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이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최근 글로벌 OTT 넷플릭스가 영향력을 키우면서다. 자생력을 갖춘 서비스와 그렇지 못한 서비스의 운명이 엇갈린다. 콘텐츠와 자본력이 있는 기업은 대항하는 반면, 일부 기업은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여러 글로벌 기업의 OTT 시장 진출도 예정돼 있어 경쟁은 격화될 전망이다.
넷플릭스는 다양한 TV쇼·영화 주문형 비디오(VoD)는 물론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서비스한다. 2016년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면서 한국에도 진출했다.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건 올해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을 시작으로 잇달아 작품을 내놓고 있다.
가입자도 덩달아 급증했다. 시장조사 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넷플릭스 월간 순이용자(MAU)는 지난 1월 128만362명에서 7월 185만5,334명으로 44.9% 늘었다. 넷플릭스의 올해 콘텐츠 투자액만 150억달러(약 17조8,800억원)에 이른다. 넷플릭스는 국내 OTT들의 최대 경쟁상대다.
넷플릭스에 대항하고자 국내 사업자 간 연합전선이 만들어졌다. SK텔레콤과 지상파 방송 3사가 출자한 콘텐츠웨이브는 9월 18일 OTT ‘푹(POOQ)’을 ‘웨이브(wavve)’로 개편했다. 지상파 방송사 콘텐츠 제작 노하우에 SK텔레콤 마케팅 파워와 자본이 더해졌다. 웨이브는 실시간 채널과 VoD가 혼합된 형태다. 국내외 TV쇼와 영화를 서비스한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위해 외부에서 3,400억원 투자도 유치했다. 다만 CJ ENM 콘텐츠를 확보하지 못한 게 약점으로 최대 숙제다.
국내 최대 콘텐츠제공사업자(CP) CJ ENM은 ‘티빙(tving)’을 운영 중이다. tvN을 비롯한 CJ ENM 실시간 채널과 자사 특정 콘텐츠를 연속 방송하는 ‘티빙TV’ 채널이 무료다. VoD 콘텐츠는 유료지만 티빙TV 채널이 대안이다. 종합편성채널 콘텐츠도 있지만 지상파 방송 3사 콘텐츠는 없다.
‘왓챠플레이’는 구작(舊作) 콘텐츠 중심의 OTT다. 국내외 주요 CP와 계약을 맺어 영화 콘텐츠를 중심으로 서비스한다. 해외 TV쇼는 있지만 국내 TV쇼는 없다. 왓챠플레이는 콘텐츠 추천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영화·TV쇼 평점 서비스 ‘왓챠’가 축적한 5억개 별점 평가 데이터가 기반이다. 아직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진 않는다.
이 외에 KT는 ‘올레tv 모바일’을, LG유플러스는 ‘U+모바일tv’를 서비스 중이다. 일정 수준 이상의 이동통신 요금제를 쓰면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 IPTV N스크린 역할도 한다. 웹드라마 등 소규모 투자가 필요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서비스한다.
사업을 철수한 사업자도 있다. 현대HCN은 ‘에브리온TV’를 9월 30일 종료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8년 만이다. KT스카이라이프도 ‘텔레비(TELEBEE)’ 서비스를 위한 샤오미 미박스 판매를 중단했다. 텔레비 서비스는 올해 말까지 단계적으로 종료한다.
여러 글로벌 기업의 OTT 시장 진출도 예정돼 있다. 디즈니는 11월 13일 ‘디즈니+’를 출시한다. 폭넓은 캐릭터 지식재산권(IP)을 앞세웠다. 한국은 1차 출시국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르면 내년 중 서비스될 전망이다. 디즈니는 2년 내 주요 국가에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애플도 OTT 시장에 뛰어든다. 11월 1일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하는 ‘애플TV+’를 출시한다.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TV 등 애플 단말 구입 시 1년간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가격은 월 4.99달러로 OTT 중 가격 경쟁력이 가장 뛰어나다. 다만 1차 출시국에 한국 포함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