식개선을 위해 국내 최초로 ‘실패박람회’를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재도전종합지원센터 경영위기를 겪고 있거나 사업실패 후 재기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은 먼저 전국 13개 주요 도시에 설치된 재도전종합지원센터를 통해 법률·세무·회생·신용회복 상담과 재창업·구조개선을 위한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올해부터는 서울 센터에서 폐업 시 사업정리에 필요한 컨설팅도 받을 수 있으며, 내년엔 다른 센터로 확대할 계획이다. * 재도전종합지원센터(www.rechallenge.or.kr)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