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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인구변화발 기업변신, ‘패스트팔로어→퍼스트펭귄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 2024년 10월호



필요한 건 핵심사업의 주변지점이 던져준 기회 포착이다. 인구변화와 주력산업의 경계 즈음은 훌륭한 보물천지다(엣지전략).
보물을 찾아내 구슬로 꿰는 달라진 혁신실험 중에 인구위기는 매력적인 성장기회로 진화한다.


시대변화는 전략수정·체질개선을 요구한다. 변화에 맞게 변신한다는 의미다. 적자생존·승자편입의 필수조건이다. 반면 유지는 곧 도태다. 다 함께 흥했던 인플레이션 시대는 현행유지조차 지속가능을 뜻했다. 지금은 아니다. 평균만 해도 먹고살던 시대는 끝났다. ‘디플레이션 vs 스태그플레이션’의 양면카드뿐이다. 벌어도 더 나가는 미스매칭(스태그플레이션)보다 덜 벌고 덜 쓰는 축소지향(디플레이션)이 다행일 정도다. 사실상 인구변화 탓이다. 덕분에 고성장 종언과 선진국 진입은 겹친다. 그 공통지점에 전 지구를 놀래킨 한국형 인구변화가 있다. 후속청년이 선택한 ‘저성장·고학력→소득불안·출산포기’의 악순환적인 분업포기를 말한다. 한국만 보면 예고된 인구변화를 멈춰 세울 리셋 불능의 이유도 흘러넘친다. 

그럼에도 ‘위기=기회’다. 인구변화가 위기라는 가면을 쓴 메가트렌드면 누가 언제 올라타느냐로 승부는 정해진다. 위기 속 침몰은 안 된다. 무너져서도 안 되고, 무너질 수도 없다. 시대변화의 원인·결과인 인구변화의 설명력과 영향권을 주목하는 게 좋다. 인구를 읽으면 미래가 보인다. 미래독법의 필수카드답게 난제타개로부터 혁신돌파에 이르는 뚜렷한 성공열쇠다. 경험·자산은 많다. 잘하면 인구감소형 성장시스템을 제안할 수도 있다. 노동투입 없이도 성장하는 선진국형 2.0 신자본주의로 제격이다. 1.0이 노동·자본의 요소투입이면 2.0은 인재·혁신의 성장담론에 가깝다. 전자가 추격수혜를 뜻하는 패스트팔로어라면, 후자는 신질서를 펼쳐낼 퍼스트펭귄을 뜻한다. 당장 전통적인 생산인구를 벗어난 고용모델의 변화와 소비욕구를 끌어올릴 새로운 시장조성이 시급하고 절실하다.

저성장·재정난·인구병의 트릴레마 겪는 한국,
그 위기·기회와 직결된 기업의 역할 절실


정리하면 한국사회는 갈림길에 섰다. 빠르게 압박한 인구변화가 한몫했다. 추격함 직한 선행사례는 없다. 0.72명의 출산율(2023년)처럼 저성장·재정난·인구병의 트릴레마를 겪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선진국조차 인구가 줄 수밖에 없어 한국의 행보를 면밀히 주목한다. ‘인구감소+지속성장’의 신질서를 펼칠지, ‘선진국→중진국’의 탈락론을 써낼지 유심히 지켜본다. 이제부터는 정확한 분석과 달라진 접근이 필수다. 시대변화에 맞는 구조개혁과 맞물린 패러다임의 새판짜기에 달렸다. ‘누가 무엇을 어떻게’의 재구성이 급하다. 사회 전체에 닿는 인구파장을 볼 때 역량·자원의 총동원은 당연지사다. 인구문제의 정부전담은 철 지난 레토릭이다. 새로운 구원투수의 등판시점이다. 

유력한 건 기업의 존재·역할이다. 탕평에 맞는 능력발탁은 자연스럽다. 경제는 정치보다 빠르다. 자질과 능력을 두루 갖춘 해결사의 등판은 정부실패를 막을 유효방책이다. 기업역량은 파워풀하다. 노동수요·욕구실현부터 재정유지·성장동력의 원동력답게 사회유지에 필요한 수많은 자원을 생산·연결하는 공급엔진이다. 무엇보다 인구변화의 이해관계자이자 그 해결의 수혜자다. 위기도 기회도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다. 이익도 판매에서 나오듯 고객 없는 매출은 없다. 따라서 저출생발 인구감소는 사양경고와 맞물린다. 매출하락·경기침체는 확정된 미래다. 인구가 있어야 기업도 웃는다.

