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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주범 이산화탄소, 100년 지나도 사라지지 않아
윤신영 과학동아 편집장 2017년 03월호



기후는 지구가 만들어진 이래 늘 변해왔다. 1만5천년 전 ‘최후 빙하 최성기’ 때 지구는 극심한 추위를 겪었다. 기온은 지금보다 평균 6℃ 낮았고 북미 대륙 거의 전부는 최대 높이 3km의 빙하에 덮여있었다. 지금의 뉴욕 언저리는 이 빙하의 말단이었다. 이랬던 지구가 6천년 전에는 지금보다도 2~3℃ 따뜻한 온화한 기후로 변했다. 기후가 변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이전에는 주로 자연적인 이유였다. 화산활동, 해류, 지구의 자전축 변화가 다 원인이다. 특히 최근 250만년 전 이후로는 수만~10만년 주기로 평균기온이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야기되는 기후변화는 이와 다른 것이다. 우선 인류가 인지할 수 있을 정도로 짧은 시간, 즉 두세 세대 안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2013년 발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5차 보고서에 따르면 1880~2012년까지 130여년 동안 지구의 평균 표면온도는 0.85℃ 상승했다. 자연적인 기후변화로 6천년 전부터 지금까지 지구의 평균기온이 2~3℃ 변했다는 사실과 비교하면 얼마나 가파른 상승인지 실감할 수 있다. 더구나 온도 상승 폭은 더 커지고 있다. 만약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최악의 경우 21세기 말에 지구의 기온은 다시 평균 3.7℃ 상승한다. 실생활의 측면에서는 추운 낮과 밤의 출현 빈도는 줄고 따뜻한 낮밤의 출현 빈도는 늘어날 것이다.


런 급격한 기온 상승은 인류의 활동에 의해 일어난 것이 분명하다. 과학자들은 산업화의 결과 온실기체라고 부르는 일부 기체의 대기 중 농도가 급격히 증가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온실기체에는 이산화탄소, 질소산화물, 메탄, 오존 등이 포함되는데, 이들의 함량은 전체 대기의 0.044% 미만으로 미량기체로 분류된다. 하지만 이들 기체는 지구에서 우주로 내보내는 지구복사열 가운데 일부 파장대의 복사열을 흡수해(기체를 구성하는 원자 내부의 전자 구조가 바뀌며, 마치 전지처럼 에너지를 저장함) 대기에 배출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대표적인 온실기체는 이산화탄소다. 메탄이나 아산화질소 등 다른 미량기체에 비해 온난화 효과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지만, 기후변화를 촉발하는 특성이 있고 미량기체 가운데 압도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전체 대기 중 0.04% 이상)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대표 감축목표가 됐다. 기후변화 완화정책에 ‘저탄소’라는 말이 따라붙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산화탄소는 지상의 연소 결과로 만들어지기에 난방·산업·교통·발전 등 광범위한 인간 활동이 다 원인이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과학적인 측정이 이뤄진 1958년 이후 지금까지 약 20%, 산업화 초기인 1750년대 이후부터 따지면 40% 증가했다. 이산화탄소의 절반 이상은 생물 흡수, 용해 등으로 100년 안에 대기 중에서 사라지지만, 일부는 수천 년까지 대기에 머물기 때문에 지금 인류가 일시에 모든 연소를 멈춘다고 해도 그 영향이 바로 사라지지 않는다.


기온이 높아지면 지구 곳곳에 물리적 영향을 미친다. 가장 직접적인 영향은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는 현상이다. 1901~2010년 사이 평균 19cm 높아졌다. IPCC 5차 보고서의 최악의 시나리오를 따른다면, 이번 세기 중반에 여름철 북극해의 해빙은 거의 전부 녹을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해수면은 계속 상승해 세기 말에는 최대 82cm 높아질 수 있다. 예측 못한 돌발 기상현상이 잦아질 가능성도 높다. 이상 한파와 폭염, 기록적 폭우, 폭설 등이 무시로 찾아온다. IPCC 보고서는 “지표면 온도의 연간 변동 폭이 매년 높아졌다”고 표현하고 있다. 과학자들이 ‘지구온난화’라는 용어를 쓰지 않고 ‘기후변화’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재해의 피해는 사회적·생태적 약자에게 가중된다. 완화정책 못지않게 적응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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