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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맛’ 좀 아는 요즘 소비자들 미네랄 성분 따지고 건강까지 챙긴다
라예진 중앙일보 라이프트렌드팀 기자 2019년 09월호



“눈을 감고 입에 머금은 물의 향과 맛을 느껴보세요. 혀를 움직이며 물 텍스처를 확인하고 마지막으로 목 넘김이 부드러운지 살펴보세요.” 와인 맛을 평가하는 와인소믈리에의 말처럼 보이는 이 대사는 물맛을 평가하는 워터소믈리에의 이야기다. 새로운 직업인 워터소믈리에가 등장할 정도로 물맛을 구분하는 시대가 왔다. 매해 벨기에에서는 세계 130개국에서 생산하는 물의 맛을 평가하는 국제식음료품평원(iTQi) 주최 ‘국제 식음료 품평회’도 열린다. 이 대회는 심사 후 물맛에 따라 각 제품에 1부터 3까지 미쉐린 스타와 같은 ‘골든 스타’를 부여한다.   
이는 비단 소수의 전문가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현대 소비자들은 똑똑해졌고, 단돈 1천원짜리 물 한 병을 사더라도 눈에 보이는 ‘아무’ 물이 아닌 자신의 입맛에 딱 맞는 제품을 찾는다. 
그렇다면 물맛은 어떻게 달라지는 걸까. 투명한 액체인 물은 겉으로 봤을 땐 모두 같은 것처럼 보이지만, 미네랄 성분이 모두 다르다. 세부적인 미네랄 성분 수치에 따라 맛이 조금씩 차이 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칼륨이 많이 들어 있으면 짠맛이 나고 마그네슘은 약간의 쓴맛이, 철은 녹맛이 난다. 
또 미네랄 성분은 맛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섭취할 수 있는 필수영양소 품질도 좌우하기 때문에 더욱 중요한 생수 소비 기준이 되고 있다. 생수의 미네랄 성분은 제품의 뒷면을 살피면 된다. 칼슘, 나트륨, 마그네슘 등 무기물질 성분 함량이 표로 정리돼 있다. 기자가 무작정 편의점에 들어가 확인한 생수는 ‘에비앙’, ‘제주 삼다수’, ‘아이시스 8.0’  세 가지로, 각 제품의 함량표를 살폈다. 세 제품의 성분 차이는 생각보다 컸다. 칼슘 함량이 54.0~87.0㎎/인 ‘에비앙’은 다른 두 제품보다 적게는 2배, 많게는 10배 이상 칼슘을 함유했고, ‘아이리스 8.0’은 나트륨 함량이 18.0~24.10㎎/으로 셋 중 가장 높았으며 ‘제주 삼다수’는 상대적으로 뛰어나게 높은 성분은 없었지만 세 제품 중 모든 성분이 가장 골고루 들어 있었다. 소비자는 각 제품의 특징에 맞춰 선택하면 된다. 이처럼 맛과 건강을 챙기는 소비자가 늘면서 생수 종류는 더욱 세분화되고 있다. 최근엔 생수 제작 단계부터 미네랄 성분을 조절해 소비자가 선호하는 미네랄 성분을 담은 기능성 생수도 등장하고 있다. 풀무원샘물은 자체적으로 ‘미네랄 성분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를 조사해 선호도가 높은 칼슘과 마그네슘을 중심으로 새로운 제품 2종을 내놓기도 했다.
제품 크기도 다양해졌다. 500㎖가 가장 작은 크기였던 시절은 지나갔다. 한 손에 쏙 쥐어지는 크기인 300~330㎖가 3~4년 전부터 하나둘 출시되더니 이젠 대중화됐다. 물을 단순히 목마를 때 마시는 갈증 해소용으로 보지 않고 항상 들고 다니며 건강과 미용을 위해 조금씩 마시는 제품으로 인식이 변했기 때문이다. 현재 ‘하와이워터’, ‘몽베스트’, ‘백산수’, ‘씨그램 미네랄워터’ 등에서 300㎖ 크기의 ‘미니 생수’가 나오고 있다. ‘아이리스 8.0’은 이보다도 더 작은 200㎖를 내놨는데, 이 제품의 지난해 매출 증가율이 ‘아이시스 8.0’ 전체 매출 증가율보다 2배나 높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생수시장은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생수시장 규모는 약 7,800억원이고, 매해 약 10%의 성장세를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성장세라면 내년엔 시장 규모 1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물맛 좀 볼 줄 아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국내 생수시장도 더 다각화된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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