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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원 펫코노미 시대··· ‘펫팸족’, ‘펫셰프족’ 잡아라
김수경 삼정KPMG 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2019년 06월호



아이 대신 반려견·반려묘를 키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을 ‘펫족’이라고도 일컫는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조사 결과, 2018년 기준 국내 반려동물 보유가구는 전체 가구의 23%를 넘어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4가구당 1가구 수준으로 반려동물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어지는 저출산·고령화, 1인 가구 및 아이를 낳지 않는 맞벌이 부부와 같은 소규모 가구 확대 등 오늘날의 인구사회적 변화가 펫족의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
오늘날 반려인들은 반려동물을 마치 가족처럼 돌보며 무한한 애정을 드러낸다. 반려동물에 투자하는 시간과 비용도 함께 늘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고 함께 살아가며 투자를 아끼지 않는 ‘펫팸족’과 ‘펫밀리’를 비롯해, 반려동물의 입맛과 건강을 고려해 고급 수제 사료와 간식을 직접 챙겨주는 ‘펫셰프족’ 등의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다.
반려동물을 위해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이들이 늘면서 반려동물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바야흐로 펫코노미(Petconomy)의 시대다. 펫코노미는 반려동물과 연관된 시장 또는 산업을 의미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1조9천억원 규모를 형성하던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은 2019년 3조원 규모에 달하고, 2027년에는 두 배인 6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등 성장 전망이 밝다. 오늘날의 펫 비즈니스는 반려동물의 태생부터 관리, 사후과정까지 한 생명체의 라이프사이클 전체에 관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할 것으로 예상돼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큰손이 된 펫족과 이들이 기르는 반려동물을 잡기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특히 반려동물을 단순한 애완동물이 아닌, 사람과 동일한 인격체로 대우하는 기조가 확산되면서 펫 비즈니스 영역이 더욱 폭넓게 확장되고 있다. 이른바 펫 휴머나이제이션(Pet Humanization)화가 진전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기조 아래 기업들은 실질적 소비파워는 가지고 있지 않은 반려동물을 소비 주체로 인식하고 이들을 유인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기업들이 펫제품 생산에 전문적으로 나서면서 더욱 세분화·전문화되고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2017년 반려동물의 특성과 건강을 고려한 전용 우유 ‘펫밀크’ 제품을 출시하며 사료·간식을 중심으로 형성되던 펫푸드 시장에 신규 카테고리를 만들어냈다.
화장품·생활용품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기존 소규모 브랜드 업체 및 스타트업 간 경쟁이 치열하던 반려동물 관련 용품 시장에 화장품·생활용품 업계가 진출하며 펫케어 제품군 중심의 브랜드화 움직임이 관찰된다. LG생활건강의 ‘오스 시리우스(O’s Sirius)’, 애경산업의 ‘휘슬(WHISTLE)’ 등은 모두 최근 생활용품 업계가 론칭한 펫케어 부문 전문 브랜드다. 사람만큼 예민한 피부를 가진 반려동물을 위한 샴푸, 컨디셔너, 미스트 등의 제품이 개발되고 관련 브랜드가 속속 론칭되는 모습이다.
이처럼 펫푸드, 펫 관련 용품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에 특화한 금융상품, 엔터테인먼트 상품 등 여러 분야에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기업 간 경쟁이 한창이다. 반려동물은 아이들만큼 사랑받는 존재로서 돈을 아낌없이 지출하면서 좋은 것만 먹이고 입히고 싶은 대상으로 꼽힌다. 반려동물 관련 시장은 펫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늘수록 지속적인 소비가 이뤄지는 시장이며, 앞으로 그 성장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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