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여성들이 가장 많이 찾는 상품은 무엇일까?” 세계적인 유통업체 월마트는 오랫동안 날씨와 판매 빅데이터를 분석해봤다. 그랬더니 비 오는 날 주 고객은 중년 주부들이었다. 비 오는 날 매장에 나온 중년 주부가 가장 많이 사는 것은 자줏빛 립스틱이었다. 더 재미있는 것은 자줏빛 립스틱을 산 주부는 다른 물건도 많이 사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자 월마트는 비 오는 날에는 중년 주부가 좋아하는 자줏빛 립스틱 등을 전면에 배치했다. 이것 하나만으로 매출의 12%가 증가했다. 중년 주부의 지갑을 열게 만든 날씨마케팅의 좋은 예다.
지난해 여름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폭염이었다. 우리나라도 역대급의 폭염과 열대야를 겪었다. 폭염과 가뭄은 많은 기업들에 리스크를 가져왔다. 세계적인 기업들이 날씨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을 세우기 시작한 것은 당연했다. 이제 날씨정보는 단순히 리스크 헤지(risk hedge) 차원을 넘어서고 있다.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경영의 필수요소가 된 것이다. 이 글에서는 이런 시대적 흐름을 쫓아가는 우리 기업들의 날씨경영 사례를 소개한다.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항공사가 기상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중 에어부산 항공사의 날씨경영 성공사례를 알아보자. 이들은 항공기상정보시스템을 도입해 비행계획, 비행운행 등에 활용했다. 가장 안전하면서도 경제적인 운항을 추구한 것이다. 항공기상정보를 활용하면서 회항률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 2015년에는 전년에 비해 회항률을 40%나 감소시킬 수 있었다. 경제적으로도 상당한 이익을 얻었음은 물론이다.
두 번째 사례는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다. 이들은 날씨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매출증대 및 비용절감을 이뤘다. 날씨를 활용한 마케팅으로 고객이 증가하면서 연 14억원의 이익이 생겼다. 자연재해 피해예방으로 연 900만원의 이익을 냈으며, 연 1억원의 유지관리비 절감도 이뤄졌다. 이 외에도 해양운항 안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세 번째 사례는 자동차보험이다. 보험사에서 겨울과 여름에 보험고객에게 기상정보를 발송했다. 그랬더니 기상정보를 제공하기 전보다 사고가 줄어들었다. 연간 580건의 사고 감소와 함께 손해액이 약 11억원이나 감소한 것이다. 아주 단순한 날씨정보 제공만으로도 안전과 비용절감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재미있는 사례다.
네 번째 사례는 에너지빈곤층 지원사업을 벌이는 나눔발전소다.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하면서 기상정보를 활용해 효율적인 집광판 각도 조절, 발전소 유지관리, 기상재해 안전관리를 해나갈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전국 평균 대비 8% 높은 발전시간을 기록했다. 날씨정보를 활용해 올린 이익으로 조성한 공익기금 7억원 정도를 국내외 에너지빈곤층에 전달할 수 있었다.
다섯 번째는 김치로 유명한 대상에프앤에프다. 날씨정보를 활용해 원재료를 수급하고 비축했다. 장기예보를 이용해 배추의 산지, 품종을 결정해 재배했으며 가뭄이나 홍수, 폭염 등의 기상리스크를 줄일 수 있었다. 여기에 생산 및 판매 전략도 날씨정보에 따라 수립했다. 기상정보 활용으로 배추 구매비용을 연 11억원 절감했으며 배추결품률을 개선해 연 2,300만원을 절감하기도 했다. 홈쇼핑 판매에도 날씨를 활용해 매출이 급격하게 상승했다.
“날씨에 투자하면 최소한 10배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세계기상기구의 공식적인 발표다. 세계적십자사는 15배 이상의 이익을 거둘 수 있다고도 주장한다. 날씨경영을 하면 투자 대비 최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 기업들도 외국 기업처럼 날씨경영을 많이 활용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