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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정(情)을 주고 사람을 얻는 강진 ‘푸소(FU-SO)’
마혜선 전남 강진군청 푸소팀장 2023년 08월호
 

전남 강진군에서 가장 성공한 관광정책을 꼽으라면 단연 ‘푸소(FU-SO)’다. 봄, 가을이면 푸소체험을 하러 온 학생들로 북적인다. 휴가철에는 직장인들이 푸소 운영농가에서 일주일을 머물며 삶의 여유와 위로를 얻는다. 푸소는 어느새 강진을 대표하는 관광브랜드가 됐다.

푸소는 농촌집에서 하룻밤 머물며 함께 정을 나누고 농촌의 삶을 경험하는 생활관광 프로그램이다. ‘Feeling–Up, Stress-Off’의 앞 글자를 따 이름을 붙였다. 감성을 채우고 스트레스는 비운다는 뜻이다. ‘덜어내시오’라는 의미를 가진 전라도 말로 강진에 와서 ‘몸 푸소, 마음 푸소’라고 쓰기도 한다.

숙박시설이 부족해 스쳐 지나가는 여행지에만 머물러 있었던 강진군의 현실을 안타깝게 여긴 마음에서 시작했다. 유구한 역사와 문화유산,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다양한 볼거리에도 강진은 잠시 들렀다 가는 여행지에 지나지 않았다. 재정여건이 열악한 강진군이 있는 그대로의 것을 활용하면서 소득은 지역주민에게 오롯이 환원되도록 할 방법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한 결과 푸소가 탄생했다.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아이들이 단 하룻밤이라도 일상에서 벗어나 위로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따뜻한 마음도 녹아 있었다. ‘정(情)을 주고 사람을 얻는’ 강진군의 장기적 전략이었다. 이런 이유로 푸소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학여행 프로그램에서 출발했다.

텃밭에서 수확한 농작물로 함께 저녁 밥상을 준비한다. 주인장과 빛나는 별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풀벌레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을 청한다. 건강한 식재료로 차려낸 아침을 먹고, 감자 캐기, 옥수수 수확, 염소젖 짜기, 낙지 잡기 등 각 농가 저마다의 특징이 담긴 농촌체험을 진행한다. 체험객들은 농촌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감성, 넉넉한 인심을 경험한다. 자녀들을 도시로 떠나보내고 적적했던 노부부가 손주 같은 아이들과 정을 나누며 노년의 즐거움을 찾는다.

2015년 5월 첫 문을 연 푸소체험에는 올해 6월까지 5만3천 명이 참여했다. 기간 중 푸소 운영농가의 직접 수익은 44억 원에 이른다. 유료 관광지 방문, 지역 식당 이용, 농특산물 구입 등까지 고려하면 지역 전체의 경제적 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소득이 높아지는 것과 더불어 머물다 가는 ‘생활인구’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역민과 정을 나누며 강진과 인연을 맺은 사람들의 재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로 9년 차에 접어든 푸소는 침체된 농촌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인구소멸 위기 대응 모델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게 됐다.

이제 푸소 시즌2가 문을 연다. 빈집을 리모델링하고 전원주택단지를 조성해 은퇴자들과 귀농인들을 맞이하려 한다. 강진군에 정착하는 ‘정주인구’를 늘리고, 이들이 푸소체험 운영자로 합류해 사업을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다양한 연령층의 체험객을 유치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다변화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노후화된 농가의 시설을 정비하고 푸소체험 운영자들이 관광 전문가가 되도록 역량 강화 교육도 보강한다. 

생활관광이 대중화되기 이전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시작했던 푸소는 지역을 살리겠다는 행정 당국과 지역민의 열망으로 완성됐다. 장인의 손길로 한 땀 한 땀 채워가듯 만들어낸 ‘메이드 인 강진’ 푸소는 이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국가대표 관광상품으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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