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반려동물을 식구로 생각하기에 반려동물의 죽음에서 오는 슬픔은 정상적이며 이해할 수 있는 감정이다. 심리학자 세르주 치코티는 반려동물이 죽었을 때 “남자들은 가까운 친구를 잃었을 때와 같은, 여자들은 자녀를 잃었을 때와 같은 고통을 느낀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반려동물을 잃은 사람들의 4분의 3이 직장과 사람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 반려동물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드물거나 발견하기 어려운 무조건적인 사랑을 우리에게 준다. 반려동물은 우리의 외모, 경제력, 지위 등에 신경 쓰지 않고, 과오와 비정상적인 행동을 포함해 우리의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고 받아들인다. 이러한 깊은 감정적 관계로 인해 사랑했던 반려동물의 상실을 슬퍼하는 것은 매우 정상적인 일이다. 슬픔은 상실에서 필요하고 피할 수 없으며 건강한 반응이다. 애도에는 시간이 걸리며 특정 기간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건강한 애도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줄어들게 된다. 슬픔이 1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 이를 펫로스(pet loss) 증후군이라 하며 때로는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반려동물을 애도하는 시간과 여유를 갖고 감정적으로 가장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원 대상을 찾는 것이다. 반려동물 상실로 겪는 가장 힘든 감정 중 하나가 죄책감이다. 반려동물 사망에 대한 책임이 직접적으로 본인에게 있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 모두 죄책감을 느낄 수 있다. 이로 인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반려동물을 애도하지 못하고 과거에 갇혀 힘들어하게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으며 그 누구도 질병, 사고, 기타 생활 등을 조절할 수 없음을 기억해야 한다. 만약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다음과 같은 활동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려동물 사망에 대한 죄책감과 사과하고 싶은 모든 일을 반려동물에게 말하는 편지 형식으로 적은 다음 편지를 크게 읽거나 유골함에 함께 두거나 유골을 뿌린 자리에 묻는다. 동물보호단체에 사망한 반려동물 이름으로 기부를 하거나 봉사를 하는 등 반려동물을 애도하며 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을 한다. 생전 잘해줬던 일과 죄책감이 들었던 일을 동시에 종이에 적어보는 것도 균형 잡힌 생각을 할 수 있게 한다. 아쉽게도 반려동물의 평균 수명은 13~15년으로 사람에 비해 훨씬 짧기에 필연적으로 영원한 이별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반려동물을 입양할 때부터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를 준비해야 한다. 사람보다 짧게 사는 반려동물의 하루하루는 소중하므로 그 시간을 함께 더 가치 있게 보내는 것이 중요하고, 반려동물의 평생을 곁에 있어 줄 수 있었다는 점에 감사해야 한다. 사람이 죽으면 3일장 등의 장례의식을 통해 충분히 위로를 받고 슬픔을 극복해나가게 되지만 반려동물의 경우 사망 사실조차 주변에 솔직히 알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펫로스 증후군 극복을 위해서는 가까운 지인, 동호회나 커뮤니티 등에서 반려동물의 죽음을 경험했거나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과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 좋다. 충분한 애도의 시간을 가지면서 반려동물과의 추억이 담긴 물건들을 천천히 정리해야 한다. 반려동물 유골을 의미 있는 곳에 묻거나 뿌리기, 반려동물의 사진첩 만들기, 발도장이나 털 등을 이용해 소중한 기념품 만들기, 반려동물에게 편지 쓰기, 촛불 켜기 등의 추모 의식은 상실감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반려동물 사망 이후 성급하게 새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새로운 반려동물이 사망한 반려동물의 대체품이 돼서는 안 된다. 또한 가족 중에 어린 자녀가 있을 경우 반려동물의 사망을 숨기지 말고 죽음과 상실의 의미에 대해 느끼고 받아들일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반려동물의 죽음을 겪는다는 것은 나중에 겪을 슬픔을 덜어줄 수 있는 일종의 심리적 예방주사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