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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회수 선순환 생태계 구축한 中, 액셀러레이터 5천개 이상 될 것
손요한 플래텀 편집장 2018년 09월호



전 세계에서 ‘유니콘기업(기업 가치가 1조원 이상인 스타트업 기업)’이 경제 주체로 자리 잡고 있다. 스타트업이 가장 활발히 태동하고 성장하는 국가는 G2로 분류되는 미국과 중국으로, 세계 유니콘기업을 양분하다시피 하고 있다. 양국은 우수한 보육, 투자, 사업 환경 등 고도화된 창업 생태계를 조성해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창업정책은 결과로 나타나는 중이다. 미국 IT 매체 테크크런치의 기술기업 데이터베이스 플랫폼인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대륙의 유니콘기업 수(149개)는 지난 8월 미국(146개)을 넘어섰다. 스타트업이란 개념의 발상지이자 그 규모와 문화를 선도하던 미국을 넘어선 것이다.


‘제조업 성지’ 선전의 인프라로 텐센트, 샤오미, 모바이크 뜨다
고도 성장기를 마치고 ‘신창타이(新常態, 중국판 뉴노멀)’ 시대에 진입한 중국의 핵심 경제전략 중 하나가 창업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때문에 ‘대중창업, 만민혁신’을 모토로 제2, 제3의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탄생을 독려 중이다.
중국 정부는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창업과 관련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특히 실패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해 사회생활을 앞둔 청년층 상당수가 스타트업에 뛰어들고 있다. 중국 대학생 40%가 창업을 고려(2017년 기준)하고 있으며 ‘20대에 사장이 못 되면 대장부가 아니다’라는 당찬 표현이 회자될 정도다. 아울러 최근 몇 년간 중국 1선 도시를 비롯해 2선, 3선 도시에 정부와 민간의 공조로 창업 클러스터가 조성되고 있다. 베이징 중관춘과 광둥성 선전이 대표적이다.
중국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는 창업 열풍과 함께 등장해 비약적으로 늘었다. 선전 한 도시에만 2018년 상반기 기준 200여개의 액셀러레이터가 8천여개의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으며, 중국 전체로 보면 2020년까지 약 5천개 이상 액셀러레이터가 설립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전은 중국의 계획경제로 탄생한 경제특구로, 설계도 혹은 제품 샘플만 있으면 소량부터 대량까지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어 ‘제조업의 성지’로도 불린다. 또 스타트업 투자 규모와 건수에서 베이징, 상하이와 함께 3대 도시에 속한다. 아울러 중국에서 가장 먼저 스타트업 서비스를 대중에게 선보이는 시험무대이기도 하다. 선전의 인프라를 통해 아시아 최대기업 텐센트가 성장했고, 무명이었던 샤오미와 공유경제의 대표주자 모바이크가 불과 몇 년 만에 세계에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 
선전 지역 액셀러레이터의 특징이라면, 우수한 하드웨어 인프라를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실제 비즈니스로 성장시키는 데 있다.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제작할 수 있게 돕고 실제 상품의 생산·유통을 지원한다. 베이징 중관촌이 소프트웨어에 특화돼 있다면 선전은 하드웨어에 최적화된 도시인 셈이다.
현재 선전에는 총 500개가 넘는 창업지원 공간이 있다. 인구 1,200만명이 살고 있는 대도시임을 감안해도 많은 수다. 그중에 남산지구 창업거리에는 100여개가 넘는 액셀러레이터가 밀집돼 있다.
중국의 액셀러레이터들은 기본적으로 창업자에게 공간제공, 교육, 투자유치 연계, 네트워킹, 마케팅 등 기본업무를 하는 동시에 운영 주체의 강점에 맞게 특화돼 운영된다.
선전 바오안구에 위치한 하드웨어 액셀러레이터 따공팡(大公坊)은 중국 정부가 지정한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지역 제조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테크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역할을 한다. 시제품 생산을 의뢰하는 기업에 사무공간을 지원하고, 시장성이 높다고 자체 판단한 기업에는 10만~30만위안(한화 1,700만~5천만원) 규모의 시드머니를 직접 투자한다. 아울러 디자인과 브랜딩, 마케팅 등을 지원해 미국 실리콘밸리를 비롯해 유럽, 아시아 지역의 기술 스타트업들이 찾는 곳이다. 최근에는 한국 기관, 학교, 기업과 협력을 이끌어내며 내부에 한국 스타트업 전용 공간도 마련하고 있다.
따공팡을 통해 성과를 낸 대표 상품은 2016년 한 해 동안 1억대 이상을 판매한 스마트 모빌리티 ‘Hx’다. 또 러시아 스타트업의 의뢰로 만든 경범죄자용 스마트 수갑은 3천개 기업이 참여한 하드웨어 경연에서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또 몇몇 기술기업은 ZTE 등 대기업과 협업하고 있다.



