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하면 여전히 질병, 가난, 전쟁 등 부정적 이미지와 함께 4D(difficult, dirty, dangerous and distant)의 대륙이라는 인식이 강할 것이다. 아프리카미래전략센터는 이러한 아프리카에 대한 인식 제고를 비롯해 아프리카에 대한 연구, 한국과 아프리카 국가 간 비즈니스 파트너십 확대를 위해 지난해 1월 출범한 아프리카 전문기관이다. 15명 정도의 적은 인원으로 일천하지만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
이번 순방에 동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대표께서는 어떤 업무로 동행을 한 것인지 궁금하다.
이번 순방에 경제 사절단 일원으로 동행을 했다.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 3국에서 각각 열린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하고, 정상 주최 행사에도 참여해 각 나라 정부, 경제계 인사들과 만나 우의를 다졌다. 특히 우간다에서는 우리나라와 우간다 간 경제 관계 발전 방안에 관해 발표를 하기도 했다.
아프리카 3개국 순방국으로 우간다, 케냐, 에티오피아 3개국 선정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이들 세 나라는 자원 없이 높은 성장을 하는 대표적인 곳이다. 물론 커피는 예외다. 정부의 개발의지, 국민의 호응이 높고 모범적인 경제성장을 하고 있다. 그런 만큼 비슷한 경험을 가진 우리와 협력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협력의 잠재력이 다른 어느 나라보다 크다.
방문성과를 간략히 말씀하신다면?
76건의 MOU가 체결됐다. 약 28억달러의 경제 효과는 세 나라와 우리 사이 무역액의 5배가 넘는 액수다. 1대1 상담회도 성공적이어서 우리의 3국에 대한 연간 총수출액 3억8천만달러의 18%에 해당하는 계약이 이뤄졌다. 아프리카와 협력은 다른 곳보다 좀 더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해야 한다. 현재 우리 전체 무역에서 아프리카가 차지하는 비중은 1.3%에 불과하고 투자도 전체 해외투자의 1% 남짓할 정도다. 중국이 아프리카와 연 2,000억달러가 넘는 교역을 하는 것과 굳이 비교하지 않아도 우리 기업의 아프리카 진출은 우리 경쟁국들의 평균을 훨씬 밑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의 아프리카 방문을 통해 우리 기업 진출에 필요한 정부 간 법적, 제도적 장치를 확장하고 양국 기업들이 서로에 관심을 갖고 협력을 하는 계기를 만들어 준 것은 정말 필요하고 가장 큰 방문성과가 아닐 수 없다. 이를 계기로 우리 기업들도 아프리카의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프리카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아프리카의 잠재력에 대해선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안다. 이제 아프리카와의 협력은 왜(why?)가 아니라 어떻게(how?)의 문제가 됐다. 우선 아프리카는 여러 가지 자원의 보고라는 점에서 출발해서 지난 10년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경제성장을 달성했다. 인구도 가장 빨리 증가하는 젊은 대륙으로서 노동(력)의 공급처로서 뿐만 아니라 소득 증가에 따른 중산층도 확대되고 있다. 구매력을 가진 소비 시장으로서의 중요성도 아울러 커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특기할 만한 것은 최근 아프리카에서 경제성장은 종래 자원부국이 아니라 경제개발의지를 갖고 좋은 정치를 하는 나라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아프리카 순방국들인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가 그 대표적인 국가들이다. 에티오피아의 경우 아프리카애서 두 번째로 큰 인구 이외에 뚜렷한 자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외국 투자 유치와 인프라 건설, 제조업 육성 등을 통해 지난 10년간 연 10% 이상의 경제 성장을 이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기업들은 아프리카에 그렇게 많이 진출하지 않았다. 어디에 원인이 있다고 보는가?
