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을 가진 뭔가는 왠지 모르게 매력 있다. 작은 노포도 한 가지 일을 지키는 장인도, 촌스러워도 편안하고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런 매력 때문일까, 태어나서부터 서점의 막내아들이었던 김영건 매니저는 끌리듯 다시 동아서점으로 돌아왔고, 부모님, 부인 이수현 씨와 함께 서점을 가꿔가고 있다. 63년, 3대째 속초를 지키고 있는 ‘동아서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서점을 이어받은 계기와 그때의 마음이 궁금하다.
서울에서 일하던 2014년, 심신이 지쳐 있었다. 속초의 부모님이 떠올랐고 집밥이 그리웠다. 그때 아버지께서 함께 서점 리뉴얼을 해보자 권하셨고 도피하는 마음으로 속초에 돌아왔다.
덜컥 운영을 맡아 고생이 많았을 것 같다.
당시 국내에서는 서점 리뉴얼이라는 개념이 논의되기 전이었다. 참고할 만한 선례가 없어 ‘이렇게 과감한 투자를 해도 될까?’, ‘과연 수익이 날까?’라는 의문이 끝없이 들었고 이런 불안을 해소하고자 아버지와 인테리어 등을 밤낮없이 공부했다.
‘단군 이래 최대 불황’이라지만 독립서점에 관한 관심이 늘고, 브런치와 같은 작가 플랫폼이 성황을 이루는 등 책 수요가 느는 것 같기도 하다. 서점에서 느끼기엔 어떤가?
출판업은 여전히 불황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사람들은 SNS의 짧은 글귀, 신문 등 항상 글을 읽고, 읽고 싶어 한다. 이것이 책의 판매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과연 읽고 싶고 사고 싶은 책을 만들고 있는지 제작자와 업계가 고민해봐야 할 부분인 것 같다. 최근에는 이런 고민을 바탕으로 아내와 추천 코너를 기획할 때 우리가 요새 하고 있는 걱정이나 생각을 떠올려보고 ‘다른 사람들도 이렇지 않을까?’라고 확장해본다.
서점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서점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서점을 꿈꾸는 분들을 말리고 싶진 않다. 하지만 자영업은 하는 만큼 결과가 나오는 정직한 비즈니스고, 서점 업계는 도서정가제 같은 정책 하나에 휘청거릴 만큼 아직 열악한 기반을 갖고 있다는 걸 고려해 꼼꼼히 준비하시길 권한다.
시장 안정을 위해 어떤 부분이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현재 온라인 서점에는 오프라인 서점보다 훨씬 싸게 책이 공급된다. 온라인은 간편함, 오프라인은 공간과 소통 등 각각의 매력이 있다. 공정한 조건에서 서로의 매력만으로 경쟁할 수 있다면 좋겠다.
동아서점이 어떤 공간이 되길 바라는지.
동아서점은 우리 가족에게 ‘일상’이다. 매일 문을 열고 책을 정리하는 것의 반복이지만 그 안에서 서점 주인이었던 아버지는 단골이던 어머니를 만나 결혼하셨고, 아들인 저도 손님으로 오던 아내를 만나 결혼했다. 우리 서점이 이런 일상적이지만 특별한 일이 반복되는 공간을 지키는 한 가족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자, 자신의 가족을 떠올리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 또 비즈니스 측면에서 동아서점은 2년 전 아내가 만들었던 ‘아주 사적인 속초 여행지도’의 책 제작을 시작으로 글, 책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는 공간으로 거듭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