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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책이 응원을 보내는 곳에서 ‘책밤’ 어때요?
강순기 블로그 ‘여행지기’ 운영 2020년 08월호



책을 읽다가 새벽하늘이 뿌옇게 밝아오는 순간을 본 적 있으신지? 아직 그 순간의 추억이 없다면 올여름 ‘책밤’의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북스테이를 하면 저녁 이후 손님이 모두 가고 난 뒤 책방이 온전하게 게스트만의 공간이 된다. 나만의 멋진 서재가 하룻밤 보장되는 것. 오늘 밤은 어떤 책과 함께할까? 설레는 맘으로 책 표지를 살펴보는 그 순간부터 책 부자가 된 듯 뿌듯해진다. 집에서 읽은 책보다 책방에서 늦은 밤 읽었던 책이 훨씬 몰입이 잘 되고 감동도 오래간다. 아마도 책방에 놓인 수많은 책이 보내는 보이지 않는 응원이 엄청난 힘이 되는 것 같다.
대부분의 북스테이 책방은 한적한 시골에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더 책에 빠져들기 좋은 환경인 듯하다. 새소리와 바람소리가 들리는 자연의 품에 안겨서 읽은 책의 구절들은 인생에서 어려운 시간을 만날 때마다 저절로 생각나 엄청난 힘이 돼주곤 했다.
북스테이를 처음 했던 곳은 양평의 ‘산책하는 고래’. 책방 근처에서 가볍게 저녁을 먹고 책방으로 들어섰을 때 음악은 잔잔히 흐르는데, 환한 조명 아래 가득 들어오는 책들이 얼마나 좋던지! 무슨 책을 읽어야 하나 벅차고 설레는 맘으로 2권의 책을 골라놓고, 커피 한잔 내려서 책상에 앉으니 창밖으로는 어느새 밤이 가득 내려왔고, 온갖 새소리가 책방 가득 스며들었다. 그 평화로운 고요함! 무어라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가장 편안하고 아늑하고 안정된 느낌이라고 할까. 그렇게 한 권의 책을 쉼 없이 읽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까맣게 빛나던 밤이 어느새 뿌옇게 밝아오면서 사물들이 제 모습을 드러내는 새벽이 돼 있었다. 정말 놀라웠다. 책과 함께 이렇게 멋진 밤을 보낼 수 있다니….
이렇게 멋진 경험을 하고 나선 일부러 계절마다 북스테이를 하러 가곤 했다. 여름에도 좋고, 밤이 긴 겨울에도 좋다. 봄은 봄대로 가을은 가을이어서 좋지만, 역시 제일 좋은 계절은 더위를 피해 책방으로 숨어들어 나만의 ‘책피서’를 즐기는 여름인 것 같다.
북스테이 책방들은 색깔이 다 다르다. 책방지기 님과 책 이야기를 맘껏 나눌 수 있어 좋은 곳, 소리 없이 배려해주셔서 몸과 맘이 너무 편안해지는 곳, 정원이 아름다워서 늦은 오후 정원 의자에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곳, 늦은 밤 와인 한잔을 챙겨주셔서 와인과 책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구나 깨달을 수 있었던 곳, 바다가 가까워서 이른 아침 책 한 권 들고 바닷가에 앉아 바다와 책을 번갈아 감상할 수 있었던 곳…. 북스테이의 즐거움을 알고 난 후 전국의 많은 책방을 찾아 나만의 힐링을 하곤 했다.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들께도 북스테이를 적극 권한다. 평소에 책 읽을 시간이 없거나 피곤한 일상으로 책과 함께할 여유를 만들지 못한 분들도 책이 주는 즐거움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걸 가장 완전하게 느낄 수 있는 방법이 북스테이라고 생각한다. 하룻밤의 감동이 인생을 조금 바꾸어놓기도 하니까.
올여름은 더위도 엄청나다고 하고, 그 더위를 피해 어디론가 떠나고 싶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도 해야 하고, 고민이 많다. 그럴 때 바로 책과 한가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북캉스’, 북스테이 피서를 추천한다. 그림책이 많은 책방을 골라 가족과 함께하는 ‘책밤’을 보내도 좋고, 친구와 아니면 온전히 혼자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도 북스테이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강화의 ‘책방 시점’, 양평의 ‘산책하는 고래’, 이천의 ‘오월의 푸른하늘’, 용인의 ‘생각을담는집’, 괴산의 ‘숲속작은책방’ 등 북스테이 책방이 많으니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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