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개국 출신 9만7,392명의 이주민이 거주하는 경기도 안산시. 전체 인구의 13%가 이주민이다. 이들의 사회통합과 정착을 돕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안산시 외국인주민지원본부(이하 본부)는 2005년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로 시작해 2019년 1월부터 현재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2개 과, 6개 팀의 26명이 박경혜 본부장의 리더십 아래 이주민 지원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
안산시는 2005년 기초지자체 중 처음으로 이주민 지원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2020년에는 전국 최초로 상호문화도시(유럽평의회가 선정한, 이주민과 선주민이 더불어 살아가기 적합한 환경이 조성된 우수 도시)로 지정되는 등 이주민정책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최초라는 단어가 말해주듯 박 본부장은 “안 가본 길을 만들어서 가고 있는, 안산이 가는 길이 대한민국의 표준이라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다”라고 운을 뗐다. 안산시는 이주민들이 지역사회에 잘 정착하고, 안산시민 나아가 한국인과 조화롭게 공존하는 것을 목표로 한국어 교육, 14개의 언어로 제공되는 통역 상담, 한국 문화 체험 등 다양한 이주민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박 본부장은 사회 변화에 걸맞게 이주민정책도 바뀌고 있어 유학생 유치와 같은 새로운 과제가 등장했고, 최근에는 이민 1세대 자녀들의 교육과 사회통합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주 배경 청소년들이 우리나라에서 좋은 인재로 성장하려면 무엇보다 교육여건이 잘 갖춰져야 한다”라며 “이들이 한국어를 배우는 것뿐 아니라 부모의 모국어를 잊지 않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현재 대부도에 공립형 국제학교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또한 공단 근로자나 기술자들의 숙련도를 높이기 위해 인근 대학의 교육프로그램을 연계하는 방안도 고심 중이다.
박 본부장은 기관 간 파트너십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법무부, 대학 등과 연계해 이주민 지원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한편 이주민 대상 정책의 접근성을 높이고 홍보를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본부 홈페이지는 다국어로 제공되고 있으며, 상담지원센터에서도 다국어 상담을 지원한다. 또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주민들에게 필요한 정책을 소상하게 알리고 있다.
안산시는 법무부에서 실시하는 사회통합 교육프로그램에 14년간 참여하고 있으며, 외국 국적의 영유아들에게 보육료를 지원하는 정책을 전국 최초로 시행했다. 박 본부장은 “기초지자체가 늘어나는 이주민의 사회서비스 요구를 충족하기엔 재정적으로 한계가 있는 만큼, 국가 차원에서 이주민정책을 주관하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라며 최근 잠잠해진 이민청 이슈에 대해 소견을 밝히기도 했다.
박 본부장은 이주민 지원을 확대할 때 안산시민들이 큰 저항 없이 받아들이는 등 이주민과 선주민이 갈등 없이 공존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해마다 외국인 정책 기본계획에 이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정책을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이주민정책의 효과를 평가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해 이주민들의 생애 주기별 서비스 욕구에 따른 맞춤형 지원을 실시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주민 관련 최초, 최장의 타이틀을 갖고 있는 안산시. 다양성과 포용으로 이주민과 선주민이 더불어 사는 최고(最古)이자 최고(最高)의 도시를 만들기 위한 안산시 외국인주민지원본부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