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석탄화력· 원자력 발전소에 의존하던 한국의 에너지정책이 대변화를 맞을 분위기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역시 햇빛, 바람, 파도 등의 재생 가능 에너지다.
지금은 서울 시내 곳곳에서 태양광발전기를 볼 수 있다. 태양광발전기는 말 그대로 태양광(햇빛)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방법을 일컫는다. 태양광발전기에 붙은 태양전지가 햇빛에 반응해 전기를 생산하고, 그 전기를 여기저기서 이용하는 것이다. 햇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효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 더 주목받을 발전 방식이다.
강원도 대관령이나 제주도에서 볼 수 있는 풍력발전기는 바람개비를 돌려서 얻는 힘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당연히 바람이 약하면 풍력발전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바람이 세면 무조건 풍력발전에 좋을까? 아니다. 우리나라 겨울바람처럼 바람이 너무 세면 풍력발전은 전기를 생산하는 일을 중단하고 바람개비만 헛돈다.
대관령이나 제주도에 풍력발전단지가 조성된 것도 이 때문이다. 연중 풍력발전에 적합한 바람이 계속 부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그래서 최근 전 세계가 해상풍력발전에 주목하고 있다. 육지를 넘어서 바다로 눈길을 돌리면 바람이 좋은 곳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가 해상풍력발전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재생 가능 에너지에 햇빛, 바람만 있는 게 아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농촌 마을에서는 소나 돼지를 키울 때 나오는 가축의 똥오줌으로 전기를 생산한다. 방법은 이렇다. 가축의 똥오줌을 버리지 않고 모아서 썩힐 때 메탄가스가 나온다. 메탄가스의 다른 말이 곧 천연가스다. 이 메탄가스를 태워서 물을 끓일 때 나오는 증기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수증기를 발생하고 남은 끓인 물은 어디에 쓸까? 많은 곳에서 지역난방을 해결한다. 도시는 어떨까? 도시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썩힐 때 나오는 메탄가스로 전기를 만들고 난방을 할 수 있다.
햇빛, 바람 같은 재생 가능 에너지도 단점이 있다. 석탄화력·원자력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기는 연중 고르다. 하지만 태양광발전기에서 생산하는 전기는 햇빛이 좋은 한여름에는 많다가 겨울에는 적어진다. 풍력발전기도 마찬가지다. 바람이 좋은 초봄이나 늦가을에는 전기생산량이 많아졌다가 바람이 잦아드는 여름에는 적어진다.
여기서 수소가 등장한다. 학교 다닐 적에 했던 물의 전기 분해 실험이 기억날 것이다. 물(H2O)에다 전기를 흘려보내면 수소(H2)와 산소(O2)로 나뉜다. 이 원리를 따라 태양광발전기가 여름에 생산한 전기 가운데 쓰고 남은 것으로 물을 전기 분해해서 수소를 생산한다. 그렇게 생산한 수소를 탱크에 담으면 저장도 가능하고, 이동도 가능하다. 그리고 태양광발전기로 생산하는 전기가 적어지는 겨울에 그 수소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때는 수소연료전지발전기를 이용한다. 수소연료전지발전기는 저장한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반응시켜 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전기를 생산한다(물 전기 분해의 역반응). 흔히 얘기하는 ‘수소 혁명’은 바로 이런 미래 비전을 강조한 것이다.
이렇게 재생 가능 에너지로의 전환을 말하면 꼭 나오는 반응이 경제성이다. 재생 가능 에너지는 석탄화력·원자력 발전에 비해 비싸서 경제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풍력 발전의 비용이 낮아지면서 재생 가능 에너지와 석탄 같은 화석연료의 발전단가가 같아지는 ‘그리드 패러티(Grid Parity)’ 달성 지역이 확대되고 있다.
물론 이렇게 그리드 패러티를 달성하려면 정부와 기업의 재생 가능 에너지에 대한 통 큰 지원과 투자가 필수다. 기후변화, 자원고갈, 자원전쟁 등을 염두에 두면 더 늦기 전에 에너지 혁명은 필수다. 어쩌면 이번 정부가 바로 그런 에너지 혁명의 원년으로 역사에 기록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