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는 2021년부터 워케이션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강원도관광재단에서 워케이션을 시작한 계기는?
코로나19로 소비활동이 변하면서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었다. 강원도는 주중과 주말의 방문객 유입 규모 편차가 심했고, 기업에는 재택근무 트렌드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강원도의 자연환경과 현안 그리고 시장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업무와 휴식이 동시에 가능한 지역 체류형 근무제도인 ‘워케이션’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이 1천대 기업 인사 담당자 설문조사였다. 당시는 코로나 초기라서 재택근무를 하겠다는 기업이 많지 않았고, 워케이션을 알고 있다는 응답도 6%대 수준이었다. 기업에 바로 적용하기는 어렵겠다는 판단이 서 먼저 워케이션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여행사와 개인특화형 상품을 만들어 시작했다.
그럼 처음에는 어떤 분들이 참여했나.
2021년 개인 단위로 처음 진행했을 때는 프리랜서, 크리에이터도 있었고 의외로 학계에서도 많이 왔다. 당시 참여자가 200여 명이었는데, 대부분 워케이션이란 트렌드를 빨리 경험해 보고 싶은 분들이었던 것 같다. 이후 근로자들을 기업 단위로 직접 유치하는 기업형 프로그램도 운영하면서 기업 특성에 따라 다양한 분들이 참여했다. 2021년에는 야놀자, CJ제일제당 등에서 306명이 참여했고, 2022년에는 187개 기업에서 998명이 참가했다. 개인 특화형은 지난해 통계를 보니 전년 대비 주중 2박 이상 숙박 증가율이 63%에 달할 정도로 호응이 좋다.
워케이션 프로그램은 어떻게 운영되나.
워케이션 참여자에게는 숙박, 근무공간, 레저프로그램이 제공된다. 단순히 쉬러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무가구, 비즈니스센터, ‘얼리 체크인 레이트 체크아웃’ 혜택 등을 제공하며 원활히 근무할 수 있는 공간과 환경을 제공하려 했다. 이를 위해 지역 내 리조트나 호텔 등의 숙박업체에서 근무공간들을 마련해 줬다. 이러한 노력으로 참가자 업무효율성 만족도가 86%에 달한다. 그리고 레저프로그램은 지역의 관광자원을 많이 활용한다. 양양의 해변요가나 요트체험, 영월의 고유 음식문화 ‘삼굿찜’ 체험 등 지역 특성을 살린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워케이션에 접목하고 있다.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강원 워케이션이 갖는 강점은 무엇인가?
강원 워케이션은 ‘산으로 출근 바다로 퇴근’을 슬로건으로 한다. 강원도의 지역적 환경을 살려 포인트를 잡았다. 우리의 강점은 먼저, 근무와 여가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지역 중 가장 뛰어난 접근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필요시 언제든지 다시 근무지로 돌아올 수 있는 조건을 선호한다. 강원도는 그런 면에서 전국 1일 생활권으로 최적의 교통 여건을 갖고 있다. 두 번째는 산과 계곡, 바다의 천혜 자연으로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최적의 자연환경을 갖췄다. 마지막으로, 관광 인프라를 들 수 있다. 국내 1위의 숙박 관광지로 워케이션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스테이’ 분야는 단연 최고다.
도내 각 지역에서 관심도 클 것 같은데.
지역에서 관심을 갖고 협조도 많이 해주신다. 그런데 우리가 각 시군에 항상 이야기하는 포인트는 공급자 관점이 아닌 소비자, 근로자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거다. 업무생산성을 중요시하는 기업의 니즈를 고려해 원활한 업무를 위한 근무공간에 초점을 맞춰 준비하고, 사회공헌에 대한 니즈도 있어 시군과 협의해 꽃차를 만들어 지역에 기부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또 근로자들의 경우 반려견 동반 니즈가 있어 이 부분도 고려 중이다.
참가비가 3박4일 기준 30만 원 이내로 저렴한 편이던데, 수익 창출보단 방문객 유입 동력을 만드는 사업으로 이해하면 될까?
공공에서 운영하다 보니 일종의 마중물 역할을 한다. 워케이션 경험을 토대로 또다시 방문하게 하는 것이다. 실제로 워케이션을 하고 주말에 가족과 다시 오거나 주중 근무가 끝나는 금요일쯤 가족들이 합류해 체류기간을 연장하는 경우가 많다. 참가자 대상 설문조사를 해보니 동반자 선호 비중이 80%에 달해 동반인구가 유입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런데 우리가 언제까지 이 사업을 계속할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에 지역에서 관련 사업자가 커줘야 한다. 이미 몇몇 지역에서는 민간 사업자가 들어와 워케이션 생태계 구축을 위해 우리와 협업하고 있다.
민간 사업자가 들어온 지역은 어디인가.
주로 워케이션 수요가 많은 바닷가 쪽인데, 맹그로브가 고성에서 숙박과 근무가 가능한 코워킹 하우스를 열었다. 그리고 디어먼데이는 강릉 세인트존스호텔과 협업해 ???????16층 라운지에 워케이션 오피스를 만들어 숙박을 포함한 패키지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또 현재 양양에서는 사무가구 브랜드 데스커와 공유 오피스, 숙소, 회의실 등을 조성하고 있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며 재택근무 비율이 낮아지고 있다. 이로 인한 영향은 없을까?
워케이션을 알리는 시발점에 재택근무가 있던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전에 이미 ‘디지털 노마드’라고 하는 트렌드가 있었다. 각종 기기, 근무공간만 있으면 어디서든 일을 할 수 있다는 건데, 근로자들도 이를 선호한다. 또한 워케이션에 대해 기업과 근로자 간 이견이 좁혀지고 있는 부분이 ‘업무 생산성’이다. 코로나 기간 어쩔 수 없는 재택근무 과정에서 성과관리 체계가 잡힌 영향이다. 여기에 IT 분야는 인력난이 심해 워케이션을 기업 복지 차원으로 접근하고 있기도 하다. 변화하는 근무 형태에 맞춘 워케이션을 지향하려 한다.
지자체 차원에서 목표하는 바는?
초반에는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워케이션을 추진했다면, 지금은 생활인구 확대라는 지향점을 갖고 있다. 워케이션으로 관광 콘텐츠가 아닌 지역의 생활 콘텐츠를 경험해 본 사람이 생활인구로 편입될 확률이 높다고 본다. 조사를 해보면 재방문 의사도 굉장히 높게 나타난다. 현재는 생활인구 전략을 내국인 대상으로 하지만 향후 외국인까지도 아우르는 워케이션의 성지가 될 수 있게끔 활성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서울관광재단과 체결한 업무협약 범위에 워케이션을 포함했다. 해외에서 출장을 왔을 때 근무지로 활용될 수 있도록 협업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속 가능한 워케이션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전략이 있다면?
‘근무’에 초점을 맞춘 ‘민간 생태계’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워케이션센터와 같은 근무공간이 확충되면, 이런 근무공간을 중심으로 민간 사업자들이 들어오기 때문에 민간 생태계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 리조트가 됐든, 근무공간 공유 업체가 됐든, 또 워케이션 프로그램 기획업체가 됐든 ‘근무’에 더 초점을 맞춘 전략을 갖고 있다. 이러한 민간 생태계는 주로 수요가 많은 바닷가 쪽에 집중되다 보니 내륙에서도 워케이션을 키우면서 다면화하는 전략을 가져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