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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적 소비는 투표행위와 같아”
이강백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 대표 2020년 11월호




우리가 윤리적 소비를 할 수 있게끔 가치를 파는 사람, 공정무역 기업가 이강백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 대표를 찾아 이야기를 나눴다.


공정무역이 필요한 이유는.
공정무역은 대화가 있는 거래, 투명한 거래, 존중에 기초한 거래라는 특징을 갖는다. 절대빈곤 상태의 농민을 돕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농민이라고 특정한 이유는 전 세계 절대 빈곤자의 대다수가 소농이기 때문이다. 공정무역은 거래방식의 차이를 넘어 빈곤, 기후위기, 환경 파괴, 난민 등 현재 지구가 안고 있는 문제를 그대로 보여주는 주제다. 거대 자본의 약탈이 벌어지는 현장이 가장 빈곤한 상태고, 그 현장을 폐허로 만들어 지구에 심각한 문제를 만들기 때문이다. 1억 평의 밀림을 불태워 플랜테이션 농장을 만들고, 농약과 비료를 뿌려대 온난화를 유발하고, GMO 작물을 키운다. 이는 자연 매커니즘을 무력화시키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소농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공정무역이 이야기되는 것이다.

2012년 창업해 지금까지 성장한 비결은?
처음 시작할 때 비전으로 삼은 것이 공정무역의 새로운 영역 개척이었다. 한국에 없는 상품을 발굴하고, 원재료를 주로 취급하는 기존의 공정무역과 달리 가공 등을 통해 부가가치를 만들고자 했다. 더 많이 시도하고 더 빨리 실패하자는 것을 모토로 계속 시도하고 실패하며 그 속에서 성공을 만들어냈다. 그렇게 공정무역 캐슈넛을 시작으로, 공정무역 패션후르츠 주스, 공정무역 커피믹스, 공정무역 빈투바 초콜릿 등을 선보였다. 카카오닙스는 지금처럼 막 알려지기 이전에 우리가 제일 먼저 내놨다.

홈쇼핑에서 판매된 캐슈두유도 눈에 띈다.
캐슈두유는 지난해 10월 출시했는데 반응이 좋다. 캐슈넛만으로는 판매량에 한계가 있어 국산콩과 공정무역 캐슈넛을 결합시켜 만든 국내 최초의 ‘로컬페어트레이드(공정무역+로컬푸드)’ 상품이다. 유럽에서는 이렇게 공정무역과 로컬푸드가 결합되는 추세로, 빈곤한 나라는 물론 국내 소농도 돕는 시너지가 있다.

생산자들의 삶엔 어떤 변화가 있었나.
망고생산을 하는 필리핀 아이따족은 땅을 모두 뺏겨 산속에 산다. 이분들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못할 정도로 어려웠다. 그런데 이제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게 됐다. 학교를 가는 게 우리에겐 대수롭지 않을 수 있지만 그분들에겐 혁명적이라고 할 정도로 큰 변화다.

앞으로의 계획은.
‘공정무역에 영감을 주는 조직, 공정무역뿐 아니라 세상에 영감을 주는 조직이 되자’는 야망을 갖고 시작했다. 가장 큰 꿈은 우리 사회에 실질적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생산자들에게 도움이 되고, 소비자들에게도 가치와 의미, 가격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할 때 우리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자부심이 되는 기업이 되고 싶다. 이를 위해 끊임없이 혁신적인 시도를 하려 한다. 캐슈두유를 유럽에 수출해볼 계획이고, 내년까지 신제품도 5개 정도 출시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윤리적 소비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윤리적 소비는 투표행위와 같다. 투표는 4년에 한 번 하지만 소비는 매일매일 어떤 회사나 상품에 투표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윤리적인 데 투표를 하면 기업에 ‘나쁜 방향으로 가면 배제될 수 있다’는 압력이 돼 견제효과를 발휘한다. 그래서 윤리적 소비가  세상을 명확하게 바꿀 수 있다고 본다.
홍성아 나라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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