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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무료 농어촌버스 운행으로 10배의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
윤경희 경상북도 청송군수 2023년 11월호

군민 2만5천 명 중 65세 이상이 41.5%를 차지하는 초고령사회. 경북 청송군은 지역소멸 위기에 대한 고민이 많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노인 시대’를 잘 열어가기 위해 전국 최초로 농어촌버스 전면 무료화를 도입한 청송군의 윤경희 군수를 만나봤다.

무료 농어촌버스가 도입된 계기와 운영 현황이 궁금하다.
올 1월부터 63개 노선을 운행 중이다. 보편적 교통복지를 실현해 군민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동시에,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하고 탄소중립을 실천해 ‘산소카페’ 청송군 이미지를 부각함으로써 지역 관광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도입했다.

도입 후 약 10개월이 지났다. 군에 어떤 변화가 생겼나?
버스 이용객이 25% 이상 늘었다. 어르신들에겐 버스요금 1,300원도 적지 않은 부담이어서 한 번의 외출로 여러 일을 해결하곤 했는데, 이제는 경로당에 계시다가도 “아 오늘 안덕장이지” 하며 부담 없이 공짜버스를 타고 국밥 한 그릇 사 먹고 오신다. 군이 이동권을 보장해 주니 사회적 교류도 많아지고 어르신들의 건강도 더 좋아졌다. 게다가 의료서비스 접근성 향상 등 생활 환경이 좋아지면서 자녀들도 생활인구로 유입되고 있다. 농번기엔 비어 있던 5일장 등에 사람이 많아졌고 거래·여가 활동 등도 늘어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다.

외부 관광객도 늘었나?
늘어난 버스 이용객 중 20% 정도가 관광객이다. 언론에서 ‘전국 최초 무료 농어촌버스 운행’을 보도하면서 청송의 문화관광자원이 함께 노출돼 홍보 효과를 본 측면도 있는 것 같다. 관광객들은 공용 주차장에 차를 두고 버스여행을 무료로 즐기며 학창시절 버스를 타고 통학했던 옛 추억을 되새기기도 한다. 또 서울에서 청송까지 대중교통으로 와서 무료버스를 타고 슬로시티 청송의 이곳저곳을 방문하기도 한다. 우리 버스가 빨간색인데 ‘빨간버스를 타는 것’ 자체도 관광자원이 되고 있다. 재방문율도 늘고 있다. 

버스요금 무료화로 재정 부담은 없나?
무료화 예산은 3억5천만 원 정도다. 하지만 지역경제 활성화로 30억 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보고 있다. 관광객이 오면 지역에서 버스요금의 몇 배는 쓰지 않겠나(웃음). 투입 예산 대비 효과가 훨씬 커서 계속사업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지금까지는 기존 노선의 안정적 운행이 목표였지만 이제 청송군 관광 거점지역을 연결하는 버스노선 신설, 승강장 확대, 교통량과 수요변화에 대응한 전반적인 노선 개편 등으로 지역 내 연결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하반기에 전기 미니버스도 도입해 대형버스가 들어가지 못하는 좁은 골목길도 구석구석 연결할 계획이다. 아울러 청정도시 청송의 지속가능성을 더 높이기 위해 기존 차량도 점차 전기버스로 교체할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
청년들은 ‘온나 온나’ 하고 말만 해선 오지 않는다. ‘청송은 교통도 편리하고 청송사과 등 과학영농으로 도심 못지않은 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는 인식을 줘 스스로 오도록 유도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선적으로 농어촌 마을을 그곳에 사는 주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교통인프라 구축이 그 출발점이다. 여기에 중앙정부도 힘이 돼주면 좋겠다. 
 
오성록 『나라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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