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퀴즈 우승 노리는 한국형 알파고, ‘엑소브레인’ | 나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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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퀴즈 우승 노리는 한국형 알파고, ‘엑소브레인’

심진보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기술정책연구실장 2016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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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인류는 제4차 산업혁명(이하 4차 혁명)이라는 대변혁기에 진입해 있다. 얼마 전 열린 다보스포럼에서는 4차 혁명이 기존의 산업혁명과 비교해 속도, 범위, 영향력에서 차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4차 혁명을 이끄는 핵심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기술로는 초연결 기술(IoT, 클라우드, CPS), 초지능 기술[인공지능(AI), 빅데이터], 초실감 기술(오감센싱, 홀로그램) 같은 차세대 정보통신 기술과 로봇 기술, 3D 프린팅 기술, 나노소재 기술, 생명과학(유전공학, 합성생물학, 유전자 편집 기술) 등을 들 수 있다. 이상에서 설명한 특징과 핵심기술들을 고려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는 4차 혁명을 ‘초연결·초지능·초실감의 정보통신 기술과 다양한 과학 기술의 융합에 기반한 차세대 산업혁명으로, 제조 혁신을 넘어 인류의 사회·경제·문화에 대변혁을 초래할 인류사의 대분기(변곡점)’로 정의하고 있다.

현재 4차 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핵심기술 중 하나로 가장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기술이 바로 인공지능이다. 간단히 말해 인공지능은 학습·추론·지각·이해 등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갖는 컴퓨터 실현을 위한 소프트웨어 기술을 의미한다. 이러한 인공지능의 주요영역으로는 언어지능, 시각지능, 학습지능, 뇌인지컴퓨팅 등이 있는데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 이후 딥러닝 등 학습지능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과거 이론적 수준에 머물던 인공지능이 이제 충분한 컴퓨팅파워의 지원을 받아 학습지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단계에 들어서는 중이다. 이미 인공지능은 금융, 제조, 국방, 의료, 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되고 있고, 향후 더욱 광범위한 분야들로 그 영역을 넓힐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인공지능 플랫폼 선점을 위한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플랫폼은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환경을 총칭하는 말이다. 글로벌 ICT 기업들이 인공지능 플랫폼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은 뛰어난 성능의 플랫폼이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금융 분야에서 시장상황을 정확히 분석하고 이익을 극대화 시켜주는 방향으로 투자를 조언해주는 인공지능 플랫폼, 교통 분야에서 운전자 없이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주는 인공지능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수익모델과 성장동력이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세계최고 수준에 비해 69.5%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어 기술격차가 2.6년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 플랫폼 경쟁시대에 대한 준비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한 대비책의 한 예로 ETRI는 2013년부터 ‘엑소브레인(Exobrain)’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엑소브레인은 ‘내 몸 바깥에 있는 인공두뇌’라는 뜻을 담고 있는데, 궁극적으로 사람과의 의사소통을 넘어 지식소통이 가능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전문가 수준의 질의응답(Wise Question Answering)’을 통한 지식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R&D 프로젝트다. 현재 엑소브레인 프로젝트는 1단계(2013~2017년) R&D를 진행 중으로, 언어지능으로 세계적인 인정을 받고 있는 IBM ‘왓슨’과의 기술격차를 단축시켜 대등한 수준까지 발전시키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후 2단계(2017~2020년) 프로젝트에서는 왓슨의 질의응답 정확도(85% 추정)를 넘어서 90%의 정확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마지막으로 3단계(2020~2023년) R&D를 통해 세계최고 수준의 질의응답 성능을 구현하는 것이 엑소브레인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다.

현재까지 엑소브레인 프로젝트는 세계적 수준의 자연어 이해시스템(엑소브레인 92.3% 대 왓슨 92%)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고, 아시아 최대 규모의 고품질 지식베이스를 구축했으며, 장학퀴즈 주장원 우승자 수준의 질의응답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 상태다. 우리 국민들은 올해 안에 ETRI의 엑소브레인이 EBS의 장학퀴즈에 출전해 우승을 다투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다가오는 2023년, 우리 기술로 만든 인공지능 플랫폼인 엑소브레인과 우리말로 편안하게 대화하면서 교육, 특허, 법률 등의 다양한 전문지식서비스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세상이 열릴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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