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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 핀테크 분야에 경쟁력 있어···2022년까지 유니콘 기업 배출이 목표”
이지연 KDI 경제정보센터 전문연구원 2018년 11월호





독일의 스타트업 허브인 테크쿼티어(TechQuartier)를 방문하면 프랑크푸르트 주요 랜드마크의 이름을 따 재미있게 구성된 공간들을 만나볼 수 있다. 테크쿼티어는 프랑크푸르트에서 활동하는 120여개의 스타트업들에 사무공간과 멘토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에는 헤센주와 손잡고 ‘프랑크푸르트 라인-마인 지역 스타트업 육성 마스터플랜’ 수립에 참여하기도 했다. 테크쿼티어의 휴고 패퀸(Hugo Paquin) 마케팅팀장과 젬마 퍼스트(Gemma Ferst) 스타트업생태계팀장을 만나 프랑크푸르트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한 이들의 노력에 대해 들어봤다.


프랑크푸르트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어떻게 보는가.
젬마 퍼스트(이하 젬마)  프랑크푸르트는 분명 장점이 많은 도시다. 유럽 금융의 중심지로 한자리에서 주요 은행들을 찾아갈 수 있고, 독일에서 외국계 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도시로 다양한 인재 확보가 가능하다. 곧 다가올 브렉시트의 영향도 기대하고 있다. 영국에 환멸을 느낀 젊은 혁신가들이 대안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기관들이 런던에서 프랑크푸르트로 대거 이동하면서 스타트업의 이동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이런 많은 장점에도 프랑크푸르트는 스타트업 분야에서 뒤처졌다. 기업의 혁신능력이 부족한 점을 한 원인으로 본다. 이는 비슷한 분야의 사람들이 소통할 기회가 적기 때문으로, 이들이 만나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창의성을 키울 기회를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휴고 패퀸(이하 휴고)  아직까지는 독일에서 스타트업 하면 베를린을 먼저 떠올린다. 여기에는 프랑크푸르트가 베를린에 비해 매력이 없다는 선입견도 작용하는 것 같다. 베를린은 젊고 트렌디하고 활기 넘치는 도시라는 인식이 강한 반면 프랑크푸르트는 보수적이고 재미없는 금융도시로만 인식되고 있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우리는 이런 인식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은행들도 스타트업과 협업을 많이 하는 추세로, 그만큼 핀테크 분야에서 프랑크푸르트가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


‘프랑크푸르트 라인마인 지역 스타트업 육성 마스터플랜’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고, 테크쿼티어의 역할은?
젬마  프랑크푸르트의 잠재력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했다. 마스터플랜은 크게 4개의 축(인재양성, 지역홍보, 협력강화, 자금유치)으로 구성된다. 2022년까지 프랑크푸르트 지역 내의 스타트업 수를 현재의 200~300개 수준에서 1천개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테크쿼티어는 마스터플랜 구상을 주도했으며 세부 사업계획 대부분에 참여하고 있다. 스타트업과 금융기관을 연결해주는 멘토링 프로그램은 우리의 주요 사업 중 하나고, 지역 대학들과 협력해 기업가정신 관련 교과과정 개발도 추진한다. 또 프랑크푸르트시의 홍보부서와 협력해 프랑크푸르트의 장점을 알리려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휴고  테크쿼티어에는 스타트업들과 투자자들이 만나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행사가 많다. 데모데이, 네트워킹 이벤트, 칵테일파티 등의 행사가 일년 내내 열린다. 이런 행사를 주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스타트업들과 꾸준히 소통하면서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하는지를 연구한다.
출범 초기에 어려움은 없었나.
휴고  물론 시행착오를 겪었다. 프로그램을 열심히 만들었는데 실제로 스타트업들에 도움이 되는지 잘 모르겠더라. 이 점은 피드백을 받으면서 개선해나갔다. 또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기다 보니 경쟁자가 많아져 우리 사업에 참여할 스타트업을 찾는 것도 일이었다.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찾아다니면서 프로그램을 알렸다. 테크쿼티어는 프랑크푸르트시, 헤센주 경제·인프라은행(WIBank), 프랑크푸르트 괴테대, 다름슈타트 공과대가 지분을 25%씩 갖고 설립된 기관이다. 시작단계에서 시정부와 공기업, 그리고 대학이 참여한 것은 신뢰성 확보 측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했다. 테크쿼티어가 영리가 아닌 공익을 목적으로 태어났다는 인식을 줬기 때문이다. 덕분에 초반에 입주가 확정된 스타트업 하나 없이 사무실 공간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후 입소문을 타고 테크쿼티어에 합류하는 스타트업이 늘었고, 커뮤니티는 빠르게 성장했다. 
테크쿼티어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는 어떤 것이 있나.
휴고  프로그램 하나를 짜는 데에 6주에서 3개월이 소요된다. 참여자들이 무엇을 얻어갈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연구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고자 한다. 올해는 6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중 하나가 지난 4월에 독일 프로축구팀 SG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 함께 진행한 ‘MMI(Money Meets Idea) 스포츠테크’라는 프로그램이다. 스포츠테크 분야 스타트업들이 일주일 동안 클럽 관계자들과 만나 사업전략을 제시하고 아이디어를 분데스리가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했다. 또 하나는 글로벌 컨설팅기업 PwC와 함께하는 UX(사용자경험)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이다. PwC가 스타트업 4곳을 선정해 3개월 동안 이들의 제품을 시험해보고 분석한 결과를 알려주는 프로그램으로, 참여한 스타트업들은 UX 전문가들의 피드백을 받으면서 수천유로 가치의 컨설팅 서비스를 사실상 공짜로 받는 셈이다.
향후 계획은.
휴고  대규모 테크 콘퍼런스를 계획하고 있다. 리스본의 웹서밋(Web Summit), 스톡홀름의 슬러시(Slush) 등과 같은 글로벌 테크 콘퍼런스를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하려고 한다. 이런 행사는 전 세계에서 비슷한 분야의 사람들을 끌어모을 뿐만 아니라 이곳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세계에 보여줄 기회이기도 하다.
젬마  베를린의 경우 몇 건의 성공사례가 더 많은 투자자와 창업자를 끌어들이는 선순환으로 이어졌다. 하나의 유니콘 스타트업은 더 많은 유니콘으로 이어진다. 프랑크푸르트에는 아직까지 성공사례가 별로 없다. 2022년까지 유니콘을 하나라도 배출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쉽지 않겠지만 스타트업이 성공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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