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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사람에 대한 전폭적인 투자와 인사관리제도의 고도화가 관건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임금직무혁신센터 소장 2019년 03월호



산업구조가 고도화되면 서비스산업의 비중은 증가하게 된다. 하지만 단순히 서비스산업의 비중만 확대된다고 해서 선진국형 산업구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산업구조가 선진국형으로 고도화되기 위해서는 서비스산업의 양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의 양질화도 동시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서비스산업의 질적인 향상을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서비스산업을 육성하고, 그 분야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지식 및 숙련 수준을 높여주는 한편 지속 가능한 성장 및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조직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노동생산성을 끌어올리고 근로자들의 역량 수준을 향상시키며,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서비스산업의 고부가가치 창출 실현을 위한 전제조건이라 할 수 있다.


낮은 수준의 교육훈련 프로그램과 인력관리제도 미비로 발전에 한계
서비스산업은 고부가가치 창출력이 높다는 특징을 가진다. 유형적 제품을 생산하고 제품이 판매돼야만 수익이 창출되는 제조업과는 달리 서비스업은 무형의 서비스를 창출하고 이러한 서비스가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자를 통해 소비되는 방식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문화콘텐츠서비스의 경우 특정 콘텐츠가 일단 만들어지고 나면 다양한 서비스상품으로 재가공돼 여러 경로를 통해 판매되고 소비될 수 있기 때문에 범위의 경제(한 기업이 2종 이상의 제품을 함께 생산할 경우 각 제품을 다른 기업이 각각 생산할 때보다 평균비용이 적게 드는 현상)를 실현할 수 있다. 또한 콘텐츠상품은 높은 고정비용과 낮은 가변비용의 특징을 가지기 때문에 소비자의 수가 증가할수록 평균비용이 감소하는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타난다.
최근 개봉해 1천만 관객을 돌파한 한 영화는 순제작비가 약 65억원으로 손익분기점이 247만명이었으나 이미 1,100만명을 돌파해(개봉 17일째 기준), 영화관객 수익으로만 약 952억원을 거둬 제작비의 약 14배를 벌어들였다. 향후 영화관객 수익 외에 다른 형태의 문화상품으로 올릴 수 있는 수익까지 고려하면 엄청난 고부가가치가 실현되는 것이다. 이처럼 서비스산업은 적은 비용으로 재가공될 수 있어 원소스 멀티유즈(One-source Multi-use) 전략이 잘 활용될 수 있는 산업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서비스산업의 고부가가치 창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서비스산업은 기업 규모의 영세성, 비전문 기업 비중의 과다, 기업 간 및 산업 간 협업문화의 미비, 인력양성 및 인력관리체계 취약 등으로 인해 발전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 특히 인력을 양성하는 과정에서 교육훈련 프로그램의 낮은 수준 등으로 인해 충분한 능력을 갖춘 인력이 양성되지 못하는 한계와 서비스 기업들의 미비한 인력관리제도들로 인해 능력을 갖춘 근로자라 하더라도 충분히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문제점 등이 발생하고 있다.
서비스산업의 고부가가치 창출 잠재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개인 차원에서는 해당 분야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지식이나 숙련이 향상돼야 하고, 조직 차원에서는 조직의 인사관리제도가 고도화돼야 한다. 서비스산업의 히트상품은 일선에서 근무하는 근로자의 아이디어에서 창출되는 경우가 많다. 서비스산업에서 근로자의 지식과 숙련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이유다. 근로자의 지식과 역량이 떨어지면 똑같은 경험을 쌓더라도 이를 좋은 상품 아이디어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낮아질 것이다.
근로자의 지식과 숙련 향상을 위해서는 근로자 개인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조직 차원에서의 지원도 필수적이다. 우선 근로자가 교육훈련에 시간을 투자할 수 있도록 조직의 지원과 배려가 필요하고, 교육훈련을 통해 습득한 지식과 기술을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가 구축돼 있어야 한다. 한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다른 근로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지식관리체계도 필요하고, 하위직 근로자의 아이디어를 상위직 관리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조직문화 구축도 필요하다. 또한 근로자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해 소위 대박상품을 만들어내고 기업이 이윤을 창출하면 이에 공헌한 근로자들과 공유할 수 있는 보상체계도 필요하다.


근로자의 지식·숙련 서비스 질에 직접적 영향
서비스산업은 사람을 상대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업무가 이뤄지기 때문에 업무를 하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역량, 그리고 숙련 등이 서비스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근로자가 어느 정도의 역량 수준을 가지고 있는지가 소비자에게 어느 정도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와 수요 창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근로자의 역량 수준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아울러 근로자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숙련을 고객들에게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인적자원관리제도의 정비도 필요하다. 근로자가 높은 수준의 지식과 숙련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이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기회구조가 잘 구축돼 있지 않으면 근로자들의 지식과 숙련은 잘 활용되지 못하고 사장될 우려가 있다. 근로자가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해 성과를 올리면 이에 대한 보상을 통해 근로자들을 동기화(動機化)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결국 서비스산업의 고부가가치 창출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서비스산업의 특징상 근로자의 지식과 숙련에 대한 투자는 필수적이며, 근로자들이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해 성과를 올릴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는 인적자원관리제도의 정비 또한 필수 전제조건이라 할 수 있다. 사람에 대한 전폭적인 투자와 인사관리제도의 고도화를 통해 우리나라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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