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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몽러 경제회랑’ 고착화 막아야…관건은 대북정책 변화
최필수 세종대 국제학부 교수 2017년 07월호



2013년은 특별한 해였다.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 주요국들의 새 지도부가 나란히 출범했고 놀랍게도 모두 비슷한 대외정책을 들고 나왔다.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중국의 ‘일대일로’, 몽골의 ‘초원의 길’, 러시아의 ‘신동방정책’이 그것이다. 탄생시점과 내용이 유사한 동북아의 네쌍둥이 정책들 중 현재 우리를 제외한 나머지 셋은 일대일로의 ‘중몽러 경제회랑’이라는 다자간 협력체제로 거듭났다. 북한에 대한 대응방안이 추상적이었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결국 예고된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하는 것이 제한된 지면에서 다룰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대일로 관련 이슈다.


일찍이 한국은 두만강개발계획(GTI)을 중국과의 협력 기제로 만들었고 GTI 교통노선은 중몽러 경제회랑의 프로젝트 중 하나로 설정돼 있다. 그렇다면 이대로 기다리면 GTI와 중국의 중몽러 경제회랑이 자연스레 맞물려 우리 숙원이 이뤄질 것인가? 불행히도 그렇지 않다.


몽러는 13개의 교통노선을 포함하고 있고 이것들은 모두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경쟁해 살아남을 것만 남을 것이다. 이 노선들 중 우리와 대륙의 접점인 두만강과 압록강의 경쟁력은 그리 강하지 않다. 몽골 입장에서 최단 출해 루트인 중국 랴오닝 성의 진저우나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가 두만강과 압록강을 대체할 강력한 후보다. 진저우는 압록강의 서쪽에, 블라디보스토크는 두만강의 동북쪽에 자리 잡고 있어 모두 한반도와 접점이 없다. 이대로라면 동북아의 교통망은 한반도에서 비껴난 채 굳어질 것이다.


혹자는 북한을 배제하고 남한이 해상으로 진저우나 블라디보스토크와 연계되면 그만이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이는 섬나라로서의 남한을 고착시키는 고립주의적인 발상이다. 육상운송으로 유라시아 대륙과 연계되는 것은 교통의 효율성이나 산업연관효과 측면에서 우리가 포기할 수 없는 비전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중몽러 교통노선 중 우리가 원하는 루트의 개발을 유도하는 것은 어렵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몽골 300만명, 극동 러시아 640만명보다는 북한 2,500만명, 남한 5천만명이 훨씬 큰 시장이고 산업배후이기 때문이다. 한반도가 배후 수요지가 된다면 일대일로의 루트는 한반도로 흘러들 것이다. 중국의 동북3성 입장에서도 산업발전을 통해 뒤처지는 경제를 만회하려면 몽골이나 극동 러시아보다는 한반도와의 연계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결국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지만, 주어진 여건은 우호적이다.


관건은 대북정책의 변화다. 두만강의 나진ㆍ선봉이건 압록강의 신의주이건 거기가 대륙과의 접점이고 우리 물류 루트의 지향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단시일 내에 극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막연한 대북 압박 전략을 쓰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우리에게 시간이 많을 때에만 유효하다. 중몽러를 중심으로 우리를 배제한 채 동북아 개발이 고착될 이 중요한 시점에서 기다리기 전략은 착오적이다.


우리는 우리 경제력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북한과의 국면전환을 통해 중몽러 경제회랑을 적극적으로 이끌어와야 한다. 이를테면 경의선과 동해선이 개통된다면 중몽러 교통 루트의 우선순위는 두만강 위주로 바뀔 것이고, 없었던 압록강도 새로운 루트로 등장할 것이다. 일대일로가 단순한 서진(西進) 정책이 아니라 동서(東西) 양방향 개방이라는 중국 정부의 야심찬 선언도 중몽러 경제회랑과 한반도의 연계를 통해 완성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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