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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떠올려 삶을 풍부하게 하는 법
신경원 고려대 평생교육원 죽음교육지도자과정 주임강사 2019년 02월호



명상기법 중에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현재 나를 사로잡고 있는 힘든 일을 점점 더 나쁘게 상상하며 열 걸음을 걸어가는 방법이 있다. 대부분 열 걸음째에 죽음을 떠올리면서 지금 처한 상황과 문제가 죽음이라는 한계 상황보다는 괜찮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잘 알려진 대로 스티브 잡스는 췌장암 선고를 받은 후에도 발군의 업적을 이뤄내며 농밀한 삶을 살았다. 그는 스탠퍼드대 졸업식 연설문에서 “곧 죽게 된다는 생각은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을 할 때마다 큰 도움이 된다. 사람들의 기대, 자존심, 실패에 대한 두려움 등 거의 모든 것들은 죽음 앞에서 무의미해지고 정말 중요한 것만 남기 때문이다. 죽는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무언가 잃을 게 있다는 생각의 함정을 피할 수 있다. 당신은 잃을 게 없으니 가슴이 시키는 대로 따르지 않을 이유도 없다.”라고 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 선진국에서는 죽음교육이 죽음학(Thanatology)을 기반으로 어린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대에 걸쳐 이뤄져 왔다. 죽음학은 인간학, 문화사회학, 종교학, 발달심리학, 윤리학, 철학, 의학 등 다양한 학문에서 이를 연구하는 통섭학문이다. 핵심은 죽음이라는 상실을 예감함으로써 무덤덤했던 일상을 다른 차원으로 보게 돼 사물의 본질을 자각하고 자신의 본래성을 찾아가는 것이다.
죽음교육은 시기적으로 죽음에 가까이 있는 노인이나 환자만을 위한 개념이 아니므로, 생애 단계마다 적절한 방식으로 공교육의 현장에서 이뤄져야 한다. 인간은 누구나 죽어간다. 그 과정 속에서 준비하고 준비하지 않는 것의 차이, 내가 죽어가는 사실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 이 차이가 품위 있는 죽음과 비극적인 죽음을 나눈다.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그리고 죽음은 외면하고 입에 올리지 말아야 할 주제가 아니라 삶의 마지막에 위치한 과정이자 단계라는 것을 공교육의 현장에서 알 수 있게 해야 하는 것이다.
죽음교육의 목적은 삶의 위기와 목적을 재조명할 수 있게 하고, 두렵고 기피하고 싶은 죽음에 대한 인식에서 벗어나 삶과 죽음의 의미를 찾게 도와주는 데 있다. 그래서 주어진 삶을 의미 있고 가치 있게, 그리고 주관적인 카이로스(크로노스-물리적인 연대기적 시간, 카이로스-의미의 시간)의 시간으로 살게 해야 한다.
그렇다면 일상에서 죽음을 떠올려 삶의 가치를 풍부하게 하는 방법을 생각해보자. 죽음으로 인한 상실은 사랑하는 이들을 보내는 사별과 자신의 죽어감으로 구분할 수 있다. 사별의 경우는 슬픔과 비탄을 극복하고 건강한 애도를 통해 새 삶에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이, 자신의 죽어감 앞에서는 죽음을 맞이하는 감정의 전변이 긍정적으로 이뤄져 삶의 마무리를 주체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통합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죽음의 보편성과 필연성에 대해 인지한다.
② 오늘이 마지막이라면, 누구와 함께 무슨 일을 할 것인가, 사랑하는 이들에게 무슨 말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본다.
③ 사랑하는 이들에게 사랑과 고마움과 미안함의 표현을 자주 한다.
④ 유서, 유언, 엔딩 노트 등을 미리 작성하고 필요시 내용을 갱신한다.
⑤ 자신의 삶에서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일들로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실천한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해 의미 없는 연명치료가 이뤄지지 않도록 한다.
⑦ 죽음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에 적극 참여한다.
⑧ 삶과 죽음을 주제로 한 영화, 책, 그림책, 다큐멘터리 등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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