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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택 활성화의 실마리를 유럽에서 찾다
이진백 라이프인(LIFEIN) 편집장 2021년 04월호


유럽은 20세기 초 산업화로 인한 주택 부족, 주거환경 악화 및 주거비 상승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주택을 공급하기 시작했으며, 정부나 비영리단체 또는 민간영역 등 다양한 주체를 중심으로 공급이 이뤄졌다. 2016년 OECD 통계에 따르면 사회주택이 가장 활성화됐다고 볼 수 있는 네덜란드는 총가구 중 약 34%가 사회주택에 거주하고 있고, 오스트리아 26%, 덴마크 22%, 프랑스 19%, 영국 18% 순으로 비중이 높다. 해당 국가들의 경우 중앙정부 주도의 직접공급보다는 지방정부나 비영리단체를 중심으로 한 공급 비중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최근 한국에서 주목받고 있는 사회주택이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 벤치마킹할 사례로 유럽사례를 살펴보자.
‘사회주택 천국’이라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는 사회주택을 따로 구별하는 게 불가능하다. 겉으로 보기에도 일반주택과 차이가 없을뿐더러 오히려 일부는 예술적 건축미를 뽐내기도 한다. 네덜란드는 사회주택의 역사만 100년이 넘었고 여러 단계를 거쳐 발전해 왔다. 초창기에는 정부지원이 많았지만 사회 부문이 성장한 결과 사회주택보증기금이라는 상호연대기금으로 1차 보증하고, 2차로 정부가 지원하는 체제가 정착했다.
덴마크는 사회주택의 임대료 결정, 자금 조달, 보조금 지급 등을 기본적으로 중앙정부에서 결정하지만 1994년 이후 신규 사회주택 건설·공급과 관련된 신규 공급량, 신축건물의 위치 등은 지자체 또는 민간 공급자 간 협상에 의해 결정된다. 덴마크 사회주택은 30~40년 장기임대로 운영되는 협동조합형 주택을 포함해 공공이 지원하는 민간임대 성격의 주택으로 신청 자격에 제한이 없다. 사회주택의 재정 구성을 보면 86~90%에 달하는 자본은 은행과 주택연금에서 주택협회가 빌려오는 방식이다. 지자체 자본금은 8~12%, 나머지 2%만 세입자가 지급한다. 임대료는 비용연동형(주택의 공급과 운영 시에 필요한 원가를 반영해 임대료를 산정하는 방법)이며 임대료는 시세 수준으로 결정된다.
오스트리아 빈은 주거안정을 위해 80여 년 전부터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했다. 현재 빈 시민의 60% 정도가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고, 시영아파트가 25%, 나머지는 시가 투자한 민관협력형 사회주택이다. 빈 시민 중 무주택자는 누구나 공공임대주택을 받을 수 있으며, 평균 임대료는 런던, 파리, 취리히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오스트리아의 사회주택 정책 변천 과정에 있어 주목할 점은 비영리조직 등의 민간영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민관협력 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비영리조직 지원을 위해 우선 중앙정부 차원에서 1948년 주택 관련 법안(세제 혜택)을 제정했고, 1954년 시행된 재정지원 프로그램(중앙정부의 보조금 지급)으로 사회주택 공급이 민간 중심으로 전환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특히 1985년 「주택촉진법」은 9개 지자체에 사회주택의 건설이나 개축을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2009년 사회주택 보조금 지원이 기존 중앙정부에서 지자체로 이전됨에 따라 현재는 지자체와 비영리조직이 상호 협력해 사회주택을 공급하고 있다.
인간의 삶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주거 문제다. ‘주택은 사는(buy) 게 아니라 사는(live) 것’이란 슬로건처럼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2018년 3월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헌법 개정안에서는 주거권을 헌법상 국민의 권리로 명문화했다. ‘모든 국민은 쾌적하고 안정적인 주거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라는 주거권 규정은 주거안정을 위한 국가의 강한 책임과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사회주택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민간과 공공의 합작품이다. 공공성 높은 사회주택의 국내 활성화를 위해서는 해외 선진사례를 토대로 실효성 있는 정책지원 방안을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중앙정부 차원에서의 정책적·제도적 지원 체계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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