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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경제학자에게 답을 듣다
조원경 울산광역시 경제부시장, 『식탁 위의 경제학자들』 저자 2020년 12월호

 

코로나19가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주요 경제 문제는 고용 감소와 실업률 증가다. 저출산·고령화 심화와 주요 산업의 경쟁력 약화로 중장기 성장을 이끌 정책여력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잠재성장률을 하회하지 않도록 재정의 적극적 역할과 민간 활력을 높이는 임팩트가 강한 정책과 중장기적 시야를 갖고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지속 가능한 정책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지역 간 균형 있는 발전 정책과 저소득층을 배려하는 포용적 정책도 마련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를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의 이야기로 풀어보자. 강한 역동성과 관련해 에드먼드 펠프스는 경제성장의 역동성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색다른 시각을 보였다. 세계경제에서 공급주의자의 감세도, 케인스주의자의 복지지출도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는 못한다고 따끔하게 꼬집었다. 침체를 끝내려면 ‘대중의 희망과 꿈의 정신’을 회복시키는 혁신의 꿈을 마음속에 심어주는 게 답이라고 주장했다.
포용성과 관련해 인도 출신 아마르티아 센은 불평등과 빈곤 연구의 대가다. 센지수(Sen Index)라고 불리는 지표를 통해 빈곤을 측정한 연구로 주목받았다. 그는 굶주림과 빈곤은 생산 부족보다 잘못된 분배 탓이라고 주장했다. 발전을 논할 때 소득이나 부의 증대가 아닌 자유의 증대를 궁극적인 목적으로 다뤘다. 사람들이 제도적으로 지원을 받아 하고 싶은 사업을 할 수 있고, 그 사업이 성공해 이윤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자유를 주는 것이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 생각했다. 그는 이런 것이 가능하려면 당연히 시장의 자율성과 민주주의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간 균형 있는 발전 이슈에 있어 ‘유로화의 아버지’ 로버트 먼델을 떠올려본다. 한 국가 내에서 같은 통화를 쓰는 지역이 재정이전을 통해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다른 지역을 도울 수 있다면 같은 국가여서 미래의 세금인상 부담도 나눠 가질 수 있기에 지역 간 반발은 없어 보인다. 국가가 다른데 같은 통화를 쓰는 지역권이라면 통합재정을 운영해 세입·지출을 공유해야 최적통화지역 달성이 가능하다. 유로존의 어려움과 브렉시트를 보면 균형발전의 최적 해답을 찾기가 어려워 보인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가 모두 자유시장경제를 중요시한 것은 아니다. 미국의 인종 문제, 스웨덴의 복지국가 건설, 아시아의 경제발전에 특히 관심이 많았던 스웨덴의 군나르 뮈르달은 그의 핵심 이론인 ‘누적적 인과 이론’에서 자유무역의 과실은 늘 선진국 몫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라와 나라 간의 경제발전을 불평등의 시각으로 봤다. 경제가 발전해도 약소국은 뒤처지고 가난한 상태로 남는 반면 선진국은 누적적 인과 과정의 선순환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그는 노벨상 수상을 거부하며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에는 올해의 폴 밀그럼과 로버트 윌슨을 비롯해 존 내시처럼 게임이론 전문가가 많다. 수학을 응용한 게임이론으로 신장이식 기회를 확대해 숱한 생명을 구한 학자가 앨빈 로스다. 그는 장기 거래의 경우처럼 어떤 사람은 거래를 하고 싶은데 사회 전체적으로는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혐오시장’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스는 누군가에게 절실한 거래를 어떻게 문제없이 성사시킬지 경제학자들이 연구해야 한다고 봤다. 인간을 구하고자 하는 따뜻한 인류애의 향기가 묻어나는 시장을 설계하고자 한 그를 보면 많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가 그처럼 숭고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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