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경제적으로 4차 산업혁명이 화두가 되면서 바이오헬스산업이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바이오헬스는 반도체, 철강, 조선 등 그동안 우리 경제의 주된 성장동력으로 인식돼왔던 산업들에 비하면 다소 낯설게 느껴진다. 바이오헬스산업이란 생명공학기술을 기반으로 빅데이터,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을 결합해 질병치료 및 건강관리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이다. 과거에는 질병치료를 중심으로 보건의료산업에 국한돼 있던 분야가 최근 신기술을 통해 그 외연이 확장되면서 바이오헬스산업이 등장했다. 이러한 확장의 주요 동인은 신기술과 함께 글로벌 대기업들의 참여라고 할 수 있다. ICT 분야의 글로벌 대기업인 애플, 구글, IBM, 삼성 등이 혁신적인 의료 및 건강관리기기와 제약 분야에 진출하면서 새로운 연구 및 비즈니스 모델이 도입되고 있다. 애플과 구글은 건강 관련 플랫폼인 헬스킷(HealthKit)과 구글핏(Google Fit)을 통해 개인의 헬스케어 데이터 축적에 집중하고 있으며, IBM은 인공지능 왓슨(Watson)으로 질병의 예측과 진단 분야에서 상당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은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위해 2020년까지 인천 송도에 8,5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을 건립하는 등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바이오헬스산업이 실제 내 삶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필자에게 바이오헬스산업에서 주요한 두 가지를 선정하라고 한다면 헬스케어 데이터와 유전체 분석기술이다. 헬스케어 데이터는 다양한 바이오헬스산업을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 역할을 하며, 병원에서 생성되는 의료정보, 개인이 애플워치(Apple Watch)와 핏비트(Fitbit)와 같은 활동량 측정계로 계측하는 개인건강정보, 그리고 유전체 분석정보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현재는 각 기관에서 생성하는 데이터의 신뢰성 확보와 상호운영성에 집중하는 단계지만, 향후에는 대다수의 데이터가 통합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가 통합되면 개인이 일상생활에서 측정하는 심박수, 혈당, 체중 등이 의료기관에 방문할 때 자동적으로 연동되고 의료진이 일상생활 데이터를 참고해 현재 건강과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 기존에는 기관을 중심으로 누적됐던 데이터가 향후에는 개인을 중심으로 축적되므로 개인의 건강 및 질병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유전체 분석기술은 의료기기, 제약, 건강관리 등을 개인에게 맞춤화하고 정밀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촉진자가 될 것이다. 기존에는 질병 및 건강관리를 위해 확률에 근거했으나 이제는 유전체 분석으로 개인의 유전적 특성을 파악하고 보다 맞춤화된 효과적 약물 선택, 투여량 결정, 질병의 발병 가능성 예측 등을 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유전체 분석기술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하나의 계기가 됐다. 유방암 가족력을 가지고 있던 안젤리나 졸리는 BRCA(BReast CAncer·유방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87%에 달한다는 것을 알고 2013년에 예방적 유방 절제술을 받았다. 유전체 분석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병원에서 의료진에 의해서만 시행되던 유전체 분석서비스가 국내에서는 2016년부터 개인이 민간 기업에 직접 의뢰할 수도 있게 됐다. 바이오헬스산업의 발전은 국가경쟁력 강화뿐 아니라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 제공과 개인 주도적인 건강관리를 가능하게 해준다. 현재 우리는 이 시작점에 있으며 이 시작의 첫걸음은 개인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