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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도 빼고 결식아동도 돕고···기부의 뿌듯함 공유하고 싶어”
조영재 ‘내살네쌀’ 대표 2018년 12월호




2년마다 3월 둘째 주 금요일에 열리는 ‘빨간 코의 날(Red Nose Day)’은 영국 국민이 모두 즐기는 기부축제로 유명하다. 이날 사람들은 1파운드(약 1,460원)짜리 빨간 코를 사서 달고 다니는데 그 수익금이 기부금이 된다. 이 밖에도 빨간 코가 그려진 인형, 옷, 쿠키 등의 상품 판매와 즉석 거리공연 등 다양한 모금활동이 진행된다. 이처럼 기부문화가 발달한 해외에선 기부에 재미를 더한 ‘퍼네이션(Funation)’이 활발하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퍼네이션으로 기부활동을 하고 있는 소셜벤처 ‘내살네쌀(대표: 조영재)’이 있어 만나봤다.


‘내살네쌀’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현대인과 국내 결식아동을 이어 풍요의 재분배를 이루려는 소셜벤처다. ‘내 땀방울, 그대의 쌀 한 톨’이라는 슬로건 아래 3명의 청년이 의기투합해 시작했다. 살을 뺀 만큼 쌀을 기부하는 콘텐츠와 저희 이념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 판매한 수익금을 쌀로 바꿔 국내 결식아동에게 전달하고 있다.


쌀을 기부하게 된 계기는?
단짝 친구들과 떠난 제주도 여행지 숙소에서 우연히 본 다큐멘터리가 시작이었다. 지원이 부족해 결식아동이 편의점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모습이 나오더라. 우린 신나게 놀고 먹고 마시고 있는데···. 미안함과 동시에 나태하고 풍족하게 살아온 지난 삶을 되돌아보게 됐다. 그리곤 ‘결식아동들에게 따뜻한 밥 한 그릇이라도 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계속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다이어트를 해서 살을 가장 많이 뺀 친구의 이름으로 소외된 이웃에게 쌀을 기부하는 내기였다. 2016년 11월 쌀 30㎏을 서울 금천구 노인종합복지관에 전달하면서 지금의 기부활동이 시작됐다.


‘내살네쌀’을 소셜벤처로 만든 특별한 이유가 있나?
기부를 하면서 형용할 수 없는 뿌듯함을 느꼈다. 더 많은 이들과 이 감정을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내살네쌀’이라는 기부 플랫폼을 지속하고 이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더 큰 사회공헌을 하고 싶었다. 소셜벤처 기업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면 더 많은 수익이 나고 그 수익 안에서 더 많은 이들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기부방식이 일종의 ‘퍼네이션’인가?
그렇다. 단순히 경제적 지원만 하는 게 아니라 주체적 참여와 관심을 전달하는 방식의 기부다. 특히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비만’과 ‘결식아동’이라는 두 이슈를 동시에 해결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고, 건강한 다이어트라는 방식을 통해 참여한다는 측면에서 재미와 즐거움이 있다. 과거에는 기부가 ‘대가 없이 무엇을 내주는 것’이었다면, 현재는 기부자도 의미를 찾고 남에게도 도움이 되는 활동들을 더욱 원하고 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쌀을 모아서 기부했나?
2016년 11월 30㎏을 시작으로 2018년 11월까지 약 1,800㎏의 쌀을 모아 총 17곳에 전달했다. 이 외에도 여러 기부 물품(예를 들어 어린이날에는 마카롱과 같은 과자, 어린이 잠옷 등)을 필요한 이웃들에게 전달했다.


어떤 기준으로 기부처를 선정하고, 전달하고 있나?
시·도·구의 재정자립도를 기준으로 한다. 기부의 편차가 서울시 안에서도 상당히 컸다. 한쪽은 봉사자들이 너무 많은 반면, 다른 한쪽에선 봉사자도 없고 기부나 후원도 부족했다. 기부도 부익부 빈익빈이 있더라. 그래서 첫 기부처로 서울시에서 재정자립도가 가장 낮은 금천구를 선정했다. 그런데 여러 기부단체들이 주로 정치적 혹은 종교적 편애에 의해 기부하는 점이 안타까워 다음 기부처 선정은 추천을 받아 진행하고 싶었다. 현재는 대상 기관을 몇 곳 추천받고, 내부 회의를 통해 가장 필요한 곳을 선정하고 있다.


결식아동을 기부대상자로 택한 이유는?
처음에는 경제활동을 영위할 수 없는 소외된 이웃을 대상으로 쌀 기부를 진행하려고 했다. 하지만 기부할 수 있는 양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 결식아동을 기부대상자로 결정한 이유는 상대적으로 많은 영양분이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한창 성장하는 아이들이라 늘 배가 고프다.


기부활동을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
2017년 8월 한 기부단체가 불우이웃 기부금을 빼돌려 호화생활을 누린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네티즌과 기부참여자들로부터 질책을 받았다. 좋은 일에 사용돼야 할 기부금이 개인의 이익에 사용되는 것에 실망을 넘어 ‘기부포비아(기부에 대해 불신과 거부감을 가져 기부를 꺼리는 현상)’가 나타났다. 하지만 위의 사건과 달리 이 시간에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힘이 돼주는 작은 단체들이 많다. 단편적인 사건들로 인해 올바른 기부문화가 훼손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러한 기부포비아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소통이 필요하다. 기부금이 언제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를 정확하고 투명하게 알려드려야 한다. 저희가 기부처를 방문해 쌀을 전달하는 사진이나 정산 및 사용내역을 매번 SNS에 올리는 것도 일종의 소통이다. 저희의 SNS 활동들을 보면 기부금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투명하게 보인다. 이러한 활동이 반드시 필요하다.


연말이다. 다른 계절보다 기부가 많이 늘어날 것 같다.
계절적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스스로 다이어트가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 참여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다이어트를 많이 하는 여름에 참여가 더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참여 대상자도 젊은 어머님들이 은근히 많다. 아이들을 키우고 집안일을 하다 보면 헬스장에 가서 운동할 시간조차 없다고 한다. 그런 분들은 SNS에 있는 홈트레이닝이나 유명한 분들의 동영상을 보면서 집 안에서 운동을 하는데 혼자 하면 아무래도 나태해지거나 꾸준히 운동하기가 힘들다. 이럴때 ‘내살네쌀’에 참여해 동기부여를 받는 것 같다.


앞으로의 활동계획은?
‘내살네쌀’은 기부문화의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현재는 한정된 자원으로 서울에 편중돼 쌀 기부를 하고 있지만 전국적인 기부처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나아가 이미 존재하는 수많은 아이디어와 제품들과의 협업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결식아동에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 모두가 배부를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권기대 나라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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