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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은 못 받았지만 저질체력의 실체와 해답을 보았다
양은주 나라경제 기자 2020년 01월호


나는 한때 수영인이었다. 초급반을 못 벗어나면서도 추운 겨울 하얀 입김을 내뱉으며 새벽마다 수영장 가는 걸 즐겼다. 한때는 등산인이었다. 주말마다 근교의 산을 찾았고 지리산과 설악산 종주를 즐겼으며 히말라야에도 갔다. 그렇다. 이 모든 게 과거형이다. 출산과 육아휴직, 복직 후 워킹맘이 되고 나서 운동량은, 체력은… “그게 뭐죠? 먹는 건가요?!”
마침 12월, 새로운 결심을 하기 좋은 달. 지금 만들고 있는 건 신년호, 주제는 체력. 모든 신호가 나를 가리키고 있었다. 다시 태어날 좋은 기회라는 속삭임이 쪼그라든 근육과 의욕을 부추겼다. 그리고 며칠 뒤 체력평가를 받기로 한 날, 새벽부터 눈이 떠졌다. 왜 기사를 쓴다고 했을까, 하다가 토하면 무슨 망신, 고교 시절 체력장도 이런 기분이었을까, 주섬주섬 운동복을 입고 실내용 운동화와 신분증을 챙겨 ‘국민체력100’ 세종 체력인증센터로 향했다.
국민체력100은 스포츠토토·경륜·경정 등으로 조성된 국민체육진흥기금으로 시행되는 사업이다. 전국 51개 체력인증센터에서 무료로 체력측정과 평가, 운동처방을 해준다. 체력측정뿐 아니라 8주 과정의 체력증진교실을 무료로 열어 주민들의 호응과 참여가 높다. 특히 세종센터는 2016년 신규센터로 시작해 2018년엔 최우수센터(1위)로 꼽히기도 했다. 이영민 건강운동관리사는 “운동 시작 전에 자기 몸 상태와 체력 수준을 파악해보고 부족한 부분, 운동방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면 방향성을 잡고 장기간 운동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체력측정은 ‘신청서작성-혈압측정-체성분(인바디)측정-준비운동-체력측정-평가 및 운동처방’ 순으로 진행됐다. “남과 비교할 필요 없어요. 자기 체력을 정확히 알려고 하는 거니까요.” 강미란 체력측정사의 조언 덕에 몸보다 앞서나가는 의욕을 다스릴 수 있었다.
준비된 영상을 보며 몸을 푼 뒤에 시작된 체력측정은 모두 6개 항목. 악력(근력), 교차 윗몸일으키기(근지구력), 앉아 윗몸 앞으로 굽히기(유연성), 제자리 멀리뛰기(순발력), 10m 4회 왕복달리기(민첩성), 20m 왕복 오래달리기(심폐지구력) 순이었다.
측정이 어땠냐고? 체력측정사가 측정방법과 몸 쓰는 법을 알려줘 측정 자체가 어렵진 않았다. 어떤 항목에선 기계가 잘못 된 게 아닐까 싶었는데 기분 탓이었다. 모든 측정은 센서가 달린 기구에서 진행돼 정확하고 체계적으로 데이터가 기록되고 있었다. 잘못된 건 내 몸뚱어리, 놀란 건 내 마음. 마지막 순서인 왕복 오래달리기에서는 혹시나 쓰러져 민폐를 끼칠까 손을 번쩍 들고 외쳤다. “저는 이제 그만… 헉헉헉.”
한숨 돌리고 들어간 상담실, 신병철 건강운동관리사가 “열심히 하셨는데 등급은 안 나왔습니다”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윗몸일으키기, 민첩성, 순발력은 1등급이나 심폐지구력은 2등급, 근력은 3등급, 유연성은 ‘고철’에 가까웠다. 운동·건강 기록이 일정 범위에 들어야 1·2등급 인증서를 받을 수 있다. 지면에서 인바디 결과를 밝힐 용기는 없기에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지만 등급 선정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부인하진 않겠다. 그간 헬스장 등 여타 운동시설에서 다이어트에 초점이 맞춰진 인바디 설명만 들었던 나는 각 측정항목에 대한 평가, 인바디 결과와 연계해 지금 필요한 운동이 무엇인지 세심하게 알려주는 상담에 감동해버렸다. 이 모든 과정에 소요된 시간은 40~50분. 국민체력100 홈페이지(nfa.kspo.or.kr)에서 가까운 센터를 찾아 예약하면 된다.
체력평가 결과지를 받아든 날, 주변에 소문부터 냈다. 빼야 할 체지방과 이대로 유연성과 근력을 방치하다가 맞이할 미래에 대해. 그리곤 지난해 나의 바이블이었던 「마녀체력」을 다시 들췄다. 또 한 번 밑줄을 그어본다. “근력이 쌓여 실력이 되는 것이다.” (그럴 시간에 엉덩이를 의자에서 떼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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