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최근 북미 지역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네시스’ 차량에 아마존 인공지능 음성비서인 ‘알렉사’를 탑재한다고 발표했다. 스피커 형태의 원통형 장치 아마존 에코, 태블릿PC인 아마존 탭 등 단말기 사용자들이 알렉사를 이용해 집 안에서 시동 걸기, 도어 개폐, 에어컨 온도 설정, 헤드라이트 켜기 등 기능을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알렉사는 자동차 이외의 많은 기기에 결합돼 활발하게 쓰이고 있다. 올 초 프랑스의 벤처기업 ‘인복시아’는 스마트 스피커인 ‘트리비’를 출시했다. 알렉사를 탑재한 트리비는 와이파이가 지원돼 주방에서 일하면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에 접속하고, 외부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받거나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렇듯 알렉사를 활용한 서비스가 벌써 100종을 넘어섰다. 알렉사를 통해 은행계좌 확인, 피자 주문도 가능해졌다. 아마존이 ‘알렉사 스킬 키트’란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공개하자 개발자들이 다양한 인공지능 서비스를 만들어 낸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코타나, 애플 시리, 구글 어시스턴트 등 인공지능 음성지원 서비스가 개발됐지만 아마존이 가장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있는 이유다. 이에 자극받은 ‘구글 홈’, 소니 ‘엑스페리아 에이전트’ 등 가정용 인공지능 비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SK텔레콤도 음성인식 인공지능 비서 ‘누구’를 발표했으며 삼성도 음성인식 스피커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가정용 로봇과 인공지능의 접목도 큰 이슈다. 신시아 브리질 MIT 교수가 개발한 소셜 로봇 ‘지보’는 원격 영상통화, 인공지능 대화 등이 가능하다. 가족의 표정이나 심리상태 패턴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대화를 유도할 수 있다. 대만 컴퓨터업체 에이수스가 올해 컴퓨텍스에서 발표한 ‘젠보’는 집안일을 대신해주는 스마트홈 도우미 로봇이다. 터치스크린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고 마이크와 스피커로 가족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모든 전자제품을 제어할 수 있으며 노약자를 보살피다 긴급한 상황이 생기면 통보해 준다. 아이들과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휴머노이드 로봇인 소프트뱅크 ‘페퍼’도 빼놓을 수 없다. 페퍼는 IBM의 인공지능 기술인 ‘왓슨(Watson)’을 적용해 다양한 외국어를 습득하고 있다. 사람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감정엔진을 탑재, 사람과의 감정 교류를 지향하고 있다. 페퍼는 은행에서 고객 상담을 하고, 피자헛 매장에서 주문을 받는 등 다양한 활약상을 보이고 있다.
IBM은 왓슨을 의료, 법률, 서비스 등 각 분야에 적용하고 있다. 미국 메모리얼 슬론 캐터링 암센터는 왓슨에게 300개 이상의 의학 학술지, 200개 이상의 의학 교과서 등 1,500만페이지에 달하는 의학정보를 입력해 훈련하고 있다. 암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 길병원도 왓슨의 기술을 도입해 암 진단 치료에 활용하기로 했다. 진단 치료에 인공지능을 접목하려는 시도는 이미 다각도로 이뤄진 바 있다. 미국 휴스턴감리교 암센터는 유방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개발했으며, 구글 ‘딥마인드’는 기계학습 기술을 활용해 안과 질환의 징후를 발견할 수 있는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팀은 휴머노이드 로봇 ‘루드비히’를 활용해 노인들이 대화하는 패턴을 분석해 치매를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서비스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힐튼 호텔은 프랑스 알데바란의 휴머노이드 로봇인 ‘나오’에 왓슨을 탑재해 호텔, 관광지 안내 등의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며, 일본 하네다 공항은 히다치의 휴머노이드 로봇 ‘에뮤3’를 활용해 방문객을 대상으로 안내 서비스에 들어갔다.
법률 분야에도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법률 분야는 방대한 판례를 분석해야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8월 미국 법무법인 베이커 앤드 호스테틀러는 머신러닝으로 수천건의 판례를 분석한 뒤 변호사에게 도움을 주는 인공지능 로봇변호사 ‘로스’를 도입했으며, 영국에선 19세 청년이 부당한 주차딱지 발급에 항의할 수 있는 절차를 인공지능화한 ‘두낫페이(DoNotPay)’란 서비스를 개발해 인기를 끌고 있다. 결국 도입되지 않은 분야를 찾기 힘들 정도로 인공지능은 사회 전 분야에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