아프리카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 가장 큰 이유 아니겠나. 잘 모르기 때문에 아프리카 위험의 측면을 기회의 측면보다 더 보게 되고 아프리카와의 경제 교류에 겁을 낸 것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 아프리카가 발전하기 위해선 각종 인프라, ICT, 석유 화학, 플랜트, 석유, 농업 분야 등의 개발이 필요하다. 우리도 경쟁력을 가지고 있어 유망한 협력 분야다. 이번 순방 기간에도 집중 논의됐다. 따라서 기업 입장에서도 아프리카시장의 개척 의지를 가지고 접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아프리카 54개의 나라로 구성된 대륙으로 나라마다 다양한 조건이 있어 아프리카와의 협력을 일반화해 보는 것도 좋지만 각 나라와 협력 유망 분야를 좀 더 심도 있게 발굴해 보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이번에 방문한 3개국별 특징이 있다면?
에티오피아는 한국전쟁 참전국으로 아프리카 내 우리 혈맹이다. 아프리카 외교의 본산 아프리카 연합 본부가 있는 나라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번 순방 기간 중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우리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아프리카 연합에서 연설을 했고 에티오피아와 한국 섬유 단지 조성 추진에 합의해 새로운 생산 기지를 찾고 있는 우리 섬유 업계에 대안도 제시했다. 한편 투자 유치를 통해 노동 집약적 제조업 육성을 추진하는 에티오피아 요구에 부응하는 성과가 있었다. 우간다는 농업 잠재력이 크고 국민의 70% 이상이 농업에 종사하는데 아직 생계형 농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특히 우리 농촌 개발 사례인 새마을운동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아프리카의 곡창이 될 수 있는 나라다. 최근엔 석유가 발견돼 우리 기업이 공장 건설에 참여하게 되어 있는 등 향후 플랜트 분야에서 협력 전망이 좋은 나라이기도 하다. 케냐는 아프리카 지역 통합체 중에서 가장 활발한 동아프리카 공동체의 중심 국가다. 뭄바사 같은 항구를 갖추고 있어 물류의 중심이기도 하다. 최근 철도, 도로, 전력, 통신망 등 대형 사업이 진행 중이다. 우리 기업이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지열발전소 건설 등 플랜트 분야에 이미 진출해 있기도 하다. 아프리카 내 ICT 강국으로 첨단 기술 창업이 활발한 나라이기도 해서 우리와의 협력 파트너로서 잠재력도 크다.
방문한 나라 중 특별히 더 애착이 가거나 인상깊은 나라가 있다면?
우간다는 아직 발전의 여지가 많은 나라라 문제도 많지만 삼림이 풍부하고 빅토리아 등 호수가 많아 자연이 아름다울뿐만 아니라 사람들도 아주 친절하고 순박해서 가장 인상에 남는다. 한국의 개발 경험을 전수받고자 하는 의욕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번 순방의 의미를 짚어본다면?
이번 순방은 이제 세계 경제의 새로운 엔진으로 주목 받는 아프리카와 모든 분야에 걸친 협력 강화에 좋은 계기가 됐다. 특히 국내적으로는 아프리카가 우리에게 주는 기회에 대해 관심을 일깨우고 장기적 협력 기반을 마련해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고 생각한다. 또 3국 방문을 통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예시해서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로부터 한국과의 협력에 관심을 더하는 계기도 됐다. 아울러 우리 대통령의 아프리카 연합 연설 등을 통해 아프리카가 당면한 도전에 공감하고 개발 협력과 경제 발전 경험 공유 촉진의 우리 진의를 전달해 향후 경제 협력에 필요한 우호적 기반을 공고히 하는 성과도 컸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한 말씀?
아프리카 순방 시 있었던 AU 연설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우리 기관이 아프리카와 정치, 경제, 학술,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포괄적 관계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임무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는데 일면 기쁘기도 하고 다른 면에서는 어깨가 무겁다. 규모는 작지만 아프리카에 특화된 첫 번째 기관이라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우리와 아프리카 대륙 간 이해를 높이고 서로에게 모두 유익한 협력의 기반을 닦고 구체적인 방법을 개척해 가는 데 소기의 역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