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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시설로 들어간 공공도서관, 시민의 일상을 파고들다
조금주 도곡정보문화도서관장 2018년 10월호





지난달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2018 세계도서관정보대회’에 참가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대회에 참가한 싱가포르의 사서에게 가볼 만한 공공도서관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다. 불과 2년 전 이미 대부분의 공공도서관을 가봤다고 자랑스럽게 덧붙이면서. 그녀는 진지한 표정으로 싱가포르 공공도서관들이 2년 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졌다고 말했는데, 템피니스(Tampines) 공공도서관을 탐방하고서 그 말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템피니스 공공도서관은 축구경기장을 품에 안은 모양새다. 열람실 안쪽에 완만한 곡선의 전면 유리벽이 경기장을 휘감고 있다. 유리창 너머로 템피니스 로버스 축구팀의 경기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어마한 규모 못지않게 도서분류 자동기기, 도서반납 처리로봇과 같은 최신 장비들도 갖추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유아를 위한 실내 플레이 그라운드, 3D 프린터와 각종 미디어 제작 장비를 갖춘 메이커 스페이스, 요리 강좌가 진행되는 쿠킹 스튜디오, 예술 작품을 전시하는 아트 갤러리 등이 있고, 책 읽기에 지치면 유리창 너머 스타디움에서 실감나게 진행되는 축구경기를 무료로 관람하거나 건강서가 옆에 놓인 사이클을 탈 수도 있다. 책을 읽으며 체력단련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덤이다.
템피니스 공공도서관은 2017년 8월 5일에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면서 1만2,600㎡의 규모로 이전보다 면적을 70%나 확장했다. 2층부터 6층까지 총 5개 층의 공간으로, 좌석은 886석이나 된다. 각 층마다 마련된 쿠션 깔린 계단식 독서공간인 테라스의 자유석은 셈에 넣지도 않았다. 다종족 다언어 국가답게 영어, 중국어, 말레이어, 타밀어의 공식 4개 언어로 된 약 40만권의 장서들과 347종의 정기간행물, 1만6,800종의 CD와 DVD를 소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템피니스 도서관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서비스를 위한 장비들을 갖춘 하이테크 도서관이라는 점이다. 노동력을 절감하기 위해 두 대의 도서회수 로봇을 설치했다. 이용자가 도서를 반납하면 자동으로 반납 처리된다. 반납된 도서가 150여권 쌓이면 로봇이 사무실까지 운반한다. 운반된 도서들은 컨베이어 벨트로 옮겨져 무선인식 시스템에 따라 자동으로 분류된다. 템피니스 도서관은 싱가포르에서 자동서비스를 제공하는 최초의 도서관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템피니스 도서관이 기존 도서관 단독 건물에서 상업지역으로 이주한 싱가포르의 첫 번째 공공도서관이라는 점이다. 이 복합건물 내에는 축구장과 도서관 외에도 수영장, 커뮤니티센터, 푸드센터, 슈퍼마켓 등이 들어서 있다. 이 밖에도 부킷 메라(Bukit Merah) 공공도서관은 종합위락시설인 비보 시티로 내년에 이전해 재개관을 준비 중이고, 이(Yishun) 공공도서관 역시 북부에서 가장 큰 쇼핑몰인 노스포인트 시티 내로 이전할 계획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도서관이 사람들의 삶 속으로, 개인의 일상생활 가까이로 다가가려는 노력이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청년, 음악과 영화를 감상하고 싶은 직장인, 요리를 배우고 싶은 여성,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고 싶은 부모, 외국어를 배우려는 이주민 등 모두에게 지속적인 독서를 장려하고 만족할 만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서 지역 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이익을 수용하고 적극적으로 변화에 대응할 수 있게 하려는 슈퍼 도서관으로의 변신이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대규모 상업시설로 도서관 이전을 추진하는 싱가포르의 정책 결정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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