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여섯 번 혈당 기록, 달고 짠 음식 자제, 술·담배 끊기….’ 20년 전 당뇨병을 진단받은 아버지가 얻은 과제다. 이를 지키기란 쉽지 않았다. 혈당 수첩은 잊어먹기 십상이었고 사회생활을 하며 식단을 조절하는 건 더욱 어려웠다. 아마 대부분의 당뇨 환자들이 겪는 고충일 것이다. 이들을 돕고자 나선 이가 있다. 2016년 ‘닥터다이어리’를 창업한 송제윤 대표다. 당뇨 환자들이 건강해질 때까지 지속해서 동기부여를 하는 게 자신의 소명이라고 밝힌 송 대표를 만나봤다.
많은 질병 중 당뇨병을 아이템으로 삼은 이유가 뭔가.
중학생 때 2형 당뇨 진단을 받았다. 스스로 혈당을 관리하는 게 쉽지 않았다. 당뇨인으로서 불편하거나 어려운 부분을 잘 알고 있어 대학에 들어가 이를 활용할 기회를 찾고 있었다. 마침 전공 수업에서 프로젝트 개발 기회가 있어 제일 잘 아는 분야인 당뇨를 관리하는 앱을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나처럼 당뇨를 앓고 있는 분들의 고통을 잘 파악하고 공감할 수 있다고 판단해 창업까지 하게 됐다.
닥터다이어리에서 진행하는 사업에는 무엇이 있나?
먼저 당뇨병을 관리할 수 있는 닥터다이어리 앱(무료)이 있다. 개인별 식단, 약물, 운동 등을 기록해 혈당 조절을 도와준다. 그리고 혈당 측정기, 저탄수화물·저당 식품 등을 판매하는 당뇨 전문 쇼핑몰인 ‘닥다몰’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카페 ‘무가당’도 열어 무밀가루·무설탕·저탄수화물 3원칙으로 만든 음료와 디저트를 판매하고 있다. 이 세 가지로 온·오프라인 건강관리서비스 사업을 진행한다.
앱 기능을 소개해달라.
우선 혈당기록 기능이다. 개인 혈당기로 측정한 혈당을 카메라로 찍어 앱에 등록하면 자동으로 숫자를 인식해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저장한다.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로 당화혈색소를 예측해주고 월간 건강보고서를 만들어 제공한다. 다음은 우리 앱의 강점인 커뮤니티 기능이다. 당뇨병은 꾸준히 관리하지 않으면 합병증을 얻기 쉬운 질환이다. 환자들끼리 일상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서로를 다독이고 응원한다. 실제로 우리 앱이 인기 있는 이유다.
새롭게 진행하고 싶은 서비스가 있나.
보험업과 제휴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 당뇨 환자들은 보험에 가입할 수 없다. 그런데도 우리 쪽으로 요청이 들어온다. 앱에 보험 광고를 싣고 싶다는 거다. 하지만 당장에 당뇨가 있는 나부터 가입이 안 될 정도로 보험사에는 위험부담이 있다. 현재 우리 앱에서는 라이프 데이터와 헬스 데이터로 나눠 스코어링을 하고 있는데 이들을 합쳐 하나의 점수로 만들어 분류할 예정이다. 이 자료를 기반으로 당뇨 환자들도 가입할 수 있는 보험 상품을 만드는 게 목표다.
건강관리서비스 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 필요하다고 느끼는 부분은?
원격진료에 대한 규제가 풀려야 한다. 우리도 네이버 ‘하이닥’처럼 질문을 올리면 전문 의료진이 답변해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 부분이 원격진료에 위반되는 행위다 보니 우리 같은 업체에선 마음대로 진행할 수 없어 아쉬웠다. 원격진료 규제가 풀려 여러 회사가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펼칠 수 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