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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으로 채운 작은 가게의 주인이 됐다
장은헤 모루 대표, 「작은 가게의 주인이 되었습니다」 저자 2019년 11월호
 
‘언젠가 내가 주인인 작은 식당을 열고 싶다’는 바람은 매일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꿔본 미래가 아닐까.
퇴근 후 친구와 커피 한잔 나누는 여유가 그렇게도 행복했던 직장인의 삶을 살던 시절, 종종 친구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이야기하던 주제가 있었다. “나 장사나 해볼까?” 물론 그냥 해보는 말이었다. 대중교통에 몸을 싣고 휘청휘청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살던 월화수목금이 지나고 한 주의 남은 이틀을 꽉 채워 예쁜 카페, 밥집을 찾아다니는 것이면 충분한 보상이라 여기던, 제법 순수했던 20대 아가씨들의 잡히지 않는 꿈같은 거였다.
그러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결혼을 했고, 남편의 해외 발령으로 자의 반 타의 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게 됐다. 운명의 장난처럼 남편의 해외 법인이 철수하는 바람에 나는 하루아침에 ‘경단녀’의 반열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던 중 어디서 그런 무모한 용기가 솟아났는지, 그 길로 부동산에 들어가 가게부터 계약해버렸다. 사실 당시의 나는 상권에 대한 정보도 지식도 없는 ‘생초짜’였기 때문에 돌이켜보면 정말 위험한 결정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운 좋게도 오픈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부터 나의 작은 가게 앞에는 손님들이 줄을 서게 됐다.
정성껏 음식을 준비하고 가게 문을 활짝 열어 손님을 맞이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몰라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일들이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물류 공급처 확보를 못해서 마트에서 식재료를 구입하질 않나, 전기 증설공사를 안 해서 영업 중에 암전이 되질 않나, 뜻하지 않은 곳에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나의 가게는 겉으로는 오픈하자마자 대박난 가게로 보였지만,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시작한 통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럼에도 이 가게가 잘되는 비결을 묻는다면, 바로 ‘좋아하는 것’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좋아하는 카레를 메뉴로 선택했고, 좋아하는 것들로 가게를 채웠다. 나의 취향이 하나, 둘 모이다 보니 어느덧 다른 곳과는 차별화된 가게가 됐다. 작은 가게든 규모가 큰 가게든 성공의 열쇠가 될 수 있는 것은 명확한 콘셉트다. 작은 가게는 분명 프랜차이즈와는 차별화된 한 가지가 있어야 자리를 잡을 수 있다. 유행을 좇을 게 아니라 스스로 애정을 쏟아가며 공간을 채워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최근 주방업체 사장님과 대화를 나누다 이런 얘기를 들었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몇 개월 안에 승부를 보려고 하다 보니 중고 매물이 많이 나온다고. 참 불편한 사실이고 씁쓸한 이야기다. 1~2년 안에, 짧게는 몇 개월 안에 승부를 보려는 사장님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사람들이 나에게 조언을 바라는 것도 오픈과 동시에 핫플레이스가 되는 비결이다. 사실 나는 나의 가게가 유행 타지 않고 오래 사랑받을 수 있는 동네의 작은 식당이 되길 바랐다. 그런 바람과 노력 덕분인지 다행히 (현재는 첫 번째 카레식당은 다른 분께 양도한 상태지만) 5년째 사랑받는 가게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가게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단순히 회사에 가기 싫은 건지 가게가 정말로 하고 싶은 건지 자문해보면 좋겠다. 장사는 어렵다. 마음대로 되는 일이 없고, 무엇보다 좋으나 싫으나 꼬박꼬박 월급이 들어오던 때와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다.
가게 일이라는 게 정말 고된데, 돈까지 따라주지 않는 경우가 많아 더 지칠 때가 많다. 그런 와중에도 일을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는 없는 것 같다. 나의 취향이 무던히 묻어난 나의 가게에서 조급함을 내려놓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마음이 준비됐다면, 작은 가게의 주인이 돼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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