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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경제학자를 찾는다
조은임 조선비즈 경제부 기자 2020년 12월호


노벨 경제학상에는 ‘노벨상’이 없다? 노벨 경제학상의 정식명칭에는 나머지 5개 상에는 있는 ‘Nobel Prize’가 빠져 있다. ‘The Sveriges Riksbank Prize in Economic Sciences in Memory of Alfred Nobel.’ 번역하면 ‘알프레드 노벨을 기념하기 위한 스웨덴 중앙은행 경제학상’이다.
명칭에서부터 알 수 있듯 노벨 경제학상은 노벨의 유언에 따라 수여되는 문학·물리·화학·생리의학·평화상과는 다른 상이다. 5개 상은 노벨의 유산 3,100만 크로나로 설립된 재단이 1901년부터 선정했지만, 경제학상은 1969년이 돼서야 처음 수상자가 나왔다. 스웨덴 중앙은행이 300주년을 기념해 상을 제정했기 때문이다.
기존 노벨상에 비해 68년이나 늦었지만 그 위상은 별반 다르지 않다. 노벨 경제학상이 경제학자라면 누구나 받고 싶은 명예로운 상인 점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첫해 노르웨이의 랑나르 프리슈와 네덜란드의 얀 틴베르헌이 공동 수상한 이후 올해까지 총 86명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매년 9월 노벨 경제학상을 선정하기 위한 학술위원회가 구성돼 전 세계에 이름 있는 경제학자들로부터 이듬해 수상자를 추천받고, 그로부터 1년 뒤인 9월 말 후보를 결정한다.
이렇게 결정된 수상자는 논의 과정은 물론 결과도 철저히 비밀에 부친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을 앞두고 유력 후보자를 논하는 보도를 찾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설사 있다 하더라도 결과는 예상 밖인 경우가 태반이다. 심지어 수상 당사자도 수상 발표 30분 전에야 결과를 통보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52년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의 절반 가까이는 미국 경제학자였는데, 스웨덴에서 대낮에 수상하는 탓에 이들은 새벽에 잠에서 덜 깬 채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통보받는 일이 많았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과 관련해서도 이와 관련한 재미난 에피소드가 전해졌다. 올해 수상자인 로버트 윌슨과 폴 밀그럼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사제지간이자 이웃사촌으로, 밀그럼이 잠이 들어 수상 결과를 전달받지 못하자 윌슨 부부가 직접 초인종을 수차례 눌러 결과를 전했다고 한다. 두 교수 모두 수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일화다.
최근 노벨 경제학상은 이처럼 ‘깜짝 수상’이 잦았다. 올해만 하더라도 학계에서는 코로나19로 불평등 문제가 더 부각되고 있는 만큼 지난해에 이어 개발경제학자가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2015년 수상한 앵거스 디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또한 빈곤 문제 해결 방안을 연구한 개발경제학자였다. 일부 외신에서는 실증 연구를 바탕으로 한 계량경제학자 혹은 중앙은행 유동성 공급과 관련한 금융경제학자가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많은 예상을 깨고 올해 ‘경매이론의 대가’인 윌슨과 밀그럼 교수가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자 “경제학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해 빈곤퇴치 연구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에스테르 뒤플로, 마이클 크레이머 교수가 “시대의 화두를 파고들었다”는 얘기를 들은 것과 반응이 달랐지만, 이익 극대화보다는 사회적 후생 극대화에 초점을 맞춘 최근 흐름에 부합했다. 두 노교수가 만들어낸 경매이론은 실제로 각종 제도·정책에 다수 활용되고 있다. 미국 무선주파수 경매는 물론 라디오 주파수, 전기, 천연가스 경매방식에도 적용됐다. 이들이 만든 새로운 경매방식은 입찰이 간편하고 자원배분이 개선됐다는 특징이 있다.
지금쯤이면 세계 유수의 경제학자들이 다음 해 노벨 경제학상의 적임자를 추천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을 터다. 코로나19로 세계경제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세상을 바꾼 경제학자’로는 누가 선정될까. 벌써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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