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특히 외식 자영업은 실패 확률이 높다. 외식업은 “잘돼도 3년 못돼도 3년”이라고까지 한다. 문제는 비용이다. 어렵게 차린 식당이 망하면 창업자의 경제적 손실이 너무나 크다. 99㎡(약 30평)의 낙지요리전문점을 창업한다고 가정했을 때 1억원에 가까운 예산이 필요하다. 상권과 매장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인테리어 공사에만 4,500만원이 든다. 주방 설비와 집기를 구비하는 데 2,400만원, 의자와 테이블을 놓고 간판까지 설치하면 3천만원이 또 든다.
매장을 얻는 데 필요한 권리금·임차료·중개수수료와 매장 유지를 하면서 드는 관리비, 인건비 등까지 합하면 그 액수는 더 커진다. 프랜차이즈로 창업하면 가맹비도 들어간다. 억 단위 돈이 우스워진다. 혹여나 문을 닫게 되면 이들 비용을 모두 잃게 된다. 은퇴 후 퇴직금이나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마련한 돈이라면, 한 가족의 삶이 흔들린다. 사회적으로도 손실이다.
인테리어를 하지 않는다면, 주방 집기를 빌려 쓸 수 있다면, 의자와 테이블을 놓지 않는다면 어떨까. 소규모로 창업해서 충분한 연습 시간을 거친 후 매장을 연다면 또 어떨까. 공유주방은 이런 물음표에 어느 정도 해답을 준다.
공유주방은 말 그대로 주방 한 개를 여러 사업자 혹은 개인이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배달업이랑 결합되는 추세다. 우선은 손님이 오가는 홀이 필요 없다. 값비싼 인테리어를 안 해도 된다. 주방 집기를 공동으로 쓰니 칼과 도마, 냉장고, 가스레인지 등을 새로 사지 않아도 된다.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이 펴낸 「공유주방 산업 발전을 위한 연구」를 보면 공유주방은 보증금과 월 임차료만으로도 창업이 가능하다. 자기가 쓰는 주방 공간에 대한 비용만 지불하면 된다는 얘기다. 비용은 수백만원 정도다. 억 단위 일반음식점 창업비용과 비교하면 매우 적은 금액이다. 적은 투자비는 공유주방의 가장 큰 장점이다. 초보 창업자의 손실을 대폭 줄여준다.
최근에는 공유주방 업체들이 창업 공간과 함께 멘토링도 제공해준다. 배달 관리, 판로 개척, 외식 경영에 필요한 회계 등이다.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도 “비용절감과 인큐베이팅을 통한 폐업률 감소가 산업 발전 측면에서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1인 가구의 증가, 배달앱 등 온라인 플랫폼의 활성화는 공유주방에 기회 요소가 된다. 집에서 음식을 시켜먹는 이들이 갈수록 늘어난다는 얘기다. 온라인 마케팅을 잘하면 공유주방 안에서도 적지 않은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다양한 공유주방 업체들이 나오고 있다. 이미 100억원 넘게 외부 투자를 받은 공유주방 업체도 있다.
단점은 없을까. 물론 있다. 위생과 관련된 문제다. 여러 사람이 한 공간에서 공동 시설과 집기류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부주의가 다른 구성원들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 정부가 공유주방을 규제했던 이유다. 현행 「식품위생법」상 한 개의 주방은 단일의 사업자만 사용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이런 규제도 규제 샌드박스 등을 통해 풀리는 추세다. 정부도 공유주방이 갖는 이점을 인식한 덕분이다. 업계는 올해가 공유주방시장 성장의 기점이 될 것으로 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