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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유입 증가, 다인종·다문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
김옥녀 숙명여대 정책대학원 교수 2024년 08월호

올 초 통계청이 장래인구추계에서 전망한 2024년 합계출산율은 0.68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 합계출산율(2022년 기준 1.49명)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초저출산의 영향으로 한국은 세계에서 유례없는 속도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있다. 나아가 2022년 전국 228개 시군구 중 80%(183곳)가 인구의 자연감소를 뜻하는 ‘데드크로스’ 현상을 경험했고 51.3%(117곳)는 ‘지방소멸 위험지역’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는 인구 ‘쇼크’를 넘어 인구 ‘패닉’ 상태다. 적극적인 이민자 유입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이유다.

1993년 11월 외국인 산업연수생 도입을 시작으로 2000년대 초반 결혼이주여성의 증가, 2000년대 중반 유학생 증가, 2003년 미등록 이주노동자 대규모 합법화, 2007년 중국 및 구소련지역 동포 ‘방문취업제’ 도입이 이어지며 2007년에는 국내 체류 외국인 100만 명 시대를 맞이했다. 지속적인 증가세로 지난 6월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261만 명에 도달해 전체 인구의 약 5%에 이르게 됐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빠른 속도로 다인종·다문화 사회로 전환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9월 외국인 숙련기능인력 점수제 비자[뿌리산업 및 중소제조업 등 종사 외국인 근로자의 비자(E-9, E-10, H-2 등)를 장기 체류가 가능한 숙련기능인력(E-7-4) 비자로 변경할 수 있는 제도] 대상을 연간 2천 명에서 3만5천 명까지 대폭 확대한 ‘K-point E74’가 시행됐다. 이는 더 많은 숙련 이주노동자의 가족 초청과 정주를 허용할 수 있게 돼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고, 우리나라 이민정책의 성격이 개인 단위의 단기순환에서 가족 단위 장기 거주로 전환하는 기제가 됐다. E-7-4 자격을 가진 이주 노동자의 경우 출신국 국적의 배우자를 만나 혼인하고 자녀를 출생하는 등 출신국의 언어, 문화, 생활습관을 유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지역사회에서는 이전보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접하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백인과 서구문화에는 개방적인 반면 비서구 문화와 유색인종에는 폐쇄적인 태도를 보인다. 2018년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CERD)는 한국의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 확산에 우려를 표명하고 인종차별 확산 금지를 위해 노력할 것을 한국 정부에 권고한 바 있다. 실제로 국가인권위원회의 2022년 인권의식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 사회가 이주민에게 혐오 또는 차별적 태도를 지니고 있다는 응답이 54.1%에 달한다. 국민 두 명 중 한 명은 이주민에 대한 혐오나 차별을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이주민들 역시 한국인들의 이중적인 시선, 한국 사회의 인종차별과 편견을 인식하고 있어 이주민과 내국인 간 갈등의 소지를 안고 있다. 

이주민의 빠른 증가는 국가 경제에 활력을 높이는 순기능이 있다. 하지만 다양한 문화와 인종에 대한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준비가 없다면 내국인과 이주민 모두에게 낯선 문화에 적응해야 하는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 내국인의 이해 및 수용성이 부족하면 정치적·사회적·경제적·문화적 권리에서 이주민이 배제되고 사회갈등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민자의 사회적 통합 과정에서 갈등이 없을 수는 없지만 이를 조율하면서 한 걸음씩 나아갈 때 비로소 사회가 발전하게 된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공존하는 진정한 의미의 사회통합을 위해 이제는 한국 사회가 그동안 간과한 이주민의 삶을 진지하게 재조명할 시점이다. 한국 사회에서 이주민은 더 이상 낯선 존재도, 위협적인 존재도, 연민과 동정의 대상도 아니다. 이들은 이제 내국인과 조화롭게 공존하며 장기적으로 함께 살아가는 사회구성원이자 지역주민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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