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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컸다! K-콘텐츠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2020년 04월호


한류라는 이름으로 이른바 K-콘텐츠가 해외에서 신드롬을 일으킨 첫 사례는 2002년 방영됐던 <겨울연가>로 기록된다. 이 드라마는 일본에서 ‘욘사마’로 불린 배용준 열풍을 일으키면서 한류의 물꼬를 텄다. 이듬해 방영된 <대장금>은 중화권과 아시아권을 넘어서 중동, 유럽에까지 한류의 영향권을 넓혔다. 당시 중동에서는 시청률이 무려 90%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 후로 한류의 배턴을 이어받은 건 K-팝이었다. 소녀시대, 빅뱅,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등 1세대 K-팝 아이돌들은 SNS가 디지털로 연결시킨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유럽, 남미에까지 한류에 몸살을 앓는 외국 팬들을 만들었다. 한편 한국영화 역시 박찬욱, 이창동 같은 감독들이 해외영화제를 통해 유럽에 알려지면서 조금씩 저변을 넓혔다.
드라마에서 K-팝, 영화까지 한류의 스펙트럼이 다양해지고 그 저변도 아시아권을 넘어 글로벌하게 전개되는 양상 속에서도 여전히 장벽으로 존재했던 건 미국시장이었다. 하지만 이 장벽도 무너지는 건 시간 문제였다.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빌보드차트에 진입하며 K-팝의 위세를 알리더니, 방탄소년단(BTS)은 아미(ARMY)라는 글로벌 팬덤을 구축하면서 빌보드 차트에 이름을 올렸고 우리에게는 상상할 수 없었던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빌보드 뮤직 어워드, 그래미 어워드 무대에 차례로 올랐다. 이제 BTS로 상징되는 K-팝은 음악의 한 장르로서 팝의 본고장인 미국시장에서도 받아들이는 위치가 됐다.
한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에 이어 골든 글로브 외국어영화상, 그리고 우리는 물론이고 비영어권에 철옹성으로 여겨지던 아카데미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4개 부문을 석권했다. BTS와 <기생충>의 성과는 이제 K-콘텐츠가 영화 전문가들이나 특정 마니아집단이 좋아하는 차원을 넘어 글로벌 대중도 좋아하는 단계로 들어섰다는 걸 의미한다. 대중문화는 결국 대중적 저변이 그 존재 근거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BTS와 <기생충>이 도달한 지점은 진정한 의미에서 K-콘텐츠가 꿈꾸던 세상이 열렸음을 보여준다.
K-콘텐츠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게임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9년 상반기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보고서」에 의하면 게임산업은 국내 콘텐츠산업 전체 수출액의 69.2%에 달한다고 한다. 한국은 명실공히 e-스포츠 종주국이다. 지난 1990년대 말부터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끈 ‘스타크래프트’를 e -스포츠로 격상시킨 한국은 지금도 외국인들에게는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이 각인돼 있다. 지난해 4월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9 LoL 챔피언스 코리아’는 해외 온라인 동시시청자 수가 최고 242만명으로 국내 온라인 최고 동시시청자 수 46만명보다 5배 이상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대회의 우승자이기도 한 페이커(이상혁)는 게임한류를 상징하는 스타 프로게이머로, 중국의 포털사이트 시나닷컴이 봉준호, 김연아, BTS, 손흥민과 함께 ‘한국의 5대 국보’로 평가하기도 했다.
약 20년간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한 K-콘텐츠는 이제 글로벌시장에서 확고한 지분을 가질 정도로 성장했다. 이것이 가능했던 건 현재의 대중문화 콘텐츠의 중요한 인프라가 되고 있는 디지털 환경이 빠른 속도로 진화한 데다 이를 통한 대중들의 참여가 시너지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호불호에 대한 의견 개진이 능동적인 대중이 디지털 환경을 통해 콘텐츠를 쉽게 소비하고 또 반응하는 일련의 선순환으로 성장을 일궈낸 것이다.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지목되는 콘텐츠산업. K-콘텐츠의 성장은 우리의 미래를 더 밝게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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