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합계출산율이 1명 이하로 떨어짐에 따라 저출산 정책에서 중요한 축을 담당한 육아·보육 정책에 대한 분석과 평가가 엇갈린다. 2012~2013년 영아 무상보육과 누리과정 지원이 보편지원체계를 갖춰 도입되고 이로 인한 기관서비스 공급 중심의 변화가 있었으며, 서비스 이용률과 만족도 등 서비스의 양과 질 측면에서 다수의 긍정적 정책 효과를 수반했다. 예산 투입 대비 보육정책으로 인해 출산율이 반등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적 견해가 있었지만, 저출산과 관련돼 있는 사회경제·구조적 요인들을 고려할 때 보육의 비용지원 정책이 바로 출산율 제고로 이어지지 않은 것에 대한 논의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 저출산 정책의 패러다임이 개인의 삶의 질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전환됐다. 2018년 영유아가구 대상 설문조사 결과, 전체 영유아 중 절반 이상인 51.2%가 어린이집을 이용하고 있으며, 27.8%가 유치원을, 3.3%가 반일제 이상 학원 등을 이용하고, 17.8%가 반일제 이상 기관을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밖에 시간제 보육 이용은 1.9%, 아이돌보미 이용은 1.5%, 민간 육아돌보미 이용은 1.8%, 조부모가 돌보는 경우는 13.9%, 친인척이 돌봐주는 경우는 1.8%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영유아의 약 절반이 어린이집을, 약 4분의 1이 유치원을, 나머지 4분의 1이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아닌 타 기관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가정 내 양육이 포함돼 있다.
도입 앞둔 어린이집 의무평가…사전·사후 컨설팅 체계 마련을 교육·보육 통계에 의하면 유치원은 약 8천개, 어린이집은 약 4만개이고, 교사 인력은 유치원 교사가 약 4만7천명, 어린이집 교사가 약 23만5천명으로, 여기에 원장을 더하면 영유아 교원은 약 33만명의 규모를 갖는다. 영유아 교원 외 돌보미와 시간제 인력, 사교육보육 시장의 규모까지 고려해보면 육아보육서비스가 포괄하는 공식·비공식적, 공·사 영역의 서비스 규모와 유형은 상당히 크고 다양하다. 비용지원체계의 개편과 돌봄체계의 강화 등 주요 정책 변화를 예상할 때 영유아의 보육과 교육, 돌봄과 양육의 과정에 종사하는 인력과 서비스인프라 및 관련 시장의 규모는 저출산 추세 속에서도 당분간 그 총량 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육아보육서비스에 관해 어린이집에서 제공하는 보육을 중심으로 관련된 이슈와 정책 방안에 대해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국정과제를 통해 정부는 ‘국가가 책임지는 보육과 교육’을 정책방향으로 정하고 영유아 보육·교육에서 ‘공공성’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육아보육서비스의 주요 이슈는 주요 부처의 실행계획에서 드러난 대로 ‘공공성 확대’와 서비스의 ‘질 향상’으로 요약된다. 이를 위해 첫째, 보육에 대한 국가 책임 강화로 국공립 어린이집·유치원 이용률 40% 달성을 목표로 매년 국공립기관 확충 계획이 각종 제도적 개선 노력과 함께 추진되고 있다. 이로써 국공립 어린이집·유치원 이용률이 완만히 상승하고 있지만 이용률과 취원율의 연간 증가폭이 크지 않아 2022년까지 40% 달성 가능성이 의문시되고 있다. 동시에 국공립기관의 이용률 달성이 양적 확대에 머무르지 않고 서비스의 질을 담보하고 지역사회 육아환경과 연계해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된다. 즉 공적 인프라의 확대와 함께 사적 영역을 아우르는 공공성 추진의 전략들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공공성의 요건에는 질적 요건이 포함돼 있으므로, 공공성의 요건을 충실히 반영한 국공립 어린이집과 유치원 인프라를 확보해 서비스의 질적 제고를 포함한 공공성의 확대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3분의 2 이상의 이용률을 보이는 민간·사립 기관의 공공성을 제고하는 노력이 지속돼야 하며, 이는 부모 비용 부담 완화와 질 관리체계의 확대, 재무회계 시스템의 도입과 활성화 등이 요구된다. 국공립기관의 확대에서도 우선설치지역에 대한 고려와 지역별 수요를 고려한 균형 안배가 필요하며, 해당 지역의 유치원과 어린이집 인프라를 고려해 진행할 필요가 있다. 또한 민간·사립 기관의 전환형 국공립기관에 대한 진행도 구체화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기존에 우위를 점하고 있는 민간·사립 인프라에 대한 공공성 확보 전략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필요로 한다. 둘째, 육아보육서비스의 질과 관련해서 모든 어린이집에 대한 의무평가 도입을 앞두고 있으며 이는 기관에 대한 사전·사후 컨설팅 체계의 마련을 필요로 한다. 또한 서비스 질에 대한 상시적이고 효율적인 질 관리를 위해 부모가 함께 참여하고 만들어가는 보육·교육 과정이 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부모교육을 통해서뿐만 아니라 어린이집과 유치원, 육아종합지원센터 등에서 제공하는 보육·교육 과정에 부모가 참여하는 기회를 확대하는 열린 경영이 요구된다. 일례로 부모가 자녀를 기관에 직접 등·하원 시킴으로써 일상적으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운영에 참여하고 자연스럽게 모니터링하는 것이 평가에 의한 관리·감독보다 지속적이고 효율적인 질 관리 방안이 된다. 한편, 육아보육서비스의 질과 관련된 중요한 요소의 하나로서 원장과 교사의 전문성과 교육·보육 과정의 실행력 제고가 있다. 교사에 대한 처우 개선이 근로환경의 개선에 머물지 않고 교육·보육 과정에의 질 제고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교사 양성교육과 현직교육이 유아 중심의 상호작용 과정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초등학생의 돌봄 공백 커…학교와 지역사회 등 협력 거버넌스 필요 셋째, 종일제보육과 누리과정, 방과후과정 및 온종일돌봄체계의 구축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이용에 대한 다양한 수요와 일·가정 양립에 필요한 총이용시간의 부족으로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의 교육·보육 시간 외에 추가되는 돌봄(조부모 돌봄, 아이돌보미 등)과 사교육보육에 대한 병행 이용이 증가 추세다. 또한 종일제보육이 활성화돼 있는 영유아기에 비해 초등학생의 돌봄 공백이 커서 초등 방과후과정과 돌봄체계와의 연계에 대한 요구도 크다. 이는 다양한 서비스의 조합과 부모의 선택권 보장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학교와 지역사회, 공·사 인프라, 유초연계에 대한 협력 거버넌스를 필요로 한다. 어린이집이 감소하고 아이들 수가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영유아의 출산과 양육, 보육과 교육, 돌봄에 요구되는 서비스 수요와 총량은 줄지 않고 있다. 공공성 확대의 정책 방향은 공급 우위를 차지하는 민간·사립 기관의 서비스 이용에 대한 공공성 전략을 함께 요구하고 있으며, 증가세를 보이는 사교육보육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고려할 것을 요구한다. 영유아 육아보육서비스의 공공성 확대 과정에 질과 다양성에 대한 내재된 수요를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 공·사 영역의 서비스에 대한 규제와 지원, 부모의 선택권 간에 균형 설계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을 필요로 하며, 이러한 정책 추진에 따라 향후 우리나라 육아보육서비스 영역의 특성은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