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롄와이퉁(內聯外通; 안을 연결하고 밖으로 통한다).’ 이는 일대일로의 뿌리이자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안을 연결한다’는 네이롄(內聯)은 내실을 다진다는 의미이고, ‘밖으로 통한다’는 와이퉁(外通)은 세계의 중심으로 떠오른다는 ‘대국굴기’의 뜻을 내포한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면 구체적인 액션플랜이 도출된다.
중국은 지난 2015년 정부공작보고에서 ‘싼거즈청다이(三個支撑帶; 3개의 떠받치는 지역)’라고 불리는 ‘국토균형 발전 3대 국가전략’을 발표했다. 징진지(京津冀, 베이징-톈진-허베이성), 장강 경제벨트, 일대일로가 그 프로젝트인데 네이롄은 징진지와 장강 경제벨트, 와이퉁은 일대일로로 각각 발현된다.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은 “네이롄와이퉁은 중국이 지역 균형발전을 꾀하는 동시에 전 세계와 연결돼 글로벌로 뻗어나가게 하는 지침”이라고 설명했다.
일대일로의 자금조달 이슈를 다루는 데 ‘네이롄와이퉁’을 먼저 꺼내든 이유는 여기에 재원 마련의 힌트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와이퉁에서 도출되는 일대일로는 재원조달 방식 역시 ‘밖으로 통하는’ 개방형 금융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중국 주도의 국제개발 금융기구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다. 지난해 1월 출범한 AIIB는 현재 중국과 우리나라를 비롯한 80개국이 회원국으로 활동 중이다. 64개 회원국을 거느리고 있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을 회원 규모 면에서 넘어섰다. AIIB는 자본금 1천억달러(중국 400억달러 투자)를 기반으로 지난 5월 기준 총 13개 프로젝트에 21억7,500만달러의 자금지원을 승인했다.
중국은 AIIB 외에도 브릭스 신개발은행, 상하이협력기구(SCO)를 기반으로 일대일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함께 비즈니스를 추진하고, 공동으로 건설하며, 같이 키운 파이를 서로 나누자’는 의미의 ‘공상(共商), 공건(共建), 공향(共享)’의 가치를 강조하면서 밖과의 연결(와이퉁)을 강화하고 있다.
문제는 국제개발 금융기구를 통한 재원조달만으로 천문학적인 일대일로 사업비용을 감당하기가 어렵다는 데 있다. 중국 국무원발전연구센터에 따르면 오는 2020년까지 일대일로 인프라스트럭처 관련 자금 수요는 10조6천억달러에 이른다. 최근 이강 인민은행 부행장은 인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일대일로 관련국에서 인프라 투자자금 수요가 매우 강하다”며 “글로벌 시장의 지원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인민은행 고위 관계자가 자금지원을 직설적으로 호소한 것은 중국이 경기 둔화와 대규모 자본유출 문제에 직면하고 있으면서도 국제적 영향력은 확대하고 싶은 딜레마에 빠진 것을 암시한다”고 분석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a3에서 A1으로 한 단계 낮추면서 자금조달에 대한 염려가 더욱 커졌다.
중국은 현재 자국에서 쓸 수 있는 자금조달 카드는 모조리 사용할 태세다. 지난 5월 열린 일대일로 국제협력 고위급 포럼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밝혔듯이 중국은 일대일로 기금에 1,130억위안을 추가로 출연하고, 국가개발은행과 수출입은행을 통해 3,800억위안을 지원할 계획이다. 나아가 중국은행 등 상업은행을 통해 8,400억위안의 자금을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민관합작 투자를 통해 중국 민간자금을 끌어들여 인프라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은 글로벌 금융기관이 일대일로 투자에 뛰어들길 바라고 있지만 이들은 섣불리 움직이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신흥국 시장에서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 참여할 경우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후진적인 자본시장과 정부 통제가 강한 투자환경이라는 인식도 글로벌 금융기관이 일대일로 참여를 꺼리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은 “일대일로 사업의 원동력은 자금융통”이라며 “주식과 채권시장을 더욱 개방해 외부와의 자금 연결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구상은 ‘와이퉁’과 궤를 같이하는 전략으로, 외부 자금을 통해 일대일로 재원을 마련하고, 위안화 국제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속내가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