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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상향은 지역 공동체 안에서의 순환”
송경호 제로웨이스트숍 더피커 대표 2020년 06월호
국내 최초의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쓰레기 없는)숍 ‘더피커(The Picker)’ 송경호 대표는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방법으로 환경 문제를 풀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소비를 통해 환경을 지켜나가는 것. 그렇게 식재료와 다회용 리빙제품을 포장 없이 파는 매장을 2016년 서울 성수동에 열게 된다. 건강한 소비를 추구한다는 더피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왜 제로웨이스트였나.
포장 문제, 특히 소비자 권리 측면에서 선택의 여지없이 버려지는 쓰레기(포장재)까지 사야 한다는 데 의문이 많았다. 처음엔 포장재의 재생에 관심이 많았는데, 아예 쓰레기가 나오지 않게 그 양적인 부분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싶었다.

더피커가 실천하는 건강한 소비란?
건강한 생산을 하는지, 유통에서 소분포장을 하지 않는지 등을 살핀다. 고객들이 구매한 이후의 과정도 탐구를 많이 한다. 얼마나 오래 사용할 수 있는지, 만약 수리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 일부러 그런 제품을 고르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폐기됐을 때 자원화 또는 자연분해되는지를 고려한다.

직접 아이디어를 내 제작하는 것도 있나?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는 비중은 크지 않다. 다회용 빨대 같이 대부분 원래 있던 것들이다. 대신 소재 부분에서 변화를 준다. 대표적으로 유기농 면을 들 수 있는데 면화재배가 물도 많이 줘야 하고 병충해에 약해 유기농재배 비중은 전체의 5% 이하에 그친다. 그래서 대마나 대나무 같은 것들로 소재에 변화를 줬는데 반응이 좋더라.

이제 5년 차다. 그동안 변화도 있었겠다.
초창기만 해도 환경운동가, 외국인 등으로 고객이 한정돼 있었다. 지금은 접었지만 당시 함께 운영하던 레스토랑 손님이 90%를 차지할 정도였다. 그런데 2018년 쓰레기 대란을 계기로 쓰레기 문제에 사회적으로 관심이 많아지며 세상이 바뀌었다고 생각될 정도로 다양한 분들이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우리가 1단계로 목표했던 쓰레기 없는 소비문화에 대한 인식의 문을 여는 작업이 빠르게 진척돼 지금은 소비시장 전반에 파문을 던지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구체적으로 소개해달라.
소분판매가 안 되는 세제나 화장품 등 제로웨이스트 실천에 제한이 있는 품목이 많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정책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관련 인프라가 확장될 수 있도록 유통기업과 협업하거나 신사업을 고민하고, 작게라도 사내교육을 진행한다. 유통기업들이 의외로 포장재 관련 정보에 약해 포장재 변경에 대한 자문도 많이 하고 있다.

더피커가 지향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진짜 좋은 로컬 사례를 만드는 것이다. 지금의 장소로 이전하며 보다 구색은 갖추되 매장은 작게 하고 수요가 커지는 온라인매장도 정비하고 있는데, 이런 것들이 샘플로 공유됐으면 한다. 우리는 지역 공동체 안에서 생산과 소비, 폐기까지 이뤄지는 순환구조를 이상향으로 생각한다. 몸집을 키우기보다 마을기업을 계속 모델화하고, 이러한 모델의 공유가 이어져 확산되길 바란다.

제로웨이스트 실천에 팁을 준다면?
내가 어떤 쓰레기를 많이 만드는지 관찰하는 것부터 시작해볼 것을 권한다. 예를 들어 배달음식을 일주일에 하루만 줄여도 쓰레기를 이만큼 줄일 수 있다는 게 눈에 보이고 그것이 수치로 환산되는 순간 희망이 생기며 의지가 명확해질 것이다.
홍성아 나라경제 기자
KDI 경제정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