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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학교의 틀을 깰 새로운 상상이 필요하다
엄윤미 C Program 대표 2020년 03월호


급격히 변하는 세상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커지면서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며 자신의 일을 찾거나 만들어가야 하니 배우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은 다양한 논의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한다. 인간 고유의 공감능력, 연결된 세계에서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가져야 할 자세와 가치관도 강조된다. 이론적 논의뿐만 아니라 이를 학교 단위로 구현하려는 실험과 시도도 시작됐다.
서울 대학로에는 ‘협력적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실험학교 ‘거꾸로캠퍼스’가 3년째 운영되고 있다. 고등학교 과정이지만 학년 구분은 없다. 학생들은 교과와 관심사를 연결한 ‘지식맵’을 그려 무엇을 왜 배우는가를 파악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함께 학기를 보내며 수업과 프로젝트, 세상이 맞닿도록 한다. 학기가 끝날 때면 시험 대신 ‘배움장터’를 열어 각자 배운 내용을 발표한다. 학생, 교사, 학부모뿐만 아니라 전문가와 일반인들도 참석해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이 시간 역시 배움의 일부가 된다. 교사들은 수업을 설계하고 프로젝트 진행을 조력하며 학생들을 코칭하는 데 긴 시간을 쓴다.
‘세상에 대한 지적 탐구를 통해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드는 개인을 기른다’는 미션으로 설립된 ‘싱크 글로벌 스쿨(Think Global School)’은 고등학교 과정 3년간 12개 나라, 12개 도시를 이동하며 프로젝트 기반으로 배운다. 프로젝트 주제는 각 도시에서 가장 잘 배울 수 있는 것으로 정한다. 학생들이 새로운 도시에 도착하기 전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은 교사들의 일이지만, 각자 더 깊이 배우고 연구할 주제의 멘토가 될 전문가를 찾고 그들에게 연락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맡긴다.
이러한 학교에서 학생은 앉아서 수업을 듣는 존재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결정하고 해결하고 만드는 존재가 된다. 교사 역시 학생의 배움과 성장을 돕는 사람으로 함께 성장한다. 다양한 전문가가 배움의 과정 곳곳에 연결된다. 이 모든 과정은 학교 담장 안팎을 넘나들며 때로는 학교가 속한 커뮤니티에서, 때로는 낯선 도시에서 일어난다.
지난 5년간 지켜본 교육 실험에 대한 책 「미래학교: 학교는 사라지지 않는다」를 출간했을 때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그럼 무엇을 해야 하는가?”였다. 지금의 학교와 다른 원칙과 운영방식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디서부터 변화를 시작해야 하느냐는 질문이었을 것이다. 
우선, 다른 상상이 필요하다. 기존 틀에 맞추는 대신 전혀 다른 것을 상상할 여지가. 그래서 미래학교를 만드는 교육자와 혁신가들은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기존 학교에서 몸에 밴 것들을 비워내는 ‘언러닝(unlearning)’·‘디스쿨링(deschooling)’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상상하고 합의했다면,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운영하며 구체적인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 학교를 만들고 이끌어갈 구성원(교사, 리더, 학생, 학부모)과 함께 새로운 시도와 실험에 유·무형의 자원을 제공할 외부 조력자들도 필요하다.
미래학교를 실험하고 만드는 일은 학교, 교사, 교육부, 교육청만의 일이 아니다. 학교 안팎을 넘나들며 배움이 이뤄지려면, 그리고 그렇게 배우며 성장한 학생들이 사회에서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낼 수 있으려면, 기존 학교에는 없던 자원들이 연결돼야 하고 학생들이 만날 사회 전반의 변화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모두가 미래학교의 ‘제3의 구성원’이 될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교사의 전문성과 학교 밖의 전문성을 인정하되 미래를 위해 필요한 배움을 함께 상상하고, 실험에 참여하고, 도와야 한다. 지금 여러분은 미래를 위해 무엇을 상상하고 무엇에 기여할 것인가 생각해보시길, 그리고 대화를 시작해보시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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