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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제’ 시행…거래소 폐쇄는 의견조율 후 결정
정진우 중앙일보 기자 2018년 02월호



가상통화 거래소는 정말 폐쇄될까? 현재로선 아무도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1월 11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가상통화 거래소 폐쇄를 목표로 한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가상통화를 ‘사실상의 도박’으로 규정하고 거래소를 통한 거래 자체를 근절하겠다는 의미였다. 이로 인해 시장은 들썩였고,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20% 이상 급락했다. 하지만 나흘 뒤인 1월 15일 국무조정실은 ‘가상통화에 대한 정부 입장’ 브리핑을 통해 거래소 폐쇄가 확정안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거래소 폐쇄는 법무부가 제시한 방안 중 하나일 뿐 부처 간 의견 조율이 필요한 상황에서 나온 ‘깜짝 발언’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국무조정실이 발표한 가상통화 대책의 핵심은 ‘거래 실명제 도입’이었다. 거래소를 폐쇄하는 등 가상통화 거래 자체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보다는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거래를 양성화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이었다. 다만 가상통화를 활용한 범죄와 불법행위는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날 브리핑을 맡은 정기준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장은 “시세조작·자금세탁·탈세 등 거래 관련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검찰·경찰·금융당국의 합동조사를 통해 엄정 대처해나갈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가상통화 시장에 대한 비정상적인 투기수요를 잠재우는 동시에 범죄행위를 단속해 거래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의미였다.

상통화 거래에 투기수요가 몰리며 가격이 급등락을 반복하는 현상은 지난해 중순부터 본격화됐다. 지난해 8월 이후엔 일일 가상통화 거래액이 코스닥 거래액을 상회하며 한국 내에서 거래되는 가상통화 가격이 국제 시세보다 10~20% 높아지는 등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 문제까지 생겼다. 지난해 1월 1일 121만원 수준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12월 8일 2,400만원을 돌파했다. 불과 1년 사이에 가격이 20배 가까이 올랐다.

가상통화 버블이 꺼질 경우 그로 인한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란 우려는 당연했다. 정부로선 가상통화를 화폐나 금융상품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원론적인 입장 외에 광풍을 잠재울 수 있는 ‘액션 플랜’이 필요했다. 지난해 7월 금융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법무부 등 범정부 차원의 TF(태스크포스)가 구성된 이유다. TF에서 논의하고 있는 가상통화 규제책은 ‘세금 부과’와 ‘거래 안정화’라는 두 가지 방향성을 띠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세금 부과를 통한 가상통화 규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 가격이 급등락을 반복하며 시세차익을 노리는 거래가 늘어나는 만큼 과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부가가치세·거래세·양도소득세 등 현행 조세제도 테두리에서 과세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다만 정부의 기본적인 입장이 가상화폐를 화폐나 금융상품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만큼 기획재정부 안팎에선 거래세보다는 소득세 부과에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실제 미국과 일본은 ‘과세 포괄주의’에 따라 가상통화 거래에 소득세를 부과하고 있고, 독일과 영국 등은 가상통화 거래에 양도소득세를 적용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은 거래 안정화를 위한 법과 제도를 마련하되 필요 시 거래소 폐쇄까지도 적극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개인정보 유출, 해킹, 대차거래 등의 문제가 발생한 거래소만 폐쇄하는 방안과 함께 모든 거래소를 폐쇄하는 방안까지도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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