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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주거복지 실현을 위한 수단…사회·경제적 재생으로 이어져야
권혁삼 LH 토지주택연구원 수석연구원 2015년 07월호

 

주거지 재생은 대규모 정비사업의 퇴조와 노후 단독주택지에 대한 인식이 전환되면서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시작된 마을 만들기가 단초가 돼 단독주택지의 생활환경을 개선해 무분별한 재개발을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2014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소득 1∼4분위의 63.7%가 단독ㆍ다세대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단독주택지는 주택개량의 역량이 낮은 저소득층의 거주비중이 높아 노후 주택들이 방치되면서 슬럼화되고 안전사고의 우려도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서민주거 안정을 위해서는 아파트 일변도의 재개발에서 벗어나 거주를 전제로 지역주민과 지역특성을 고려한 단독주택지 재생을 통해 촘촘한 주거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2012년 8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을 통해 기존의 주택재개발사업, 주택재건축사업, 주거환경개선사업 외에 주거환경관리사업, 가로주택정비사업과 같은 소규모 정비사업이 새롭게 도입됐다. 주거환경관리사업은 공공에서 정비기반시설과 공동이용시설을 확충하고 주민들이 자신의 주택을 개량하는 정비방식으로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 등에서 선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다른 정비사업과 달리 정비계획의 수립과 정비구역의 지정절차 없이 종전의 가로를 유지하면서 주민들이 조합을 구성해 소규모 공동주택을 건설하는 정비방식으로 서울시 3곳에서 추진되고 있다.


최근 주거지 재생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이 잇달아 시행되고 있다. 2014년 5월 가로주택정비사업의 조합설립 동의율이 종전 90%에서 80% 이상으로 완화됐고, 6월에는 주거환경개선사업이나 주거환경관리사업 구역 내 건설되는 공동주택의 사업승인규모가 종전 20세대에서 50세대 이상으로 완화되는 등 추진절차가 간소화됐다. 또한 2014년 10월 「건축법」 개정을 통해 주민 간에 건축협정을 체결해 주택을 맞벽으로 건축하고 지하층 등을 통합ㆍ설치하는 건축협정제도가 시행됐으며, 현재 공모를 통해 4곳에서 시범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정책변화는 대규모 주택공급 방식이 한계에 도달하고 저출산 고령화와 저성장 경제구조가 심화되고 있는 주택시장 여건변화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주거지 재생은 다양한 계층ㆍ집단ㆍ주체의 이해관계가 있고, 경제적 여력이나 전문지식이 부족한 주민들 스스로 추진하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다. 2015년 1월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으로 생활권 단위의 근린재생에 대한 공공의 지원과 역할을 강화하는 제도적 근거가 마련됐다. 이는 주거지 재생을 통해 주거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서민들에게 부담 가능한 양질의 주거환경을 제공하고 주거선택의 기회를 확대한다는 점에서 그 당위성을 찾을 수 있다.


주거지 재생은 물리적 환경개선뿐 아니라 노후 주거지에 부족한 커뮤니티시설을 확대하고 지역 내 소규모 건설시장 활성화에도 긍정적 역할이 기대된다. 특히 수요가 많은 도심 내 임대주택을 확충하고 민간참여 등을 통해 공급방식도 다양화할 수 있다. 스웨덴, 독일 등 선진복지국가의 사례를 보더라도 공공임대주택의 확충과 함께 민간임대시장이 활성화될 때 실질적인 주거안정을 달성할 수 있다. 앞으로 주거지 재생은 보편적 주거복지 실현을 위한 수단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주거의 본질적 가치를 회복하고 사회적ㆍ경제적 재생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공공의 역할에 대해 다음 몇 가지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첫째, 매입임대주택 등을 활용한 민관협력형 사업으로 모범사례를 만들어야 한다. 둘째, 도시여건과 서민생활에 적합한 소규모 공동주택과 단독형 집합주택 모델을 개발ㆍ보급해야 한다. 셋째,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코디네이터 역할과 주거지 전체 차원의 계획적ㆍ종합적 재생을 유도해야 한다. 넷째, 단독주택과 소규모 공동주택에 대한 유지관리를 지원해야 한다. 다섯째, 주민들의 주택개량에 대한 지원책과 함께 임대시장 장려책 및 임차인 보호책도 지속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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