인구변화야말로 미래질서를 규정할 강력·확정된 투입변수다. 저가격·고품질의 경쟁우위형 경영노력은 설 땅이 줄어든다. 시장질서가 달라질 선진국형 축소시장에 적용되기 어렵다. 가성비 소구시대의 종언이다. 승기는 신질서를 제안·장악한 쪽에 쏠린다. 판세를 뒤흔들 강력한 준칙을 움켜쥐란 의미다. 유사사례가 ESG 트렌드에서 확인된다. 돈 벌어 공헌하기보다 문제 자체를 비즈니스로 삼으라는 접근은 기존 질서를 붕괴시켰다. 제아무리 밸류체인의 가성비를 높여도 신질서와 맞서면 생존할 수 없어서다. 이로써 제2의 수축시장형 뉴노멀을 찾을 때다. 인구변화에도 지속 가능한 사업모델이다. ‘인구변화=성장토대’란 점에서 명분과 실리를 다 함께 챙기는 훌륭한 묘수일 수밖에 없다.

재편될 미래시장은 ‘인구위기→인재혁명’에 달렸다. 인구위기를 인재혁명으로 뒤집을 생산성·부가가치 증대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고도성장 때의 연공서열·종신고용을 대체해 ‘채용→임금→승진→퇴직’의 고용시스템부터 뜯어고치자는 의미다. 후속세대의 희생이 전제된 과거방식에서 중립·중도적인 근로형태로의 전환을 뜻한다. 정년제도 개혁과제다. 특정연령의 강제은퇴는 인구보너스일 때 정합적이다. 지금은 이민 증가조차 역부족일 정도로 노동력 감소가 위협적이다. 경력단절 여성처럼 출산·육아로 묻혀버린 인재활용도 새롭게 담아내는 게 필수다. ‘인구보너스→인재보너스’를 위한 ‘생산가능인구=경제활동인구’의 전원 활약이 전제된다. 독박육아도 기본전제를 ‘육아휴직→육아근무’로 전환하면 좋다. 도농격차의 서울쏠림형 인재론도 자치분권·순환경제와 발맞춘 ‘굽은나무론’(‘굽은 나무가 선산 지킨다’는 속담에서 나온 말로 쓸모없어 보이는 것이 도리어 제구실을 하게 됨을 비유적으로 표현)으로의 대체가 권유된다. MZ세대에게 불편한 연공주의는 성과주의로 바꿔주는 게 옳다.

데이터 확보 노력으로 축소고객의 
평생수요에 주목한 접근법 중요


시장축소는 ‘복지대응→성장기회’의 역발상으로 해소된다. ‘최대산업=사회보장’처럼 인구변화발 신형욕구의 시장조성이 요구된다. 이는 ‘제조→서비스’로의 비중변화와 맞물린다. 수출의존에서 내수강화로의 무게이동을 통한 혁신성장이 전제된다. 대표 산업은 블루오션으로 확실시되는 의료·간병·복지다. ‘최대산업=사회보장’이란 평가처럼 인구변화발 신형욕구의 시장재편이 펼쳐진다. 채택전략은 본업경쟁력과 외부파트너의 시너지를 뜻하는 ‘제조+서비스’의 합종연횡이다. 아마존·쿠팡·카카오처럼 데이터 확보 노력(적자감내)을 통해 축소고객(인구감소)의 전체 편익(평생수요)에 주목한 접근법이 좋다. 당장 손해라도 확장 기회는 많다. 양적인 고객감소의 딜레마를 질적인 수요발굴의 시너지로 커버하는 혁신전략이 바람직하다. 필요한 건 핵심사업의 주변지점이 던져준 기회 포착이다. 인구변화와 주력산업의 경계 즈음은 훌륭한 보물천지다(엣지전략). 보물을 찾아내 구슬로 꿰는 달라진 혁신실험 중에 인구위기는 매력적인 성장기회로 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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