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저출생과 고령화로 기업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면서 노동력은 줄고 인건비는 상승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기업이 노동 생산성을 높이고 기술과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마이클 포터의 가치사슬 모형에 따르면, 기업 활동은 생산-물류-판매·서비스에 이르는 주요 활동과 기업 인프라·인재 관리 등 지원 활동으로 나뉜다. 기업들은 생산-물류-판매·서비스에 이르는 가치사슬 전반에서 D&A(데이터 분석), AI, 로봇 등의 혁신 기술을 통해 생산성 저하와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나타난다. 인프라 부문에서는 AI와 자동화로 고령화에 대응하며, 인재 관리 부문에서는 인력 재배치로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에 AI 더해 근로시간 단축하고
신체 보조 기구 도입해 고령자 작업 효율 높여
첫째, 기업을 인프라 측면에서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기술’과 ‘공간’으로 구성된다. 기업은 기술과 공간을 활용해 임직원의 업무 생산성과 몰입감, 연결성을 높이기 위해 AI, D&A,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로봇 등 혁신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본 통신기업 소프트뱅크는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와 AI를 결합한 기술 혁신에 주목했다. 2018년 미국의 자동화 솔루션 개발 스타트업인 오토메이션애니웨어에 3억 달러를 투자하고, 이를 바탕으로 임직원의 업무시간을 단축하는 ‘Digital Worker 4,000 Project’를 추진했다. 임직원의 약 6%에 해당하는 4천 명분의 업무를 기술로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결과적으로 RPAI(RPA+AI) 기반으로 연간 770만 시간의 업무를 대체하는 효과를 얻었다.
독일 BMW는 고령 근로자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작업 환경을 개선했다. ‘내일을 위한 오늘’ 프로그램을 통해 외골격 기구인 ‘의자 없는 의자’를 도입하고, 충격 흡수 바닥 설치, 허리 높이의 컨베이어 벨트와 크레인 장비 구비 등으로 고령 근로자의 작업 효율을 높였다.
둘째, 인재 관리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에서 청년 근로자 비중이 2002년 30.4%에서 2023년 15.7%로 감소한 반면 50대 이상 근로자는 13.0%에서 34.7%로 증가했다. 이에 기업들은 인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재교육과 지식 공유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유연한 근무 형태와 직무 중심 채용 시스템으로의 개선 등 청년층·중장년층, 여성, 외국인 근로자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은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로 인한 기술력 저하를 인사 위험으로 인식해 중장년 직원의 전문지식을 동영상으로 제작·배포하고, 10대 견습생과의 공동 교육을 운영하며, 유연근무제 및 퇴직자의 단기 프로젝트 채용 등을 추진했다. 일본의 3대 금융그룹 미쓰비시UFG 은행은 DEI(Diversity·Equity·Inclusion, 다양성·형평성·포용성) 차원에서 여성 직무 만족도 개선과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전 직원 및 그룹사로 확대하고, 육아휴직과 유연근무제를 도입해 중장년과 여성의 장기근속을 촉진하고 있다. 또한 시니어 직원 역량 개발과 퇴직 후 유연근무제로 계속 고용 시스템을 구축했다.
셋째, 생산 부문에서 기업은 인력 부족과 생산성 극대화를 위해 두 가지 방안을 활용할 수 있다. 바로 스마트팩토리 도입과 로봇 활용이다. 스마트팩토리는 기획부터 판매까지 모든 생산 과정을 정보통신기술로 통합해 고객 맞춤형 제품을 최소 비용과 시간으로 생산하는 지능형 공장이다. 최근에는 단순 자동화에서 자율화로 진화하고 있다.
지멘스의 암베르크 공장은 스마트팩토리의 대표 사례로, 전 과정에 디지털트윈을 구현해 사람이 직접 개입하지 않고도 생산량을 늘리면서 불량률은 최소화했다. 지멘스는 이를 구현하기 위해 AI, 빅데이터, IoT, 클라우드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 기술을 활용했으며 2012년부터 100억 유로 이상을 소프트웨어 기업 인수에 투자했다.
로봇은 노동력을 대체·보완하기 위해 사용되며, 제조형(산업용)과 서비스형으로 나뉜다. 제조형 로봇은 위험하거나 반복적인 작업에 활용되며, 전통적인 산업용 로봇과 협동 로봇으로 구분된다. 협동 로봇은 크기가 작고 유연하게 공정을 바꿀 수 있어 최근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싱가포르 글로벌혁신센터에서 협동 로봇을 자동차 생산 공정의 다양한 작업에 활용하고 있으며, 사족보행 로봇 ‘스팟’을 공장 안전점검에 투입 중이다. 또한 올해 미국 전기차 공장에 자율주행 물류 로봇을 공급할 계획이다.
자율비행과 첨단 센싱으로 물류 효율 제고…
마케팅에서는 AI 카피라이터가 활약
넷째, 물류 분야에서는 고령화로 인한 생산성 저하와 젊은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진 물류 기업들이 기술 혁신과 서비스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해 물류 프로세스를 최적화하고 재고관리와 작업 일정을 효율적으로 조정하며, AI 기반 수요 예측과 모니터링으로 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또한 드론을 활용한 재고관리 자동화도 도입되고 있다. 첨단 카메라와 로봇운영체제(ROS) 기술이 탑재된 드론은 바코드, QR 코드 등을 인식해 빠르고 정확하게 재고를 관리하며,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일본 히타치는 AI와 빅데이터로 물류 프로세스를 최적화해 인력난을 해결하고, AI 분석을 통해 경로 최적화, 재고 관리, 작업 일정 조율을 자동화했다. 무인운반차량(AGV)과 AI 센싱으로 물품 선별·분류를 자동화하고 협동 로봇, 자동 패킹 장비를 도입해 작업을 효율화했다. 또 머신러닝으로 판매 추세를 분석해 수요를 예측하고 AI 챗봇이 고객 문의를 처리한다.
미국 코버스 로보틱스는 자율비행 드론 ‘코버스 원(Corvus One)’을 개발해 물류창고 재고 관리의 효율성을 높였다. 이 드론은 자율비행과 첨단 센싱 기술을 활용해 물류센터 내 선반과 물품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며 장애물 회피 시스템으로 안전성을 보장한다.
다섯째, 판매·서비스 단계에서 기업들은 노동력 절약을 위해 자동화·무인화를 촉진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마케팅 부문에서는 AI 카피라이터가 주목받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루이스’나 CJ의 성향맞춤 AI 카피라이터 등이 광고 문구 제작 시간을 크게 단축하며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영업 부문에서는 무인점포가 확산되고 있다. 일본의 편의점들은 AI와 IoT, 센서를 활용한 혁신 매장을 도입해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고객서비스 단계에서는 AICC(AI Contact Center, AI 콜센터)를 도입해 근로자들의 감정 노동을 줄이고 고객 대응 속도를 높이고 있다. 다이소는 AICC를 도입해 상담사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고객서비스의 질을 높였다. 이러한 기술들은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미 돌이킬 수 없고 피할 수 없는 위기 속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모색하는 기업들은 여전히 현실을 직시하며 그 안에서 기회를 찾아내고 있다. 인구구조의 대변혁 시대를 맞아 기업은 보유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찾아 실행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특히 AI, D&A, IoT 등 디지털 기술을 적시에 활용한 스마트화 전략을 구축하고 중고령층의 풍부한 경험과 축적된 지식을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더욱 깊이 있는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이는 조직 내 신뢰와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기술과 결합된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접근으로 현재의 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