한국 스타트업 전용 공간 마련한 ‘따공팡’, 25개 도시에 설립된 ‘텐센트 중창공간’
텐센트 중창공간(텐센트의 인큐베이팅 센터)은 중국 25개 도시에 설립돼 있는 중국 최대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이자 네트워크로 불린다. 텐센트라는 이름이 들어간 것만으로도 지명도가 높다.
이 중 선전 센터는 1개 건물 1만㎡ 규모, 1,200명(좌석 기준)을 수용할 수 있는 액셀러레이팅 공간이다. 기본적으로 회의실, 휴식공간, 업무공간, 전시실, 소프트웨어 테스트공간, 운동시설이 구비돼 있으며, 기업설립과 관련된 법률자문, 세무자문 등의 업무를 지원한다. 입주 팀 중 시장성이 높다고 자체 판단한 기업, 개인에게는 직접 투자를 집행한다. 영화 티켓 서비스 웨이잉(微影),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잉커(映客) 등이 이곳에서 발굴돼 성과를 내고 있다.
텐센트 중창공간은 오픈 플랫폼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해외 스타트업에도 문호를 열어 발굴을 진행 중이다. 일례로 지난해 금융, 전자상거래, 의료, 엔터테인먼트, IP, 콘텐츠, 소프트웨어, 교육, VR 등 최신 기술 트렌드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글로벌 스타트업 대회(Tencent Global Startup Battle)를 주최하기도 했다.
선전의 액셀러레이터 중 가장 오래되고 널리 알려진 곳은 잉단(硬蛋)이다. 2013년에 설립된 잉단은 홍콩 증시에 상장된 시총 2조원대 기업 코고바이(Cogobuy)의 자회사이기도 하다. 
잉단은 앞서 설명한 따공팡과 중창공간 등의 액셀러레이터와는 형태가 다르다. 스타트업의 사업화를 돕는 기본 콘셉트는 같지만, 직접 지원하기보다는 컨설턴트의 역할에 가깝다. 1만여개에 달하는 네트워크(협력사)를 기반으로 하드웨어 창업과정에 필요한 개발, 디자인, 생산까지 구체화하는 과정을 함께한다.
반대로 선전에 액셀러레이터라는 개념을 최초로 도입했다 할 수 있는 핵스(HAX)는 컴퍼니빌더에 가깝다. 선정된 배치(batch) 팀의 하드웨어 설계부터 시제품 제작까지 구체적으로 관여하며 함께한다. 배치 프로그램이 끝나는 시점에는 실리콘밸리로 건너가 투자자와 미디어를 대상으로 데모데이도 진행한다. 핵스의 방식은 중국 하드웨어 액셀러레이터 운영의 기초가 됐다.
액셀러레이터는 프로야구 타순으로 비유하자면 2번의 역할이다. 2번 타자는 작전 수행능력이 좋거나 경험이 풍부한 노련한 타자, 야구 센스가 있는 선수가 맡는다. 2번 타순이 강한 팀일수록 상위권인 경우가 많다. 중국에선 전문 액셀러레이터와 함께 성공한 창업가가 이 역할을 맡고 있다.
근래 등장한 대륙의 새로운 자본가 상당수는 스타트업에서 탄생했다. 이들의 특징은 개인, 기업의 이익보다 사회 가치와 상생을 우선순위에 두면서도 부를 이뤄냈다는 데 있다. 특히 스스로 액셀러레이터를 설립하거나 그 과정에 참여해 후배 창업자들의 성장을 돕고, 가능성 있는 기업에는 엔젤투자도 병행한다. 초기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마중물 역할을 하는 동시에 투자기업의 성과를 통해 자신의 부를 더 늘리는 것이다. 투자-회수가 잘 이뤄지는 선순환 생태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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