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생태학자 레이첼 카슨의 책 「침묵의 봄」을 계기로 1960년대 초 미국에서는 제2의 환경운동이 일어났다. 유기염소 계열의 살충제인 DDT로 인해 봄이 되어도 새가 울지 않는다는 내용보다 더 충격을 받은 것은 그녀가 몇 년 뒤 유방암으로 숨졌다는 사실이다. 유방암은 대표적인 여성 질환으로 생활 속 유해화학물질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한다. 그녀의 이름을 딴 레이첼 카슨 연구소에 의하면 1970년대 말 미국에서는 DDT 사용을 금지했는데 아직도 가정집이나 하천에선 DDT가 검출된다고 한다.
2011년 우리 사회에도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너무나 친숙한 생활용품인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서 많은 사람이 피해를 입고 목숨을 잃었다. 대부분 어린 아이와 여성이었다. 피해 가족들의 고통을 보면서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던 일상의 위험에 공포감마저 들었다. 우리는 수백 종의 화학물질을 무의식적으로 사용한다. 방부제, 항생제, 합성계면활성제, 색소, 인공향 등을 먹고 마시고 바르고 뿌리고 그것들을 사기 위해 숨 가쁘게 일한다. 그 결과 3명 중 1명의 어린이는 아토피 피부염이나 천식, 비염을 앓고 있으며, 여성들의 유방암 증가율은 세계에서 가장 높다. 자살이나 폭력 역시 점점 늘어나고 있다. 우리 몸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깨끗한 물, 맑은 공기, 건강한 먹거리와 따뜻한 보살핌 대신 석유화학물질, 오염된 먹거리 등이 우리 삶의 공간을 채워가고 있다.
지구를 배려할 때 우리는 건강해질 수 있다. 아니 지구를 배려해야만 건강해질 수 있다. 건강한 삶이란 내 몸과 마음뿐 아니라 이웃과 더불어 함께 살면서 자연과 교감하는 것이다. 여성환경연대가 제안하는 지구를 배려하는 일곱 가지 습관은 단순하다. 자동차 대신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를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는 걷는다. 여름엔 에어컨 대신 선풍기나 부채를 이용하고 겨울엔 내복을 입는다. 일회용 비닐이나 종이컵, 휴지 대신 장바구니, 개인 컵과 손수건을 들고 다닌다. 그리고 주변에 한 평 땅이라도 있다면 텃밭을 일구고 여의치 않으면 옥상에 상자텃밭이라도 심고 가꾸자고 제안한다. 이러한 작은 습관의 핵심은 가능한 전기나 자원을 덜 이용하여 몸의 자연적인 힘을 키워가는 것이다. 또한 수고로이 식물을 키우는 경험을 통해 지구가 잠시 쉴 틈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여름엔 땀 흘리고 겨울엔 추운 것이 계절이 주는 기회이고 많이 걷고 움직이는 것이 몸의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해지는 비결이다.
어쩌면 이런 작은 노력만으로는 지구의 생명시계를 되돌리기에 너무 늦은 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러나 개인 컵과 손수건, 장바구니를 가방에 갖고 다니는 것은 지구를 배려하는 작은 시작이다. 그 작은 실천을 통해서 어떻게 사는 것이 건강하고 행복한 길인지 찾아야 한다. 지금까지는 더 많은 소비가 행복의 기준이었다면 덜 사고 덜 쓰고 덜 먹어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구 환경을 배려하는 삶이란 결국 내 자신과 가족을 위한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