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는 전후 본격화된 농업 근대화 과정에서 이농현상이 심화하자, 농촌지역의 침체를 극복하고 농촌의 자산을 보존·활성화하기 위해 농촌관광을 촉진하기 시작했다. 특히 인구 유출로 위기에 빠진 지역의 대안적 운동으로 일어난 지뜨 드 프랑스(Gîtes de France) 운동은 농촌지역 은퇴자 중심으로 일어난, 전통 농촌건축물을 보전하기 위한 민간운동에서 시작됐다.
‘바캉스용 시골집’이라는 뜻의 지뜨(Gîtes)는 1951년 당시 상원의원이었던 에밀 오베르에 의해 설립되고 1952년 제2차 국토개발계획 관광 부문 근대화를 위한 정부 보고서에서 관광시설로 공식화됐다. 전국적으로 생성된 146개 지뜨를 연결하기 위해 1955년 전국지뜨연합회가 창설됐고, 이후 단순한 농촌숙박시설을 넘어 어린이 지뜨, 낚시 지뜨, 장애인 지뜨, 승마 체류 등 다양한 농촌관광서비스까지 제공하게 된다. 전국지뜨연합회는 1997년 관광부로부터 공식 관광시설 감독기관으로 승인받고 웹사이트도 운영 중이다. 현재 프랑스에는 전국적으로 4만여 개의 지뜨가 있다.
농촌주택을 개량·보수해 주로 숙박 위주의 임대사업을 하는 지뜨는 민간이 운영하지만 공인된 전국지뜨연합회를 통해 서비스 품질을 엄격하게 관리받고 있다. 지뜨연합회 가입 후 70여 개 항목에 달하는 심사기준에 합격하면 ‘지뜨 드 프랑스 라벨’을 획득할 수 있는데, 라벨을 부착한 농가는 4~5년에 한 번씩 서비스, 내부시설, 안전관리, 위생 문제, 실내 및 외관 경관 상태, 체험 프로그램 등 엄격한 품질관리 점검을 받게 된다. 6개 상품 유형별 그리고 테마별로 품질관리 규약을 두고 있고, 이삭 개수로 각 지뜨 시설의 등급을 나눠 관리하고 있다. 테마 지뜨는 체험관광이 부각되면서 추가된 것으로 장애인, 승마, 낚시 등 특수시설을 필요로 하는 지뜨에 대한 설비규정이 포함된 것이다.
예컨대 숙박시설에 해당하는 지뜨는 화장실, 목욕탕, 냉장고 등 기본적인 시설에 별도 정원 등 추가 시설과 식기세척기, 세탁물 건조기와 같은 가전제품 등이 제공될 경우 이삭이 1개 등급에서 4개 등급까지 상향 적용된다. 어린이를 위한 체험시설을 갖춘 어린이 지뜨는 아동 최대 수용한도를 규정하고 있다. 최소 규모인 경우 자연과 동물을 체험할 수 있는 농장에 미니 지뜨를 구성할 수 있고, 최대 규모인 경우 방학프로그램으로 연극, 도자기 등 문화예술체험 및 수영, 스키 등 체육활동까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활동별로 필요한 전문교사 요건도 포함하는 등 상품별로 매우 상세한 서비스 품질관리를 실시한다.
국내 가족 단위 농촌체험마을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시설의 위생·청결 상태가 농촌체험시설을 선택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사항이며, 화장실·샤워실 편리, 숙박시설 예약 편의성 등도 주요한 요인으로 나타났다. 농촌관광 활성화에 숙박시설의 품질 및 서비스 관리가 중요한 요소임을 알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지역에 활력을 높이기 위한 시책으로 현지 살아보기 프로그램 등 다양한 농산어촌 관광정책이 시도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 농산어촌 관광상품은 개별 상품으로 판촉돼 전체 숙박시설에 대한 통합예약시스템 등이 부재하고 관광상품 품질 제고를 위한 공동관리 제도도 미흡한 실정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농산어촌 숙박시설에 대한 품질관리 등 체험객의 실질적인 만족도를 제고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는 데 프랑스 지뜨가 좋은 참고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