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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진료 한시 허용으로 다양한 서비스 속속 등장
정현정 전자신문 기자 2020년 05월호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untact, 비대면)’ 문화의 확산은 진료실 풍경도 바꿔놓고 있다. 정부는 의료기관 내 감염 우려 없이 만성 질환자나 가벼운 감기 같은 경증 환자들이 제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난 2월 24일부터 한시적으로 전화 상담과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번 조치는 의료계에 또 한 번 원격진료 논쟁을 불러왔다. 우리나라 「의료법」 제34조는 의료진과 환자 간 원격진료를 금지하고 있다. 1988년 이후 ‘유헬스’, ‘스마트 진료’ 등의 이름으로 격오지 부대 군장병, 산간·도서지역 등을 대상으로 한 원격진료 시범사업이 여러 번 시행됐고 「의료법」 개정도 수차례 시도됐지만, 의료계와 정치권에서 이견을 보이며 번번이 무산됐던 전례가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의료기관과 환자를 대상으로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며 원격진료의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 기술 한계로 시범사업에 실패했던 과거와 비교해 최근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등 모바일 기기, 센서, 클라우드 컴퓨팅, 보안 등 기술적 토대도 무르익으면서 더욱 힘을 받는 모습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메디히어는 미국에서 시작한 원격진료 플랫폼을 국내에 무료로 출시했다. 환자들은 앱을 통해 원하는 의사와 일정을 선택하고 증상을 입력한 후 예약된 시간에 원격진료실에서 영상과 채팅으로 진료를 볼 수 있다. 등록한 카드로 진료비가 결제되며 처방전은 미리 입력해놓은 약국으로 전송된다. 서비스 개시 열흘 만에 300건 이상 원격진료가 이뤄지는 등 의사와 환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디지털헬스 전문 기업 라이프시맨틱스도 전화진료 지원 솔루션 ‘에필케어M’을 무상으로 한시 배포한다. 정부 지원을 받아 개발돼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도 받았지만 비대면 진료를 금지한 「의료법」상의 한계로 출시가 미뤄졌던 제품이다. 환자는 체온, 심장박동수, 혈압, 혈당 등 건강 데이터를 앱에 기록할 수 있으며, 앱 전용 체온계를 연동해 체온을 자동 측정할 수 있다. 전화진료 모바일 결제와 처방전 전달 기능도 제공한다.
코로나19 경증 환자 치료시설인 생활치료센터에서도 원격진료 관련 솔루션이 도입돼 쓰이고 있다. 헬스케어 서비스 전문 기업 소프트넷은 해외 유입 경증 환자 치료시설인 경기국제2생활치료센터에 원격상담 기능을 추가한 스마트 모니터링 시스템을 공급해 운영한다. 의료진이 필요시 환자의 휴대폰으로 원격상담을 요청하면 상황실에 배치된 노트북으로 원격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 센터가 아닌 의료기관 진료실에서도 환자와 직접 상담할 수 있다.
전화진료 허용으로 쏟아져 나온 서비스들이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국내에서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현재 「의료법」상 원격진료와 처방은 모두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관련 법 개정이 이뤄진다고 해도 높은 의료 접근성과 낮은 진료비 등 우리나라의 의료환경을 고려하면 쉽게 활성화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격한 논쟁 탓에 발전적인 논의가 이뤄지기 어려웠던 과거와 달리 환자와 의료기관이 직접 원격진료 서비스를 경험하고 장단점을 판단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산업계에서는 긍정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건강관리나 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모니터링 중심의 원격의료 사업과 보험사 등과 연계한 기업 간 거래(B2B) 모델
등 다양한 산업적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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