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에 따르면 10집 중 4집이 1인가구, 그중 여성이 60%를 넘는다. 20년 넘게 여성 1인가구 네트워크를 이끌고 있는 김난이 비비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을 만나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비혼 여성 6명으로 시작한 모임이 어떻게 공동체주택을 만들기 위한 협동조합으로까지 이어지게 됐나?
30대 들어 삶의 많은 질문에 답을 얻지 못한 상황이라 결혼이 아닌 독립을 선택했다. 그러나 인생의 모든 문제를 혼자 감당하기는 어렵겠다 싶어 나처럼 결혼 계획이 없는 또래 친구들을 모아 2003년 비혼들의비행(비비) 모임을 시작했다. 함께 고민을 나누고 관심사를 공부하다 비혼 여성들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해 공동체를 확대했다. 현재 약 50명이 활동한다. 그러다 우리 나이가 많아지면서 자기돌봄, 노후 주거에 관심을 갖게 됐고, 2022년 여성 중장년 1인가구 공동체주택 추진을 위한 비비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했다.
공동체주택은 어떤 모습으로 만들 계획인가?
2019년 ‘비혼으로 잘 살아가는 힘은 어디서 오는가?’라는 주제로 생활연구를 진행했는데, 공감대를 형성할 친구, 서로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이웃, 이사 걱정 없는 적정 규모의 집이 필요하다는 게 결론이었다. 공동체주택은 친구·이웃·집을 갖춘 임대주택 형태로 만들려고 한다. 독립적인 삶의 공간과 방식은 존중하면서 공유공간에서 협력하고 자체 플랫폼을 통해 회원 및 지역과 소통한다. 서로의 돌봄 제공자가 되며 낮은 부담으로 양질의 주거·생활·문화를 누릴 뿐 아니라 그 안에서 일자리를 만들어 소득도 얻게 할 계획이다.
공동체주택 진행 상황은?
공개모집을 통해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모았다. 전주뿐 아니라 안산, 인천, 제주, 심지어 일본에 사는 조합원도 있다. 총 14명이다. 집 짓기 교육 및 워크숍을 진행하며 의견을 모아 실제로 구현하려 했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변수가 생겼다. 처음에 염두에 뒀던 전주형 사회주택 사업이 없어지고 테마형 매입임대 사업은 처음 시작했던 방향과 달라졌다. 방안을 계속 모색하고 있다.
혼자 사는 사람이 늘어나는 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관계 변화다. 가족 관계 중심의 결혼식, 장례식, 명절 의례가 달라질 것 같다. 가장 큰 것은 가족 내 여성이 독박으로 담당했던 돌봄의 역할이 사라지면서 정책, 사회제도, 시민 인식 등이 변화될 수밖에 없다는 거다.
정부의 1인가구 정책에 대한 생각은?
정책이 청년이나 노인 중심이어서 중장년, 특히 비혼 여성 1인가구는 논의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 39세까지 지원이 필요했는데 40세가 된다고 갑자기 상황이 좋아지진 않는다. 청년, 노인 정책을 단절적으로 보지 말고 생애주기를 고려해 통합적으로 시행하면 좋겠다.
앞으로 바라는 삶의 모습은?
더불어 잘 먹고 잘 살다가 잘 죽는 것이다(웃음). 결국 그것이 서로 위로하며 응원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고, 이들과 함께할 공동체주택을 추진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